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 영화를 그냥 지나칠수는 없었습니다. 시리즈가 모두 마음에 들었었거든요. 비록 몇 가지가 바뀌긴 했습니다만, 이미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상황이다 보니 그냥 일단 보기로 한 거죠. 이 글을 쓰는 현재 제가 거의 방문하지 않는 극장 체인으로 확정된 상황이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안 보고 넘어갈 수는 없는 지점들이 몇 가지 있긴 해서 그냥 일단 보기로 했습니다. 1년에 그래도 서너번은 가게 되네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패딩턴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감독의 교체는 썩 그렇게 달갑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폴 킹 감독이 아주 능력이 좋은 감독이라고 말 하기는 어렵더라도, 시리즈의 핵심이 무엇인지 굉장히 잘 파악하는 감독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기대로 인해서 웡카도 보게 되었었죠. 그만큼 폴 킹 이라는 감독의 능력에 관해서 믿고 가는 구석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결국 감독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두갈 윌슨이라는 양반인데, 역시나 불안요소라 할 수 있죠. 이전에 장편 상업 영화 감독작중 알려진게 없는 상황이어서 말입니다.
사실 패딩턴 1편때도 아주 상황이 좋다고는 할 수 없긴 했습니다. 1편 개봉때만 하더라도, 폴 킹 감독이 정말 잘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패딩턴 전에는 버니 앤 더 불 이라는 작품 정도만 있는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그 전에는 주로 연극과 TV 코미디에서 더 유명한 사람이기도 했었고 말입니다. 그만큼 국내에는 알려진게 별로 없는 케이스라고나 할까요. 어쨌든간에, 1편의 감독으로 들어왔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좋은 영화를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2편 들어서는 1편의 독기는 살짝 죽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의 아이디어가 죽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작품이 가져가는 에너지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고, 영화상에서 보여주는 코믹한 면이라거나, 전편에서 괜찮았던 연출, 여기에 좀 더 원숙해진 이야기 진행 솜씨가 모이면서 꽤나 매력적인 영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한 겁니다. 여담으로 이때를 기점으로 휴 그랜트가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악역으로서의 원숙함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매우 매력적인 면들도 있었고 말이죠.
제가 영화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유는 사실 패딩턴 동화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짤 위주의 이야기만 아는 상황이죠. 원작자 사망때, 원작자를 잘 부탁한다는 뭉클한 그림도 기억을 하는데, 사실상 진짜 이야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보니, 함부로 말 하기 좀 애매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튼간에, 영국의 역 이름을 따서 지은 패딩턴은, 동화로서, 그리고 하나의 상품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화가 결정된 것이기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출연진은 거의 그대로 입니다. 이번에도 패딩턴 목소리는 벤 위쇼가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시리즈에서 새로운 Q를 맡아,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이기도 하죠. 사실 이 배우가 향수 라는 매우 불길한 영화에 나온 이력이 있기도 하다보니, 해당 이미지로 인해서 살짝 무섭게 다가오긴 하더군요. 그래도 메리 포핀스 리턴즈 같은 영화도 거치는 면모를 보여주고, 하트 오브 더 씨 같은 영화에서는 허먼 멜빌 역할을 하면서 상당히 다채로운 연기를 한다는 점 덕분에 걱정이 그렇게 큰 배우는 아닙니다.
휴 보너빌 역시 이번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시리즈의 이미지로 더 많이 기억을 하기 때문에, 주로 틱틱거리는 영국 아저씨로 기억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다운튼애비에서 등장했던 모습으로 더 많이 기억을 하고 계시더군요. 한 배우가 여러 이미지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긴 합니다. 여기에 버드 할머니는 여전히 줄리 월터스가 그대로 자리를 잡고 있고 주디 브라운과 메리 조너선 브라운 역할의 매들린 해리스, 새뮤얼 조슬린 역시 이 영화에 그대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좀 놀란건, 이번에 메리 브라운 배우가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에밀리 모티머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것이죠. 사실 워낙에 샐리 호킨스가 연기를 잘 해준 배역이다 보니, 좀 애매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에밀리 모티머가 연기를 못 하는 배우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워낙에 다양한 역할을 맡은 배우이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참 묘하게 다가오는 배우여서 말이죠. 메리 포핀스 리턴즈에서 벤 위쇼와 호흡을 맞춘 적도 있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51번째 주 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인상이 좀 남아있긴 합니다.
이 외에 눈에 띄는 배우는 올리비아 콜먼과 안토니오 반데라스 입니다. 두 배우 모두 이미 다른 영화들에서 어마어마하게 좋은 연기를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올리비아 콜먼의 경우에는 웡카에서 굉장히 독특한 면모를 드러내면서 영화의 재미를 더하기도 했었지만, 로스트 도터에서는 어머니와 여성으로서의 스트레스를 묘하게 자기파괴적으로 발산하는 역할도 곧잘 해낸 바 있습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워낙에 이미지로 강렬하긴 하지만, 연기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모습도 곧잘 보여준 바 있기도 합니다.
