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발생한 상황입니다. 급하게 오프닝을 쓰는 상황 말이죠. 보통은 이런 경우는 시사회가 되었을 때 발생하곤 하는데, 아무래도 이 영화의 경우에는 개봉 일자에 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보게 된 케이스여서 말이죠. 개인적으로 기대를 한 영화이기도 하고, 대체 해외에서 왜 엉망진창인 평가를 받았을까 하는 궁금증도 들어서 말입니다. 이래저래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M. 나이트 샤말란의 최근 행보는 좀 묘하긴 합니다. 아예 잘 만든 영화를 원한다기 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어딘까 꼬여 있는 듯한 이야기를 가져가는 식으로 변화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이야기 구성 형태가 꽤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있긴 합니다. 그만큼 영화에 관해서 나름대로 이야기 할만한 지점들이 더 많아져서 말이죠. 다만, 이런 특성이 정말 강해진 똑똑똑이나 올드의 경우에는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말입니다.
샤말란은 정말 오랫동안 힘들었던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올드나 똑똑똑 같은 영화를 시도 했다는 생각이 드는 면도 있습니다. 에프터 어스 같이 다른 제작자에게 휘둘리는 것도 그다지 원치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라스트 에어벤더 같이 거대한 영화를 억지로 끌고 가는 것도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사실상, 장르 내의 익숙한 상업 영화로 넘어오면서는 오히려 평가가 매우 나쁜 케이스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해프닝마저도 비슷한 특성을 가져갔으니 말입니다.
지금 상황은 초기에 너무 크게 잘 된 감독이 이제야 겨우 마음 다 잡은 쪽에 가깝기도 합니다. M. 나이트 샤말란은 식스 센스가 그 문제의 시작이었죠. 그나마 바로 직후 작품인 언브레이커블의 경우에는 아는 사람들이 꼽는 명작으로 기억되는 작품이긴 하죠. 두 작품 모두 감독으로서 꽤 괜찮은 결과를 가져간 바 있습니다. 문제는 비슷한 스타일의 작품인 싸인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하더니, 빌리지에서는 혼란스러운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죠.
최근 부활의 신호탄은 더 비지트 였습니다. 당시에 이 영화는 정말 묘한 공포를 자랑했었는데, 저예산 영화가 편안하게 가져갈 수 있는 공포를 제대로 짚는 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23아이덴티티를 통해서 여전히 어느 정도의 상업성을 가져가면서도, 동시에 본인의 스타일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글래스까지 이런 특성이 유지 되다, 이후에 올드에 이르며 본인 특성이 더 강한 쪽으로 가게 되었죠.
이번 영화에는 오랜만에 조쉬 하트넷이 출연합니다. 한동안 헐리우드 상업 영화에서 보기 힘든 배우였죠. 제가 정말 이 배우를 그나마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봤었던 작품이 2008년 작품인 써티 데이즈 오브 타이트였을 정도죠. 이후에 정말 오랫동안 작은 영화를 전전했고, 나는 비와 함께 간다 같은 영화 외에는 거의 모르는 영화일 정도였습니다. 사실 초기작들도 아주 잘 마든 작품이 포진되었다고는 힘든 상황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진주만 같은 영화가 끼어 있긴 하죠.
최근에 헐리우드의 메인스트림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 오펜하이머였습니다. 오펜하이머에서 어니스트 로렌스 역할로 나왔고, 스파이 코드명 포춘 이라는 가벼운 영화에도 출연한 바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페니 드레드풀 시리즈를 출연하느라 좀 뜸한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최근에 극장에서 다비 볼 수 있다는게 더 반가운 면이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오펜하이머에서 의외로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준 덕분에 영화의 균형이 더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드는 면도 있기도 했을 정도였기에, 이 배우가 의외로 연기면에서 나름 잘 다져진 면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말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좀 다른 스타일의 연기를 보여주는 쪽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이 외의 배우들에 관해서는 제가 할 말이 별로 없긴 합니다. 헤일리 밀즈가 이름을 올리고 있긴 한데, 제가 아는 작품이 사해살인사건 하나정도일 정도여서 말이죠. 알리슨 필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그나마 이 배우는 이런 저런 작품이 꽤 있는 편이긴 합니다. 당장에 얼마 전 바이스에서 메리 체니 역할을 한 적도 있고, 미스 슬로운에서도 출연한 적이 있죠. 좀 재미있는게, 헤일, 시저!에서 매닉스 부인 역할을 한 적이 있다고 되어 있더군요. 당시 출연 분량이 정말 아쉬운 자리이긴 했죠.
