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추가 하면서, 해외 평이 신경 안 쓰일 수는 없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말이 많은 영화가 좀 미묘하게 다가오는건 어쩔 수 없어서 말이죠. 그래도 일단 보고 판단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상황입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다가, 요새 묘하게 블록버스터 재난물이 너무 적은 상황이기도 해서 말이죠.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절대 극장에 안 갈 수는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정말 오래전 영화 이야기를 하면 기분이 묘해지긴 합니다. 정말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지금 계산 해보면 정말 오래된 영화들이 있거든요. 오늘 이야기 하는, 이번 영화의 전작도 마찬가지 입니다. 트위스터는 제가 어렸으을때 좋아했던 영화입니다. 기억 속의 좋았던 무언가를 떠올리라 하면 스쳐지나가는 영화중 하나였죠. 회오리바람이라는 것에 관해서 솔직히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더욱 신기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기도 합니다. 분명 바람인데 거대한 기둥처럼 생겨서는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설정이 정말 독특하게 다가왔던 것이죠.
이 시기가 제가 재난 영화를 무척 좋아하게 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당시 비슷한 시점에 온갖 재난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간간히 찾아보는 영화 리스트를 보면, 그 때 개봉한 영화들이 많더군요. 단테스피크나 볼케이노 같은 영화들이 다 이 시기에 걸쳐 있었고,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이후로 딥임펙트나 아마겟돈같은 영화들이 줄줄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투모로우를 거쳐서 재난 영화의 장인 소리를 들은 롤랜드 에머리히도 대략 이맘때 이후의 영화들에서 두각을 나타냈었죠. (물론 고질라 같은 희한하기 짝이 없는 영화도 내놓은 바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제게 트위스터는 일종의 기준점이었습니다. 재난의 강렬함과 그 속에 선 인간이라는 테마를, 작품성 따지지 않고 즐겁게 즐기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게 관하여 어렴풋하게 받아들인 때였습니다. 동네 비디오가게 단골이 되었고, 온갖 비디오를 빌려보게 되었죠. 감독인 얀 드봉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되기도 했고 말입니다. 지금은 좀 성향이 바뀌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찾아보는 영화이고, DVD 나오던 시절에는 없는 돈에 사들인 작품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크게 다가왔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죠.
이런 영화가 28년만에 속편이 나온다고 했을 때, 아무래도 걱정이 앞서는 쪽이었습니다. 당시의 영화는 당시의 시선으로 재미있었고, 지금 봐도 재미있는 이유는 그 때 재미있었던 기억이 누적된 덕분입니다.. 현재 시점에 비슷한 이야기가 또 먹힐지는 알 수 없는 것이죠. 비슷한 문제를 트론도 안고 가고 있었고, 기간이 약간 짧긴 하지만 쥬라기 월드도 비슷한 질문을 안고 있었습니다. 각각의 영화는 각자 나름의 대답을 내놓았고, 흥행으로 결과가 나타나케 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방식으로 답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 된 거구요.
리 아이작 정은 이번 새 영화의 감독입니다. 그리고, 전작을 보면 정말 안 어울리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바로 전작이 미나리라는 작품이기 때문이죠. 잘 만든 영화입니다. 굉장히 울림이 강하고, 사회적인 메시지도 강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다만, 반대로 생각 해보면 이 모든 것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작품성이 높은 영화이지, 스펙터클하고 속도감 있는 블록버스터랑은 거리가 먼 편입니다. 당장에 얼마 전 비슷한 식으로 노마드랜드에서 좋은 평을 받았던 클로이 자오가 이터널스의 흥행에서는 그렇게 좋은 결과라고 말 할 수 없는 면이 좀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이번에 메인을 맡은 배우중 하나는 데이지 에드거존스 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보애에 관해서 가장 먼저 들여다보게 된건 가재가 노래하는 곳 이라는 추리 스릴러 영화였는데, 당시에 굉장히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었습니다. 다만, 그 이전에 제가 아는 작품이 전혀 없다는 점은 아무래도 좀 한계로 작용하긴 하더군요. 그래도 TV시리즈도 꽤 다양하게 작업을 해왔고, 천국의 깃발 아래나 노멀피플 같이 꽤 걸출한 드라마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다만, 드라마는 아무래도 특성이 좀 다른 면이 있다는게 약간의 불안요소이긴 합니다.