이번 작품은 패딩턴의 숙모인 루시가 사라지면서 시작됩니다. 패딩턴은 이 소식을 이상한 편지 한 통으로 알게 되고, 루시 숙모가 지도 한장만 남긴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결국 패딩턴과 브라운 가족은 루시 숙모를 찾아 페루로 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실종의 비밀과 함께, 동시에 지도가 남긴 여러 단서들을 이용하여 정글속을 탐험하게 되죠. 이런 와중에 또 여러 다른 인물들을 만나며 새로운 위기가 나타나게 됩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과 그 결론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가족 모험극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기존에 가져갔던 이야기가 패딩턴이 런던에서 인생을 꾸려가던 이야기와 달리, 이번에는 패딩턴이 여행의 주체가 되며, 런던에서 같이 지내던 가족들과 함께 고향땅이라 할 수 있는 페루에서 모험을 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던 인물들이 나름대로의 모험을 겪으며, 그 속에서 여러 코믹한 면을 드러내면서도, 최종적으로는 가족의 끈끈한 우정을 재확인하고, 더욱 강렬한 동료애를 가져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아동 모험 영화의 큰 틀에서 보자면 사실 이번 영화는 딱히 새로울 것 없는 지점들이 많긴 합니다. 가족끼리 전혀 새로운 곳을 모험하면서 고생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죠. 다만, 패딩턴 시리즈 내부에서 보자면 이번 영화는 나름대로 새로운 면들이 있다고 말 할 수 있긴 합니다. 앞서 말 했듯이, 패딩턴 시리즈는 그간 도시에서 적응 해가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편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이야기였다고 한다면, 2편에서는 본격적인 생활과, 그 속의 사람들과 부데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과 지내는 가족과 모험을 하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기본 스토리에서 감지 하실 수 있는 것들이 있을텐데, 일단 이 영화는 아주 새로운 요소들을 차용하진 않습니다. 정글에서의 모험 영화를 오래 봐 오신 분들이라면 눈치 챌만한 요소들이 꽤 많이 사용 되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패딩턴 이라는 캐릭터 덕분입니다. 이 캐릭터가 가져가는 특성 덕분에 영화에서 단순히 그냥 모험이라고 표현할만한 부분들을 나름대로 어느 정도 비트는 부분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이런 지점들 덕분에 영화적인 재미가 더 강렬해지기도 했고 말입니다.
영화에서 패딩턴은 이야기의 중심에 선 인물이자, 모험의 핵심에 선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미 아는 지점들이 어느 정도 있긴 하지만, 사실 도시에서의 삶을 관객들이 계속해서 봐 왔었고, 이번 작품에서는 오히려 익숙하리라고 말 할 수 있긴 하지만, 관객으로서는 새로운 면들이 분명히 있는 겁니다. 이 작품이 익숙함과 신선함을 결합하려고 노력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실제로 영화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보면 단순히 그냥 익숙하게 벌어지는 일들이 있으면서도, 패딩턴만의 방식으로 신선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면들도 있습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영화의 재미가 좀 더 확장되고 있는 것이죠.
다만, 이게 재기발랄함이라고 말 하기에는 약간 애매한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이번 작품만 보신 분들이라면, 이야기에서 보여주는 패딩턴의 면면은 꽤나 신선하다고 할 수 있긴 합니다. 아동용 영화 치고는 대사라던가, 기본적인 성격면에서 세게 밀어붙이는 지점들이 꽤 있기 때문이죠. 다만, 1편부터 봐 오신 분들이라면 세게 밀어붙이던 것들이 오히려 시리즈가 거듭되면 될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좀 더 관객 모두가 편안하게 다가갈 영화로 변모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이 시리즈만의 특성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죠.
