이 영화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를 계속해서 보고 있었으니 말이죠. 솔직히 1편은 그냥 그랬다 싶었습니다만, 2편이 정말 마음에 들었었거든요. 3편은 그럭저럭이었는데, 방계로 나온 미니언즈는 또 2편이 좋았던 상황입니다. 복합적인 상황이라 아무래도 이번 작품도 봐야 판단이 서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결국 이 작품을 보겠다고 마음을 먹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슈퍼배드 시리즈를 참 좋아합니다. 작품 상태가 나름 고르게 유지 되고 있기 때문이죠. 솔직히 1편의 경우에는 그냥 그런 작품이라고 받아들인 바 있긴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 형태는 아니어서 말이죠. 다만, 그래도 간간히 다시 찾아보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고, 작품 자체가 가져가는 에너지도 나쁘지 않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미니언에 대한 감정이 특별히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보니 아무래도 그냥 적당히 보고 즐기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이 어쨌건간에, 나름 괜찮은 평가와 흥행을 타고 속편이 나왔스빈다. 바로 그 속편이 이 시리즈가 계속 남게 된 원동력이 되었죠. 이야기의 상당부분ㅇ니 우리가 아는 클리셰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작품이 오히려 참신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작품 특성상 과하게 밀어붙이는 지점들이 꽤 있는데, 이 과함이 작품 구성에 잘 어울리게 하는 힘 역시 어느 정도 가져가는 데에 성공하기도 했죠. 악당의 과거 설명은 제가 본 중에 가장 강렬한 면을 가져갔다고 인정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또 한 가지 발견한 것이 있으니, 미니언의 존재 입니다. 미니언들이 엉화의 코미디 대부분을 이끌고 갔더란 겁니다. 물론 주인공인 그루 역시 꽤 많은 코미디를 소화 했지만, 캐릭터성으로 밀어붙이는 코믹함은 미니언이 더 많았던 것이죠. 이로 인해서 미니언만의 이야기를 가지게끔 스핀오프 설정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미니언즈가 나오게 되었죠. 불행히도, 미니언의 기원에 관한 설정과 함께, 일부 캐릭터에 대한 집중으로 가게 되면서 미니언 자체가 가져가는 강렬한 코믹함과 참신함은 오히려 사라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죠. 이로 인해서 작품이 아예 못 볼 꼴이 된 건 아닙니다만,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슈퍼배드3편과 미니언즈 2는 그루가 다시 합류 하고, 이 상황에서 누가 더 이야기의 핵심에 서는가에 관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각자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슈퍼배드 3편의 경우에는 그루의 숨겨진 동생이라는 테마를, 그리고 미니언즈 2는 과거에 세상을 주름잡던 악당 이야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했죠. 둘 다 나름 재미있게 잘 나오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3편은 너무 뻔한 지점을 건드린 것으로 인해서 아쉽다는 소리를 들었고, 미니언즈2는 과함의 미학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흥행 성과가 꾸준히 괜찮았기 때문이죠. 심지어 미니언즈2는 코로나 시즌에 개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 안 보고 잘 넘어가는 쏠쏠한 모습을 보여줬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다만, 관객 비평면에서 이제는 비슷비슷한 작품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결국에는 악재이다 보니, 이야기에서 어느 정도 손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되긴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번에는 본 이야기에서도 미니언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바뀌었죠. 그 이야기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하겠습니다.
이번에 감독을 맡은 사람들은 크리스 리노드와 패트릭 들라주 입니다. 크리스 리노드는 미니언즈 4에서는 제작자를 맡았었고, 그린치에서는 기획 단계를 맡은 바 있습니다. 감독 이력도 있는데, 마이펫의 이중생활 시리즈를 맡았었죠. 이 시리즈가 나름 흥행이 괜찮았다는 것을 생각 해보면 나름 납득이 가는 지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패트릭 들라주의 경우에는 내부에서 승진한 인사로 볼 수 있는데, 계속해서 애니메이션 움직임을 감독하는 일을 일루미네이션 내에서 해왔었습니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속편에서 크리스 리노드와 인연을이 생겼고, 그 이전에는 씽의 애니메이션을 맡은 바 있죠.
캐릭터 목소리의 경우에는 북미판 기준 거의 그대로 입니다. 어린 그루 목소리까지 전부 스티브 카렐이 맡았던 것을 생각 해보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죠. 루시 와일드도 그대로 크리스틴 위그가 맡은 상황이고 말입니다. 다만, 아이들 목소리중 그래도 마고 목소리는 그대로 미린다 코스그로브가 하지만, 막내인 아그네스는 계속 담당이 바뀐 케이스이긴 합니다. 아무튼, 이번에 악당 목소리중 맥실 르말 목소리를 맡은 인물은 윌 페럴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버거워하는 배우이죠. 또 다른 악역인 발렌티나 역할은 소피아 베르가라가 맡았더군요.
