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24. 10. 2. 05:53

 뭐, 그렇습니다. 이 영화가 개봉 일정이 갑자기 앞당겨진 상황이고, 이로 인해서 아무래도 상황이 좀 미묘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영화가 뮤지컬 특성을 정말 많이 가져간다고 해서 좀 걱정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뮤지컬 영화를 썩 좋아하지 않다 보니, 아무대로 굳이 그냥 그대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미묘한 생각이 좀 있는 상황이기도 해서 말입니다. 그래도 일단 보고 판단을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보게 되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최근에 이 영화의 메인 배우인 호아킨 피닉스의 괴랄한 폭로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좀 있었습니다. 제가 리뷰를 쓸 때에는 영화 자체에 관한 이야기만 하려고 합니다만, 호아킨 피닉스는 영화 촬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를 안고 가기 때문입니다. 배우로서 촬영하기 싫다고 실제로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는 문제에 대한 폭로가 꽤 많은 편이거든요. 심지어 23 아이덴티티는 이 문제로 인해서 주연이 갈리는 상황까지 갔을 정도니 말입니다. 예술가라는 자존심이 있는 것 같은데, 상업 영화 특성상 기술자의 면모도 있다는 것을 생각 해보면 프로라는 문제와 예술가로서의 문제가 서로 충돌하는 케이스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연기를 못 하는 배우는 아닙니다. 얼마 전 나폴레옹에서도 꽤나 괜찮은 연기를 끌어 낸 바 있고, 보 이즈 어프레이드 같이 강렬한 영화도 꽤 잘 해낸 바 있기 때문입니다. 돈 워리에서도 필요한 지점을 잘 끄집어낸 바 있고 말입니다. 심지어 이레셔널 맨 같이 정말 쓰레기같은 인간도 잘 연기 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죠. 다만, 이미 연기에 관해서 이미 한 번 제대로 뭘 보여준 적이 있는데, 마스터입니다. 여기서는 인간적으로 완전히 산산조각이 난 인물을 연기하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죠.

 물론 이번 영화에 참여한 이유는 이전 작품에서 아서 플렉이자 조커인 인물을 연기했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인간적으로 코너에 몰리면서, 결국에는 점점 더 파탄이 나는 인물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줬었죠. 육체적으로도 한계에 부딛혀가면서 배역을 완성 해냈고, 덕분에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조커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덕분에 영화에 나온 여러 조커들이 다 나름의 특색을 잘 안고 가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 해보면 좋은 일이죠.

 다만, 감독인 토드 필립스는 참 묘하게 다가오는 인물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 감독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 행오버 시리즈이죠. 1편은 정말 강렬한 지점을 잘 끄집어내는 데에 성공했는데, 2편은 1편을 등에 업은 적당한 후속 정도로 취급이 되었죠. 3편은 그냥 시리즈물을 억지로 끄집어낸 케이스고 말입니다. 행오버 시리즈 사이에 듀 데이트 같은 작품도 연출한 바 있는데, 솔직히 이 영화의 경우에는 그냥 뻔한 코미디 정도로 볼 수 있긴 했습니다.

 감독이 스스로의 특성을 바꿔보고 싶다는 낌세를 느끼게 만든건 워 독 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에는 소규모 무기 거래상들의 삶을 다루는 작품이었는데, 코미디 위주의 작품이면서도, 어딘가 다른 것들을 건드리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줬습니다. 다만, 여전히 코미디의 자장에 더 강하게 머무르는 특성을 가졌고, 덕분에 영화 자체는 좀 사족이 강한 코미디라는 이야기가 더 많은 편이기는 했습니다.

 이번에 눈에 띄는 또 다른 배우는 역시나 레이디 가가입니다. 재미있는게 하나 있는데, 초기에는 로버트 로드리게즈와 주로 작업을 하면서 이상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겁니다. 마셰티 킬즈도 그랬고, 신 시티 속편에서도 그랬죠. 사실상 당시 본인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데에 더 시간을 많이 쓴 케이스라고나 할까요. 영화도 별로이다 보니, 가수가 그냥 재미삼아, 혹은 홍보 삼아 출연한다는 느낌이 더 강한 것이 사실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정말 좋은 영화에 나오면서 이야기가 바뀌었습니다. 당장에 스타 이즈 본에서 무명 가수였다 점점 더 유명해지는 인물을 연기 하면서, 영화의 강렬한 지점을 확실하게 끌어내는 데에도 성공을 거둔 케이스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하우스 오브 구찌 라는 작품에서는 아예 본인이 극을 이끌고가는 모습까지도 보여줬죠. 영화에서 필요로 하는, 악랄하면서도 어딘가 모자란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던 것이죠.