이번 영화는 쿠퍼라는 인물의 중심이 되어 진행 됩니다. 쿠퍼는 10대 딸과 함께 인기 팝스타의 콘서트에 오게 되는데, 이 콘서트가 단순히 그냥 콘서트가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 채게 됩니다. 상황을 둘러본 결과, 이 콘서트가 특정 연쇄 살인마를 잡기 위한 일종의 함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문제는 그 특정 연쇄 살인마가 쿠퍼 자신이라는게 문제죠. 영화는 쿠퍼가 상황 판단을 하고, 동시에 탈출을 하기 위한 여러 계획들을 만들어내게 되면서 진행 됩니다.
많은 영화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진행됩니다. 실제로 정말 많은 영화들이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가져가고 있기도 합니다. 단순히 멀디버스 이야기를 하는 영화처럼 보이다가도, 가족애에 관한 지점 역시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몇몇 살인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살인자가 역습 당하는 이야기도 나오곤 했습니다. 이 외에도 단 하루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날을 만드는 이야기도 나온 적이 있죠.
이렇게 다양한 아이디어가 영화화 되면서, 정말 아이디어 하나는 좋다라고 말 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아이디어만 좋은 영화들도 상당수라는 겁니다. 아이디어를 제대로 이끌어갈만큼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나오곤 한다는 것이죠. 저는 아이디어에 영화가 휩쓸려갔다고 표현하는 편인데, 제작진에서 이야기가 좀 빈약하더라도 영화의 기본을 이루는 아이디어가 모든 것을 커버해 줄 거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 영화도 시작 아이디어는 좋습니다. 당장에 홍보에서마저도 밝혀진 것이, 주인공이 콘서트장에 갔더니 자신을 잡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함정이 펼쳐져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게 그냥 무고한 사람 잡으려는 함정이 아닌, 정말 연쇄 살인을 일삼는 주인공을 잡으려 한다는 겁니다. 이 정도 아이디어가 되면, 영화가 정말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것인지에 관해서 궁금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이야기를 풀어갈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영화는 주인공이 상황을 파악하고, 경기장에서 빠져나가려는 작전을 세우고, 동시에 연쇄살인자로서의 면모를 설명하는 데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하게만 보였던 행동들이 이내 매우 수상한 면들임을 이야기 하게 되고, 동시에 딸에 대한 감정이 의외로 순수하긴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무척 잔혹한 인물이라는 것, 동시에 그만큼 두뇌 회전 역시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의 재미는 이러한 인물의 시선을 관객과 공유하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면모가 이해할만한 지점과 묘하게 겹치면서, 동시에 범죄에 대한 미묘한 감정 역시 동시에 건드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관객들이 거리를 두면서도, 동시에 영화에서 어느 정도는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서 관객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감정을 공유하는 상황이 됩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과연 영화가 스토리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앞서 말 했듯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선함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악랄하기 그지없는 지독한 인물이죠. 심지어는 자신의 자녀와 콘서트에 온 사이에도 누구 하날 죽여 엎애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동정의 여지도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관객이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의 시선을 공유하면서, 동시에 이 사람이 메인에 있는 기묘한 상황이 된 겁니다. 스토리가 일반적으로 주인공이 승리하는 모습으로 흘러가버리게 되면 올해의 문제작이 될 수도 있는 정도입니다.
영화 스토리 구성에 있어 이번 영화는 영악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대단히 안전한 선택을 했습니다. 현 상황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에 관해서 주인공이 퍼즐을 해석하고, 상황에 맞춰 탈출로를 설정하는 데에 최대한 집중하는 방식을 택한겁니다. 말 그대로 퍼즐로서의 스토리에 좀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겁니다. 더불어, 왜 해당 콘서트가 거대한 함정이 되었는지에 관해서 역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 역시 일정한 퍼즐 해석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은 이 퍼즐 해석 방식에 있어서 관객이 쉽게 따라갈만한 구성을 가져갔다는 사실입니다. 복합적이긴 하지만, 동시에 관객들이 이해하기 힘들거나 따라가기 힘들만한 지점들을 최대한 배제하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덕분에 관객이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운 면을 많이 느낄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는 동시에, 그대로 이야기 자체가 주는 긴장감을 좀 더 확연하게 느낄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생긴 겁니다.
