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단 마블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이제 슬슬 마블 영화는 피해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긴 했습니다만, 이 영화에 관해서 그다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되었죠. 워낙에 많은 영화들이 줄줄이 나오는 상황이기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이 영화를 빼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것이죠. 사실 이미 한 영화를 이미 치워버린 상황이기도 해서, 이 영화도 안 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겁니다. 하지만, 결국 보게 되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마블의 여러 영화들을 계속해서 지켜보긴 했습니다. 그것도 극장에서 말입니다. 아이언맨 1의 경우에는 정말 별 기대를 안 하고 갔다가 즐겁게 본 기억도 나고 있죠. 당시에 아이맥스 상영으로 봤습니다만, 제가 본 게 아이맥스 DMR이 아니라는 점으로 인해서 화질이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긴 했었습니다. 아무튼간에, 그 이후로 마블 영화는 거의 다 극장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마블측에서 직접 영화를 제작하면서 품질 관리를 게속 해왔고,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계속해서 내는 데에 성공했었죠.
그렇게 한 세월이 갔습니다. 수많은 마블 영화가 나왔고, 엔드게임을 기점으로 꽤 많은 캐릭터들의 세대 교체가 예고되기도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마블의 작품의 품질관리에 관해서 이야기 되던 것들은 지금의 이야기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마블에서 이야기 관리를 정말 심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주로 했었던 것이죠. 사실 당시에 마블은 영화를 거의 흥행 표준에 맞춘 공장식으로 만들었던 것이죠. 그래서 특색이 너무 적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던 겁니다. 그래도 흥행에는 매우 좋은 결과 미쳤습니다. 평도 나쁘지 않았고 말입니다.
문제는 엔드게임 이후에 마블의 행보였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던 품질 관리와는 좀 다른 방식을 택했던 것이죠. 감독이 본인 이야기를 개발하되, 몇 가지를 마블에서 부여하는 식으로 갔던 겁니다.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의 시리즈로 이야기를 더 확장 해가는 방식을 택하기도 했죠. 심지어는 넷플릭스에 맡겼었던 디펜더스 관련 이야기들도 전부 회수했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분리를 위해서 멀티버스 이야기로 영화를 확장 해나가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희망찬 이야기라고 할 수 있었죠.
그 결과는 지금 아시는 대로 입니다. 영화 상태가 들쭉날쭉해진 것이죠. 앤트맨 시리즈는 흥행쪽으로만 시선이 맞춰져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고, 결국 퀀텀매니아를 통해 한계를 드러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블랙 팬서 속편의 경우에는 영화가 49제 지낼 기세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데다가, 이터널스는 감독의 색이 너무 강하게 반영된 나머지, 너무 기묘한 결과를 내버린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가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는 데에 성공했고, 엉뚱하게도 중간에 합류한 데드풀이 좋은 결과를 내는 상황이 되었죠. 여기에 닥터 스트레인지 속편 역시 애매한 결과를 냈죠. 그나마 좋은 결과가 하나 더 있으니, 스파이더맨 속편이었죠.
마블의 문제에 관해서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 문제에 관해서는 다양한 결론이 있을 수 있으니 그 문제에 관해서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아무튼간에, 마블스에서 디즈니 플러스의 시리즈 출신 캐릭터를 합류하는 실험을 진행했으나, 별로 결과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죠. 솔직히 마블의 앞으로 영화들을 이해 하려면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들을 반드시 봐야 하는 상황 자체가 영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각각의 영화가 독립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게 거의 안 된다는 이야기이니 말이죠.
아무튼간에, 이번 영화의 감독은 줄리어스 오나 라는 감독입니다. 이 감독의 영화중 제가 아는건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하나인데, 솔직히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작품입니다. 클로버필드 이름을 달고 나온 작품중에 가장 재미가 없었던 것이죠. 이 작품으로 인해서 오버로드가 독립 이야기로 떨어져 나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 이전에 더 걸 이즈 이니 트러블 이라는 작품이 국내에 공개된 것으로 되어 있긴 합니다만, 솔직히 제가 이 작품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서 말이죠. 이번 작품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마블의 현재 기조인, 적당히 능력 있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중에서도 입지가 아직 좁은 감독을 선택한다는 느낌이 이번에도 적용된 것이죠.
이번에 캡틴 아메리카 역할을 맡은 배우는 안소니 마키 입니다.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배우인데, 뱅커 라는 영화에서 꽤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기도 해서 말이죠. 마블의 여러 작품들에서 샘 윌슨 역할로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배우가 배우로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작품들이 몇 가지 있는데, 앞서 말 한 뱅커 라는 영화 외에도 맨 온 렛지 같은 영화도 꽤 효과적으로 소화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더 나이트 비포나 페인 앤 게인 같은 코미디 영화도 곧잘 소화 해내는 모습도 보여줬죠.