 재지 비츠는 전작에 이어서 이번에도 출연한 케이스입니다. 최근에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 대규모 상업 영화는 의외로 적은 배우이기도 합니다. 당장에 눈에 띄는 작품이 조커와 데드풀 2 정도이니 말입니다. 세버그 라는 영화가 국내 개봉했다고는 나오는데, 이 영화는 대규모 상업 영화라 말 하기에는 좀 애매하죠. 문제는 대규모 상업 영화가 하나 있긴 한데, 그게 지오스톰이라는 점입니다. 그 망한 지오스톰 맞습니다..

 이번 영화는 조커가 수감되고 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서 플렉으로서 인생이 엉망진창이 되고, 치료, 감호라는 미명 아래에 계속해서 괴롭힘이 지속되고 있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할리 퀸을 만나게 되고, 묘한 관계를 가져가게 됩니다. 동시에 재판 기간이 진행 되고, 아서 플렉은 조커로서의 인생을 재판 받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범죄 문제가 또 다시 발생하게 되죠. 영화는 이 상황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조커는 사회가 만들어낸 우울과 광기라는 것을 진하게 그려내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실제로 혼란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죠.  인간의 광기가 어떻게 밀려나는가를 현실과 상당히 맞닿아 있는 지점에서 그려내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여기에서 질문은 이겁니다. 세상이 밀어낸 인물이 상징하는 광기가 있는데, 그 광기의 상징이 되어버린 인간은 과연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되는가 말입니다.

 이 영화의 시작은 아서 플렉의 상징성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만들어낸 광기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광기에 스스로 휩쓸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아서 플렉이 조커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되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그 주변에서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동시에 아서 플렉이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고, 이에 관해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야기 하게 됩니다. 영화는 그 과정을 따라가면서 여러 일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영화의 이야기는 아서의 정신에 관한 지점과, 사회의 반응에 대한 지점을 모두 그리고 있습니다. 다만, 전작에서 보여줬던 아서의 망상의 분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반면에, 이 영화에서는 그 망상의 분량이 상당히 늘어난 편입니다. 그리고 이 망상 속에서는 상당히 많은 양의 음악이 흘러다니고 있기도 하죠. 동시에, 이 망상은 즐거운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동시에 현실에서의 무너진 모습을 반영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해당 과정을 꽤나 열심히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토리에서 망상의 시점을 꽤나 많이 다루고 있는 데다가, 그 망상의 결과로 아서의 정신이 조커로서의 이미지를 어떻게 완성 해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문제는 그 완성에서 조커의 이미지가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군중의 반응은 그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이를 군중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스토리가 선택한 것은 결국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변모해가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아서 플렉에서 조커로 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조커로서의 이미지를 확정 해가는 모습이라고 한다면, 이번 이야기는 그 확정된 이미지 안으로 아서 플렉이 점점 더 삼켜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스토리는 한 인간이 비극적으로 이미지 안에 침전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죠. 그리고 이를 통해 조거라는 이미지과 완전한 상징성을 지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만, 이번 이야기에는 사회와 완전히 닿아 있는 이야기는 줄여놓은 상황이다 보니, 전작만큼의 기묘한 느낌은 좀 줄어든 편입니다. 오히려 영화적으로 완성된 이미지라고도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뭔가 말 하려 한다는 느낌이 좀 줄어들었다고나 할까요. 사실 극영화로서는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긴 합니다. 전작에서는 조커의 특성과 상징성에 관해서, 현실 사회와 실제로 맞닿아 있는 지점이 너무 많다 보니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할 정도였으니 말이죠.