글렌 파월과 앤서니 라모스 역시 이름을 올렸습니다. 글렌 파월은 최근 시점에 가장 잘 나가는 배우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죠. 탑건 : 매버릭에서 행맨으로 기억 하는 분들이 꽤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 이전에 히든 피겨스, 에브리바디 원츠 썸!! 이라는 작품에서 먼저 감지한 배우이긴 합니다. 히트맨 이라는 넷플릭스 작품에서도 괜찮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죠. 앤서니 라모스는 좀 아쉬운 케이스인데, 트랜스포머 : 비스트의 서막에서 괜찮은 연기를 했습니다만 영화가 좀 애매했죠. 그나마 어니스트 시프에서는 비슷한 역할의 다른 배우에게 밀리는 아쉬움도 줬고 말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케이트 쿠퍼와 그의 팀원 이야기로 먼저 시작합니다. 이 인물은 기상학자로서, 폭풍을 쫒아다니며 연구 작업을 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논란을 주로 추적하는 인플루언서인 타일러 오웬스가 이런 저런 문제로 인해 합류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같이 토네이도들을 추적하면서, 나름의 문제를 해결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동시에 과거 기술인 도로시의 발전형을 가지고서 토네이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도 보여주게 되죠. 영화는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이 아무래도 전편과의 간격이 정말 큰 만큼, 전편과의 어던 연관점을 가저갈 것인지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과거 영화에서 어느 정도는 이야기가 넘어가는 부분들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일부 지점들 빼고는 딱히 연관점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전편에서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지점들이 전혀 없다는 것이죠. 이 지점 덕분에 일단 전편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뭔가가 있길 바라는 분들에겐 아쉬울 수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새로운 관객에게는 좋은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작품을 굳이 찾아보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물론 전편에서의 일부 요소들이 꽤 나오긴 합니다. 전작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갔었던 일부 핵심 요소들이 영화에 나오긴 하니 말입니다. 다만, 영화의 핵심에 서진 않습니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그리고 일부 대사에서 간간히 보익는 부분들이 있긴 합니다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예전 영화를 좋아했던 부분들이 반가워할만한 요소들이 이야기에서 약간의 양념으로 들어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전편에서 매우 강하게 가져온 요소가 하나 있습니다. 이야기 구조이죠.
영화는 시작부터 주인공의 현재 삶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보여줍니다. 과거에 어떤 성격을 가졌고, 현재의 삶과 성격을 가져가는 사건에 관해서 오프닝에 보여준 겁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주인공의 지금 성격과 삶이 어떤지, 그리고 사건에서 그 성격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의 캐릭터 특성을 그대로 배껴서 온 케이스는 아닙니다. 전혀 새로운 성격을 가진 새로운 캐릭터들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 오프닝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사실 캐릭터때문은 아닙니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성격과 구성, 그리고 영화의 방향성을 한 번에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꽤다 인간적인 감정이 영화 전체를 지배하지만, 영화의 쾌감은 그런 인간성을 발휘해야 하는 스펙터클을 강하게 가져가는 식으로 가는 것이죠. 영화에서 토네이도가 모든 것을 파괴하고, 그 파괴력을 영화의 쾌감으로 변환하는 데에 신경을 쓴 겁니다. 사실 이 특성 역시 과거 영화에서 이미 가져갔었던 겁니다.
다만,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는 것은, 이제는 기술이 상향 평준화 되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재난 영화를 만들면서 거대함과 파괴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대부분의 영화들이 비슷한 구조를 가져갈 수 있단 겁니다. 사실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그 속에서 쾌감을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구조를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정석에 가까운 쾌감을 만드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만, 이 구도에서 아주 새로울 것은 없다는 겁니다.
영화에서는 추격전의 속도감을 이용함으로 해서, 영화에서 필요한 속도감을 채워넣는 방식을 가져갔습니다. 단순히 폭풍을 추격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상황이 바뀌면서 둘의 관계가 역으로 바뀌는 지점도 효과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이라는 구도를 꽤다 효과적으로 이용한 것이죠. 각각의 상황에서 이 전환은 꽤나 자연스럽고, 앞서 말 한 추격전의 방향성과도 상당히 효과적으로 결합되어 있기도 합니다. 다만, 이번에도 약간이긴 합니다만, 화면의 정신없음을 이용해서 신난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편법도 좀 사용하고 있죠.