이번에는 맥심 르말이 감옥에서 나오면서 진행 됩니다. 맥심 르말이란 인물은 그루의 오래된 숙적으로, 돌아온 이유가 고등학교 동창회때의 북수를 하기 위함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맥심 르말의 여자친구인 발렌티나까지 그루 가족을 공격하게 되죠.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그루 가족은 도망치는 것을 택하게 되고, 악당 퇴치 연맹에서는 그루 가족을 지키이 위해서 미니언들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연맨에서는 일부 미니언들을 더 강하게 만들어서 메가 미니언즈를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되죠.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루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를 동시에 하면서 진행 됩니다. 그루는 악당으로서 성장하던 시기의 삶을 이야기 하면서, 당시에 본인과의 악연이었던, 현재는 존경받는 악당인 맥심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어찌저찌 잡긴 합니다만, 탈옥 하면서 그루는 일종의 증인 보호 같은 상황에 들어가게 되죠.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처럼 설명 했습니다만, 전혀 단순하지 않다는게 함정이죠.
이번 작품에서 그루는 단순히 쫒기는 입장이 아닙니다. 다른 동네에서 다른 사람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본인의 성격과는 다른 인물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죠. 가족들도 같은 상황에 처하고, 어딘가 묘하게 다가오는 이웃으로 인해 골머리를 썩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미니언을 모두 데려갈 수 없기도 하다 보니 이들은 따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 갈래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죠.
여러 이야기가 같이 진행되는 것은 영화 제작자와 편집자들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선후관계를 계속해서 따져야 하고, 경중을 따져서 이야기의 비중을 다 따로 잡아줘야 합니다. 게다가 이야기 흐름과 필요로 하는 감정에 따라 이야기를 배치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 지점까지는 잘 해낸 편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동네에서의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속에서 그루의 가족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루 가족의 어려움은 대부분이 코미디로 이해되고 있기는 합니다. 특히나 그루의 반려인 루시의 이야기가 이번 작품의 최대 코미디를 가져가고 있죠. 어떤 면에서는 단순히 미니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가지 않을 거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패러디와 긴박감, 슬랩스틱이 모두 조화로운, 그러면서도 영화에서 거의 과잉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보통 과잉을 나쁘게 표현 하곤 합니다만, 이 작품의 시리즈는 과잉을 잘 다루는 것 자체가 매력인 경우가 많아서 말이죠.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다른 장면들, 특히나 미니언들이 나오는 장면이 재미가 있는가 하는 것이죠. 미디언은 뜬금 없는 행동과 슬랩스틱의 결합으로 재미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상당히 강하며, 이를 에너지 과잉으로 밀어붙이는 맛도 상당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몇몇 미니언들에게만 좀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가, 이들이 하는 행동이 그다지 새로운 특색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과거 작품의 이야기를 적당히 변형해다 다시 사용하는 데에 더 집중했다는 혐의를 두기에 충분하고 말입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작품에서 하는 이야기는 사실상 거의 아무것도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단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이 시리즈 내로만 한정 해도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과거 이야기의 적당한 재편집으로 밀어붙이는 경향도 그렇고,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들 마저도 이미 과거 작품에서 많이 써먹었던 이미지를 캐릭터만 바꿔서 재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주 새로운 것들이 없는 상황에서, 심지어는 일부 장면에서는 코미디 레파토리까지 재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여기에 캐릭터들의 고민 역시 그다지 새로울 것 없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그루의 세 딸들에 관한 이야기가 문제인데, 과거 작품에서 그래도 나름대로의 방향성이나 캐릭터성을 강조하는 장면이 꽤 있었던 상황인데, 이번에는 아예 이런 캐릭터성에 대한 할당 자체가 부족합니다. 뻔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서 다 잘라냈다는 혐의가 매우 강한 편이죠. 게다가 영화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중 일부는 그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척 하는 편인데, 이내 너무 쉬운 해결법을 제시 해버리는 식으로 가고 있죠.