또 다른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 브라운 가족은 반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본적으로 정글 탐험이라는 지점에 관해서 매우 시맣게 힘들어하는 아버지, 그리고 반대로 탐험을 즐기는듯한 어머니와, 나름의 방식대로 상황을 이야기 하고 있는 아들과 딸의 모습은 이미 가족 모험 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것들이긴 합니다. 다만, 서로의 충돌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충돌을 그냥 충돌로 두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야기의 진행에서 필요한 것들로 치환 해내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끔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작품 특성상 캐릭터의 이야기가 매우 중요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아주 새롭진 않을지언정,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하고 있고, 스토리도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지점들 덕분에 영화는 흔히 말 하는 그냥 혼란스러운 지점들이 아닌, 제대로 된 역할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에서 도구성을 더하는 것이 주변 캐릭터들이고, 악역은 특히나 해당 지점에서 매우 강렬한 면모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사실 악역이 특별히 악하다기 보다는, 그냥 흐름에 맞는 반동의 면모를 가져가는 쪽에 더 가까운 편이기는 합니다.기본적으로 영화에 필요한 긴장을, 정글 외의 존재에서도 어느 정도 만들어내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특성이 발휘 되는 주변 캐릭터가 또 하나 있는데, 역시나 매우 다층적인 면들이 있긴 하지만, 동시에 영화에서 나름대로의 선명성과 재미를 드러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좀 재미있는게, 영화의 상황에 맞는 이미지를 통해서 캐릭터의 특성이 오히려 선명해지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집중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닙니다. 에피소드 단위로 여러 사건드들이 연속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에피소드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통해 이야기의 연속성을 만들어내고, 동시에 영화에서 재미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영화를 진행 해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 상황에서 이야기가 호흡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긴 합니다. 그만큼 이 영화의 에피소드들은 각양각색의 특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덕분에 영화 자체가 매우 화려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하니 말입니다.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명맥을 이어가는 데에도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기본적으로 에피소드 단위의 이야기가 매우 독립적인 면을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주제가 담긴 이야기가 완전히 잊히는 방식으로 가지 않는 것이죠. 앞에서도 설명한 바 있습니다만, 각자의 방식으로 진행 되는 에피소드 내에는 반드시 영화가 가져가고자 하는 이야기의 단서들이 어느 정도 섞여 있습니다. 이런 지점들이 그냥 건성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어느 정도 내게끔 이야기를 설계 해놓은 것이죠.
이런 특성은 코미디가 제 역할을 하게 만드는 지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코미디들은 나름대로 방향성이 확고한 것들입니다. 주인공 내지는 해당 코미디의 중심이 되는 인물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 타이밍 역시 상당히 정확한 편입니다. 이야기에서 이야기가 급격하게 무거워져서 영화의 분위기를 해칠만한 상황이 되면, 그 상황에서 코미디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모험 영화에서 이야기가 처지지 않게끔 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흐름도 유지가 된다는 점 역시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재미있는 구성이긴 한데, 요새 유행하는 스테이지식 구성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것이 영화에서 감지 되고 있는 동시에, 흔히 말 하는 확고한 기승전결도 모두 가져가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가 어느 지점에서 더 나은지에 관하여 고민하면서도, 분명히 공존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제작자들이 감지 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가져가는 이야기가 분리되지 않는 듯 하면서도, 흥분을 계속 자아내는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하죠.
영화가 폐루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배경 이미지도 상다히 많은 신경을 쓴 모습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미리 이야기 하고 가야 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이 영화가 단순히 자연 다큐멘터리나, 성인들이 보고자 하는 모험물의 특성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어느 정도 현실감이 줄어 있고, 동시에 동화적인 따듯함이 영화 내내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이를 실제 시각으로 돌리는 데에 성공한 점,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도 영화가 공간감을 여전히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칭찬할만한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음악에 관해서는 여전히 패딩턴 시리즈가 그간 가져갔던 면모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화의 여러 상황에서 배경 음악이 직접적으로 연주되는 듯한 모습을 어느 정도 가져가고 있는데, 이 상황 자체가 코믹하게 다가오는 듯 하면서도, 영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이밍 역시 꽤나 잘 맞춘 편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게다가 여기에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는 부분들 역시 영화의 신나는 면모를 강조하는 데에도,, 감정적인 애절함을 강조하는 데에도 모두 잘 들어맞다 보니 영화의 재미가 확실하다고 할 수 있죠.
연기들은 나무랄 데 없는 모습입니다. (자막판 기준입니다.) 이 영화에서 기존 캐릭터를 유지하고 있는 배우들은 여전히 영화에서 필요한 지점들을 확실하게 잡아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휴 보네빌이나 매들린 해리스, 새뮤얼 조슬린의 경우에는 본인이 뭘 하고 있는지, 그리고 뭘 더 드러내야 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죠. 여기에 이번에 교체로 들어간 에밀리 모티머 역시 기존 배우가 가져갔던 특성을 본인에 맞게 소소하게 잘 수정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말입니다. 좀 재미있는게, 음성을 맡은 벤 위쇼와 이멜다 스턴톤인데, 둘 모두 나름 방향을 매우 확실하게 잡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리비아 콜먼과 안토니오 반데라스 역시 본인이 맡은 캐릭터를 무겁지 않으면서도 영화에 제대로 정착하게끔 설정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말입니다.
꽤나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1편의 기묘하게 뒤틀린 매력은 2편을 거치면서 결국 거의 사라지긴 했습니다만,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로서의 위치를 확고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의외로 쉬운 이야기 속의 무게감을 집어 넣는 작업을 잘 해낸 모습도 눈에 띄고 말입니다. 그냥 편하게 즐기셔도 좋지만, 그 속에 담긴 묘한 이미지와 의미들을 들여다 보는 것 역시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아주 강렬한 무언가를 찾으신다면 다른 영화를 보셔야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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