실제로 영화 진행 과정에서 상당히 다양한 변화구를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잔혹한 생존게임이 주는 절박함 역시 영화에서 꽤 잘 느껴지는 편입니다. 실질적으로 관객들이 알만한 지점이기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살인자의 심리를 온전하게 따라가는 작업 자체에 좀 소홀해도 영화가 나쁘지 않게 다가올만한 지점들이 많기도 하다는 겁니다. 이런 지점들 덕분에 영화의 재미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문제는 이 구성 방식 자체입니다. 상당히 배우 의존적인 점 까지는 그다지 놀랍지 않긴 합니다만, 그렇게 해서 나온 이야기가 결국에는 관객들이 다 아는 이야기의 반복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죠.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으나, 결국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이미 알던 이야기를 또 한 번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게 되는 겁니다. 덕분에 일정 지점이 지나다 보면 영화가 가져가는 여러 단계들이 그냥 뻔하게 보이는 상황이 되기도 하죠.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먹힐 것들을 가져가고 있다는 겁니다.
다른 캐릭터들의 특성에 관해서 역시 할 말이 많지 않다는 것 역시 이 영화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자식의 존재가 굉장히 다양한 면으로 해석이 되고 있긴 합니다. 사랑의 대상이긴 하지만, 동시에 상황 타개의 도구로서의 면모 역시 동시에 가져가고 있기도 하죠. 영화에서 상당히 다양한 지점들을 한 번에 드러내고 있긴 한데, 이게 캐릭터 특성을 발전시키기 보다는 그냥 주인공 캐릭터 해석의 필요에 맞춰 적당히 사용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정말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는 캐릭터는 역으로 그 출연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괴이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상 주인공의 상황에 관해서 해석의 답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 될 정도라서 더 아쉬운 편이죠. 이 외의 캐릭터들은 그냥 전반적으로 영화에 맞게 해석이 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입니다. 필요에 따라 끄집어내는 정도인데, 어느 정도 일관성 유지는 되고 있다는게 그나마 위안일 정도입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 역시 묘하게 다가오는 면들이 있습니다. 분명히 이어지고 있기도 하고, 영화에서 특별히 단절 되는 지점 없이 잘 밀어붙이는 지점들을 가져가고 있긴 한데, 이게 에피소드 단위로 가고 있습니다. 온전한 기승전결을 가진 영화라기 보다는, 상황이 해결되는 스테이지를 여럿 가진 게임에 가까운 특성을 더 많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화가 제대로 리듬을 타고 있다고 말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화면 구성은 평범한 편이긴 합니다만, 상황에 따른 배치나 미묘한 구성에 관해서 신경을 쓴 흔적이 꽤 많이 보이는 편입니다. 주인공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을 관객과 공유 하면서 이에 대한 해석을 할만한 지점을 만들어낸다거나, 음악이 겹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상호아에 대한 표현력에 관해서 역시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 다른 영화들에서 참고한 흔적도 꽤 많지만, 제 자리에 제대로 배치 해야 한다는 세심함도 동시에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조쉬 하트넷은 정말 칼을 갈고 나온 모양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자신이 과거에 가졌던, 잘 생긴 헐렁한 사람이란 이미지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이를 가면 삼아 그 뒤에 음험한 살인마가 있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죠. 여기에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는 점 역시 동시에 있다는 것 역시 표현하는 묘한 면들을 만들기도 했고 말입니다. 알리슨 필은 출연 시간이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낸 정도입니다.
솔직히 좀 묘한 영화이긴 합니다. 영화의 윤리적인 면에 관해서 나름대로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이면서도, 퍼즐형 스릴러 영화가 가져가야 하는 덕목을 챙기려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결과물이 평범한데다, 심지어 일부 지점에서는 영화보다는 하이라이트 모음집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영화의 한계가 명확한 편입니다. 그럭저럭 흘러가긴 하지만, 그 이상은 못 하는 영화의 전형이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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