 물론 이건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환상에 가까운 이미지를 더 강하게 가져가다 보니, 아무래도 현실과 동떨어진 지점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작과의 결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아무래도 기대와는 다른 특성을 가져가는 영화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이 지점은 결국 영화가 너무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감지를 하게 만드는 면을 가져가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핵심으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이미지와 동화되어간다는 것 자체가 비극으로서 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해당 이야기를 진행 하면서 주변 캐릭터, 특히나 할리 퀸젤에게 정말 많은 지점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아서 플렉의 심리적인 지점에서 일종의 가속 페달을 밟아주는 존재로서의 할리 퀸젤을 집어넣은 것이죠. 이를 통해 사랑과 감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단순히 사랑이 아니라 뭔가 다른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해당 지점은 말 그대로 가속 페달로서의 역할을 더 강하게 가져가는 느낌이기 때문에 할리 퀸젤의 특성을 규정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영화에서 할리 퀸젤이 가져가는 특성입니다. 분명 이미지도 강렬하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지점들도 주인공에게 대단히 도움이 되는 것들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 캐릭터만의 특성이 있는가 하면, 물음표가 찍힐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 다 미쳐가고 있긴 한데, 본인만의 모습을 규정하는 특성이 강하게 나온다고는 또 말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깊이 있는 모습이긴 한데, 그 깊이를 가지고 수동적인 역할만 하고 있는 겁니다.

 원작의, 특히나 과거 작품의 할리 퀸이라는 이미지를 생각 해보면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긴 합니다만, 이는 과거 이미지이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닳고 닳은 이미지이다 보니 이번 영화만이 가져가는 이야기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영화에서 필요로 하는 자주적인 특성이 오히려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매력은 정말 이 배역을 연기한 배우의 힘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심지어는 배우도 커버 치지 못한 영역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죠. 감정적인 독백과 고백이 나오는 마지막 장면은 아예 각본이 배우를 내친 분위기 입니다.

 이 외의 캐릭터들은 말 할 것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앞서 말 한 군중의 특성은 전작과 거의 동일합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특성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관해서 군중은 보여주는 것만 본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가져가는 편입니다. 역으로 조커라는 이미지를 깨려고 하는 사람들도 까놓고 보면 그렇게 새로울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분명 아는 이미지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보니, 그리고 잔혹함 외에는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아무래도 대응의 이미지가 아주 크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흐름 자체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영화에서 각 단계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판을 테마로 해서 현실과 환성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엮어내고 있고, 한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 하는 것이죠. 다만, 영화 특성상 이야기를 빨리 진행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심리적인 지점에서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이에 관해서 좀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고 하는 식으로 움직이는 쪽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흔히 말하는 기승전결이 강한 스타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심리적인 면을 더 강하게 따라가기 때문에, 관객들이 감정을 타고 넘어야 하는 산이 많은 편이죠.

 시청각적인 면에서는 꽤 강렬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조커라는 이미지를 사용하면서도, 그 머릿속이라는 것을 꽤다 다양하게 이용하기 때문이죠. 이 속에서 이미지가 대단히 강렬하게 드러나는 편이기에 아무래도 강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현실의 사건이 결합 되면서도 상당히 강렬한 지점들을 보여주고 있죠. 다만 음악은 좀 미묘하긴 한데, 뮤지컬 ‘장면’에 더 많은 힘을 쏟는 케이스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음악은 반복되는 느낌이라 좀 지루하더군요.

 배우들의 연기는 여전히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호아킨 피닉스는 자신이 만든 어마어마한 육체적 특성을 십분 활용 해가면서, 동시에 상징으로 변해가고 있는 미친 사람을 끄집어내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레이디 가가는 하우스 오브 구찌때 보여줬던 욕망과 광기의 이미지를 이번에도 어느 정도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이를 이번 영화에 맞는 변주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이 외의 배우들 역시 영화에 필요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한 상황입니다.

 좀 미묘한 영화입니다. 전편만큼의 현실감 넘치는 뒤틀린 느낌의 영화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실망이 클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영화는 좀 더 뭉툭하면서도, 기존 상업 영화의 특성이 더 강해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영화에서 몽환적이면서도 어두운 특징에 주목할 분들은 꽤나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볼거리 자체도 늘어난 덕분에 어느 정도 풀어져서 시간 죽이는 데에도 나쁘지 않은 영화라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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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