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 리뷰를 쓰면서 참 묘하긴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 글을 쓴 시기가 의사들이 참 안 좋게 보이던 시기여서 말이죠. 삶에 반드시 필요한 일면을 가진 사람들 이야기를 하면서도,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이 참 불편한 것도 있긴 했습니다. 그만큼 인생에서 애매한 구석이 있는 상황이긴 해서 말이죠. 그만큼 들여다봐야 한다는 역발상이 든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만, 단순하게 설명하기 힘든 지점이 분명히 있긴 하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의사 관련 책을 이야기 한다는게 그다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의사가 쓴 의사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더욱 말입니다. 아무래도 현 시점에서는 어느쪽 이야기를 해도 욕먹을 지점들이 있으니까요. 해당 문제에 관해서 정말 할 말이 많지만, 제 블로그의 주 목적은 사회 비판이 아니니 이야기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단지, 출간 시점이 좋지 않다는 것 정도가 이야기를 할 지점이긴 하네요. 아무래도 글을 올리는 것은 딜레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보니, 제 지금의 걱정이 정말 쓸모 없는 것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아무튼간에, 의사 이야기를 리뷰 하면서 처음 든 생각은 매우 개인적인 부분으로, 솔직히 이게 뭔 이야기인가 하는 점이긴 했습니다. 그만큼 의사라는 직업에 관해서 생각을 해야 할 부분이 생긴 것이 사실이니 말입니다. 사실 이 문제가 그렇게 쉽게 이야기 하기 힘들어진 이유 역시 결국에는 의사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계속 보류 되어 왔던 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소위 말 하는 끝에 사가 들어가는 직업을 너무 추앙하는 것의 끝이 한국은 이제야 다가와서, 그만큼 저항이 크다는 생각이 든 게 가장 핵심이긴 했거든요.
평생에 의사 안 만나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당장에 산부인과에서 애를 낳는 시점부터 아이는 의사를 만나게 됩니다. 지금은 무척 부족한 소아과 전문의 역시 굉장히 많은 아이들이 만나게 되죠. 어딘가를 다치거나, 아니면 하다 못해 감기라도 걸리면 더더욱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당장에 얼마 전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 동안 의사와 선을 긋던 사람들 마저도 거의 다 만났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일부 해외는 예외입니다. 의사가 안 놔주고 약사가 역할을 한 데도 꽤 된다고 하더라구요.)
의사가 가져야 하는 덕목이 무엇이 있을까 한 번 생각을 해보도록 하죠. 친절은 약간 애매하긴 합니다. 친절한 의사가 좋긴 하죠. 환자 입장에서는 혼내거나 냉정한 의사 만나면 내가 선택한 질병이 전혀 아닌데도 위축되기 마련이니까요. 다만, 그 친절이 정말 친절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가리기 위한 것인지에 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단순 서비스형태로 변해버리는 것도 경계를 해야 하는 사안이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환자가 만나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요소가 있을 거란 겁니다.
명의라는 단어에 관해서 정말 복합적으로 사용하곤 하지만, 의사 내에서도 본인 전공에서, 가장 좋은 실력을 가진 의사를 이야기 하곤 합니다. 환자를 직접 보면서, 이 환자가 가진 질병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고, 동시에 그 질병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그리고 그 작용으로 인한 결과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게 위험한 것인지, 최종적으로는 위험한 것이라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다른 의사들보다도 더 빨리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을 이야기 합니다. 간단하게, 실력 좋은 의사를 이야기 하는 것이기도 하죠.