사실상 메인 캐릭터들 거의 다가 예전에 봤던 캐릭터의 반복이고, 이에 관해서 새로울 것이 없는 상황이라 정리할 수 있는데, 심지어는 악당마저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 영화의 악당은 소위 말 하는 본인 신체를 개조해서 나오는 악당인데, 이는 비주얼에서만 그럴듯하게 나오는 상황이며, 사실상 다른 캐릭터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지점들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악당과 같이 다니는 연인 설정은 좀 재미있다 보니, 차라리 이쪽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그래도 이번에 일부 새로 추가된 캐릭터중 하나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입니다. 개연성에 대한 문제와 함께, 캐릭터 구성에 대한 설명이 대다닣 부족하긴 합니다만, 적어도 영화가 필요로 하는 것을 끌어내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게다가 영화에서 나름대로 필요한 지점들을 잘 발견하고, 이를 감정적으로 확대 하는 데에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비록 완성도가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이 모든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뻔한 것도 놀라운데, 이야기 구성에서도 새로울 것 없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2편과 3편을 섞어놓은 이야기인 상황이라서 말이죠. 심지어 과거 설명에 관해서 마저도 이미 예전에 봤던 회상 설정 놀음을 거의 그대로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아무래도 한 자리에 모여 있다 보니 정말 많은 이야기가 한 자리에 복작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죠.
문제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시간을 요하다 보니, 정말 필요한 이야기 외에는 전부 다 잘라낸 흔적이 너무 많이 보입니다. 실질적으로 살아남은건 이야기 전개에 필요한 것들뿐입니다. 캐릭터의 정서적인 성장을 이야기 한다거나, 아니면 더 깊은 지점을 건드린다거나 하는 것은 그냥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 상황이 어떻게 풀려가는가, 그리고 이걸 어떻게 재미있게 보여주는가에만 집중하고 있죠. 덕분에 아예 못 볼 꼴이 되진 않는데, 말초적인 자극만 살아남은 부작용도 꽤 있는 편입니다.
영화가 정말 사정없이 편집의 칼을 내려친 상황입니다. 덕분에 앞서 말 했듯이 말초적인 재미만 살아남은 상황입니다. 그 정도가, 필요한 내용이 더 있는 것 같다고 일반 관객이 느낄 정도죠. 이쯤 되면 흐름이 굉장히 흔들려야 정상인데, 이 작품은 그래도 흐름 하나만큼은 제대로 잡고 가는 편입니다. 앞서 말 했듯이, 정말 피룡한 지점은 귀신같이 잡아낸 상황이니 말이죠. 이를 통해 영화가 적어도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편집의 또 다른 강점은 속도감입니다. 꽤나 다양한 이야기를 한 번에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늘어지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사정 없이 밀어붙이고 있죠. 덕분에 영화에서 조금이라도 처진다고 말 할만한 지점이 거의 없는 상황이며, 그냥 지켜보면 알아서 잘 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썩 좋은 방식이 아니긴 합니다. 그 외의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더 들어가면 이야기가 처질 거라는 말이니까요.
시청각적인 면모 역시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과거에 여전히 보였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과거에 잘 써먹었던, 그리고 잘 먹혔던 이미지를 이번에도 재탕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그 재탕이 너무 심하다 보니 아무래도 썩 새롭다는 느낌은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음악이나 음향은 모두 제 자리에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보니 아예 고리타분하다라는 식으로 빠지진 않더군요.
좀 사소한 부분으로 묘하게 다가오는게, 그루 목소리 연기의 톤이 묘하게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입니다. 안 어울리는 것도 아니고, 배우가 바뀐 것도 아니긴 한데, 좀 더 쥐어짜는 듯한 느낌으로 변모했달까요. 그래도 여전히 괜찮은 해석을 보여주고 있고, 다른 성우들 역시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잘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며, 필요한 지점도 꽤 명확하게 짚어내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다만, 특색이 강한 목소리는 이번엔 거의 없긴 하더군요.
그냥 적당히 흘러가는 작품입니다. 변칙 개봉으로 욕을 먹고 있긴 한데, 이유가 보이긴 합니다. 그냥 제 개봉 시기에 틀면 다른 작품이 완전히 밀릴만한 그럭저럭인 작품 상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면 그래도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새로운걸 보고 싶다거나, 좀 더 깊은 이야기를 하는 쪽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이 작품은 상당히 아쉽게 다가올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보고 잊어버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시는 것이 가장 편하게 다가올 듯 하네요.
'횡설수설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의 나라 - 많이 했지만, 여전히 해야 하는 이야기 (0) | 2024.08.09 |
---|---|
데드풀과 울버린 - 상업 영화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음 (0) | 2024.07.25 |
이매큘레이트 - 아는 맛 지향 (0) | 2024.07.21 |
명탐정 코난 :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 캐릭터 팔이의 몸부림 (0) | 2024.07.20 |
사일런트 나잇 - 잔혹 액션이 평범해 보일 수 있다니...... (0) | 2024.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