이 상황에서 파괴적인 면 역시 상당히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불면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보여주고, 이 상황에서 왜 주인공들이 폭풍을 추격하는지, 그리고 그 폭풍이 왜 위협적인지를 다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 속에서 잔혹함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가기보다는, 영화의 쾌감을 강하게 가져가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상업 영화의 특성을 가지게 되었죠.
영화의 기본적인 이야기는 속도감과 파괴력이 영화에 필요한 타이밍에 등장 하게끔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화에서 여러 장지들 역시 영화의 스토리에 등장 할만한 지점들을 잘 짚어내고 있기 때문에 영화의 재미가 좀 더 확실하게 드러나는 편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상업 영화로서 뭘 보여줘야 하는지, 언제, 왜 보여줘야 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덕분에 매우 신나는 영화가 되었다는 겁니다.
다만, 앞서 말 했듯이, 이 모든 구성 요소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사실상 우리가 아는 것들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이미 검증된 지점들을 사용하고 있기에 이야기 구성이 편안하게 되어 있긴 하지만, 반대로 이 영화만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 할 것들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전편과 오프닝을 거의 그대로 공유한다는 느낌 역시 이 지점에서 이야기 할 수 있죠. 스토리나 전반벅인 구성 요소도 딱히 새로울 것이 없단 겁니다.
그나마 이번 영화의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영화에서 인간 파트에서 악당이 분명히 존재하긴 한다는 겁니다. 전편에서 보여줬던 깎아 내릴 경쟁자가 아닌, 사람들의 아픔을 이용해 돈을 버는 악당히 있다는 것이죠. 감독의 특성이 어느 정도 반영된 지점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다만, 이 지점도 어느 정도 도구적인 면만 드러대고 있다 보니, 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한 쪽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특성 덕에 캐릭터의 복잡성을 약간 더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주요 인물들은 각자의 특성을 강하게 가져가는 인물들입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주인공은 아픔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눈 앞에서 겪으며, 죄책감을 너무 크게 가지면서 삶이 흔들려버린 인물로 나옵니다. 이 인물이 회복하는 과정을 가져가면서, 영화의 이야기를 좀 더 강조하는 모습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 되었죠. 이 과정 자체가 결국에는 영화에서 상황을 해결하는 지점과도 연결이 되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주인공이 다시 폭풍 추격을 하게 만든 인물 역시 흥미로운 편입니다. 주인공을 걱정하고, 아픔을 궁유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본인의 사업 문제로 인해서 위험한 거래도 불사하는 인물로 나오죠. 이 인물 역시 일정한 회복의 과정을 통해서 영화의 또 다른 메시지를 만들어내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도구적인 면을 가져가면서도, 동시에 영화에서 본인만의 성격 역시 어느 정도 드러내는 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다른 한 인물은 초지일관인 인물입니다. 다만, 이 인물의 특성은 영화에 코믹함과 여유를 직접 부여하는 데에 특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도구적인 인물이긴 한데, 관객이 아무래도 힘들어하는 주인공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지점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죠. 덕분에 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동시에, 관객에게 필요한 면들 역시 가져가고 있기도 합니다. 덕분에 영화의 재미를 잘 지탱하게 되기도 했죠.
이 외의 캐릭터들 역시 양면성에 대한 이야기를 좀 보여주고 있긴 합니다. 다만, 이 모든 것들에 관해서 영화가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나름의 역할이 꽤나 확실한 면모를 많이 보여주고 있긴 합니다만, 영화에서 대부분이 매우 도구적으로 해석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죠.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갑자기 캐릭터가 변하는 경우는 볼 수 없다느 ㄴ점입니다. 그 덕분에 주요 캐릭터를 강화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죠.
배우들의 연기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데이지 에드가 존스는 주인공으로서 영화에 핑료한 감정을 꽤나 효과적으로 관객에게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며, 동시에 영화에서 상황을 해석하는 매우 다양한 측면을 부여하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안소니 라모스와 역시 영화에 필요한 지점을 확실하게 부여 해주면서도 영화에서 필요한 지점을 잘 지탱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조연들 역시 영화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꽤나 확실하게 드러내는 데에 성공했고 말입니다.
그냥 펀하게 즐기기 좋은 영화입니다. 현대 블록버스터의 복합적인 면을 어느 정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재난 블록버스터의 간결함이 뭘 가져가야 하는지에 관해서 역시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 뭔가 강한 메시지를 보고자 하신다면 이 영화는 딱히 매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냥 보고, 즐기고, 잊어버리면 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사운드 괜찮은 관이 정말 메리트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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