실력에 관한 지점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정말 엉뚱한 의사들도 많은 편이긴 합니다만, 이에 관해서 정말 잘 하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본인의 의술을 펼치면서, 환자들이 살아갈 희망을 갖게끔 같이 뛰어주는 면모를 가진 사람들, 동시에 본인이 가진 실력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르쳐주면서 다른 사람들의 실력도 키워줄 수 있는 인물이 좋은 의사라고 할 수 있죠. 결국에는 본인이 어느 정도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는 사람들인 동시에, 그만큼의 재능도 동시에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에 관해서 운동선수에 비유하는 잘못된 방식을 택하진 않겠습니다. 운동선수는 좋은 사람들입니다. 본인의 재능을 가지고 사람들의 힘을 북돋아주는 존재들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생명과 관련된 일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교를 하려면 소방관에 더 가까운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세상에 필요한 존재인 동시에, 일반인들과는 약간 다른 면모를 지닌 사람들, 불을 더 잘 끄거나 아니면 상황 판단이 정말 빨라야 한다는 점에서 더 소방관 같은 존재라 볼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여기에도 다른 의견을 주실 분들이 있을 것으로 압니다만, 그 이야기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중요한건 아니니까요.
이 책에서 다루는 사람들은 의사이면서도, 다른 의사를 교육하는 스승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각자의 전공에서도 교수로 활동하면서도, 동시에 일반 환자 역시 돌보는 사람들이기도 하죠. 의학의 가장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주는 사람들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의사라는 존재는 무엇인가에 관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각자의 시선에 관해서 굉장히 다른 시전을 가져가면서도, 어떻게 그 본질은 같은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죠.
기본적으로 각각의 인물들이 하는 이야기는 본인의 포부나, 아니면 의사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각자가 그 마음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직업으로서의 의사가 되는 상황에서 뭘 느끼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죠.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 단순하지 않지만, 이 속에서 각자의 방향과 각자의 포부가 있다는 것을 꽤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에 관해서 각자가 하는 이야기는 다르지만, 의사로서 인간을 대하는 것과, 질병과 건강에 대한 지점을 이야기 하는 것은 거의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만큼, 글이 다 아주 명문으로만 채워져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는 투박한 느낌도 있고, 간간히 과하게 담백하다 싶거나, 너무 기름진 느낌이 드는 글들도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지점들이 모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결국에는 본인의 의사에 관한 생각이라는 것에 관해서 진정성 있게 이야기 하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겁니다. 이런 지점들은 독자들에게 집중을 더 요구하지만, 동시에 인간으로서 역시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며, 이 내용들이 진짜라는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의사 육성에 관한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이야기가 들어갈 수도 지만, 이에 관해서 나름대로 어느 정도 잘 조율한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각자 자신의 전공에 관한 지점을 어느 정도 이야기 하면서도, 이를 어렵게 설명하기 보다는, 일종의 직업적인 윤리 접근으로서의 이야기를 더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엿볼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일반인이 들여다보고싶어하는 전문가의 마음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표현하는 데에도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양성에 대한 지점이 보이기 때문에 책 자체가 단조롭지 않다는 점 역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 한 의사가 가져야 하는 지점과 여기에 도달하게 된 각자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에 관해서 주로 접근하는 데의 차이가 그 재미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에 관해서 꽤나 재미있는 지점들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서 이야기의 재미를 이야기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다만, 이에 관해서 아무래도 본인이 본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스스로에 대한 포장이 들어가있다는 것을 금방 캐치하실 수 있는 분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재미있게도, 해당 지점이 내세우는 가식은 묘하게 비슷한 특성을 가져가고 있기도 합니다. 숭고함에 대한 강박이 갑자기 느껴진달까요.
이 강박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갑자기 동어 반복으로 변하게 됩니다. 판에 박혔다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죠. 사실 이 지점에 관해서 이미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감안 하고 있기는 했습니다만, 이 책은 해당 지점 하나만큼은 정말 천편일률적이라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과하게 동일한 상황이다 보니 아무래도 독자로서는 이게 그냥 짜고 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괴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방식의 글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사람이 비슷한 지점을 짚고 가다 보니 오히려 반복적이라는 느낌이 들고 말입니다.
의사의 입장에서, 왜 의사가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의사가 되면 어떤 면이 강해져야 하는지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능력있는 의사이자, 인간으로서의 의사가 어떤 것인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죠. 동시에 이를 매우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이야기 하는 책이기도 하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시선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매우 가식적인 면이 공존하기 때문에 이 지점에 관해서 반드시 독자가 걸러야 하는 문제도 공존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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