이번 영화는 샘 윌슨이 캡틴 아메리카로서 활동을 하면서 진행 됩니다. 이 인물은 여러 음모를 막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이번에는 미국 대통령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때 미국 대통령은 로스 장군이 결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점점 더 다양한 국제 테러 사건이 발생하고, 샘 윌슨은 이 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만의 조력자를 구하게 되죠. 하지만, 역으로 음모의 근원에 뭔가 다른게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볼멘 소리 하나 먼저 하고 시작할까 합니다. 현재 마블의 디즈니 플러스 독점 드라마의 경우에는 거의 제작이 취소되거나, 아니면 계획이 축소 되는 수순에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말 많은 작품들이 나왔었던 상황이죠. 샘 윌슨이 캡틴 아메리카로서 재탄생을 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 이번 작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드라마를 봐야 이해가 되는 것이죠. 이 문제로 인해서 일단 이번 작품 서사에 관한 이해가 결국 어느 정도 비어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속편과 전편의 관점에서는 그렇게 나쁜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 할 분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간단한 도식으로 보자면, 실제로 그렇게 나쁜 이야기가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특정 플랫폼의 독점 컨텐츠가 전편인 경우에는 이해의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에 많은 관객들이 샘이 캡틴 아메리카 관련하여 뭔가 이야기가 된건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 마지막일 정도이니 말이죠. 이런 상황을 생각 해보자면, 이번 작품의 이해에 관해서 결국 비어있는 곳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볼멘 소리의 핵심은, 결국 샘 윌슨의 여정을 관객들이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데에 있습니다. 영화 주인공이라 관객들이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 하고 가야 하는데, 지금의 샘의 모습을 이해하려면 과거 작품이 반드시 필요할 정도이니 말이죠. 현재의 마음가짐이 과거에 완성된 셈이니, 결국에는 이번의 새로운 여정에서는 다른 문제를 안고 가게 됩니다. 영화만 봐 온 관객이 기대하는 지점은 아니죠. 그나마 캐릭터의 기반이 우리가 아는 지점에서 아예 벗어난건 아니니 그나마 기존의 영화를 계속 본 분들은 어느 정도 예상을 하는 지점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대신 샘 윌슨에게 주어진 새로운 이야기는 ‘캡틴 아메리카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이름에 미국이 붙다 보니, 미국이 진리라는 이야기를 하게 될 수도 있지만, 단순히 바라보기에는 미묘한 지점들이 많다는 것을 영화에서 내세우고 있습니다. 단순히 미국이 하는 이야기 모조리 정의로운 이야기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영화의 기본 이야기는 단순해보이는 테러부터 시작해서, 지금 하는 질문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 질문은 이미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에서 이미 했던 질문이긴 합니다만, 질문의 방향성과 영화의 이야기의 차별을 통해 이번 영화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사실 영화에 들어가 있는 요소들은 미국이라는 존재와 정의라는 존재의 괴리를 다루는 영화들에서 이미 꽤 심도 깊게 다룬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상업성 강한 블록버스터에서 다루는 식이기 때문에 좀 더 흥미로운 쪽으로 진행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이 묘한 장면을 가진 이야기를 단순히 스테이지식 구성을 위한 장치로 사용하는 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야기가 상당히 넓게 펼쳐지고, 필요한 지점들이 정말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나열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죠. 말 그대로 각각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선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는 겁니다. 그것도 한 번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서 계속해서 같은 방식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이 영화가 문제의 지점들을 다루기에는 애초에 태생적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어느 정도 흥미로운 선에서 마무리 하고, 본격적인 면으로는 신나는 액션을 구성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 것이죠. 이 영화의 문제는, 영화의 태생적 특성을 감안해도 너무 심할 정도로 모든 것들을 나열하는 데에서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야기를 제대로 연결하기 보다는, 그냥 여러 요소들을 나열하고, 이를 다음 사건과 연결하는 데에 급급한 겁니다.
이야기 구성이 아쉬운 면들이 많다는 것은, 캐릭터간의 관계를 그리는 데에 있어서도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것 외에는 사실살 할 말이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캐릭터간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해서 암시를 많이 주기 보다는, 그냥 그 다음 장면에서 보여주는 쪽을 택한 겁니다. 암시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상 관객들이 1차적으로 예상 가능한 지점 이상의 면모를 가지지 않기도 한 것이죠.
이야기가 에피소드 단위에서 말 그대로 밀어붙이다시피 하는 식으로 진행한 덕분에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 지경입니다. 뒤에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만, 에피소드가 마무리 되면 기본적으로 거의 모든 사건들이 마무리 되고, 다음 사건과 연결된 연결점이 남게 됩니다. 하지만, 이 연결점은 단순히 다음 스토리의 스토리를 시작해주는 역할입니다. 이야기 전체를 잡고 가는 지점은 거의 없는 것이죠. 그나마 맨 앞에 이미 있었던 질문이 영화의 전체 이야기를 한 자리에 겨우 모으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주변 캐릭터들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앞서 말 했듯이, 그나마 샘은 이미 가진 서사가 있고, 이번에는 본인이 고민 해야 하는 역할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 고민에 관해서 그나마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관객들이 뭘 봐야하는지에 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점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주변 캐릭터는 이런 노력 조차도 별로 없다는 겁니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악당들은 이미지적으로 주로 밀어붙이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솔직히 나름 괜찮을만한 지점들이 꽤 있긴 했습니다. 단순하게 말 하기 힘든 입장을 상당히 많이 이야기 하고 있기도 하고, 동시에 영화에서 악당이 입장 역시 상당히 묘한 지점들을 드러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에 관해서 분명히 매력이 있을만한 지점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만, 그냥 상황에 맞춰 영화를 이끌어가거나, 아니면 그냥 이미지를 이용하는 점에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주변 캐릭터들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번에 새로운 팔콘으로 나오는 인물의 방향성은 나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영 단순하게 이야기 하는 지점들이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조력자로서, 그리고 또 다른 준 능력자로서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데에는 그래도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준 겁니다. 불행히도, 이 외의 주변 캐릭터들은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흐름은 액션의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데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토리가 에피소드 단위로 끊어지는 이유는 결국에는 액션을 만들어내기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목적성만을 따져보면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영화 특성상 흐름들을 굉장히 짧게 치고 지나가는 면들을 드러내고 있다 보니, 영화가 그래도 허튼 소리를 안 하는게 다행이 된 셈입니다. 다만, 코믹한 면이 약간 튄다는 문제도 있긴 하더군요.
액션 자체의 에너지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타격감을 살리는 데에 상당한 노력을 들였으며, 팔콘과 캡틴 아메리카의 특성이 변화한 만큼, 그 특성을 이용한 액션을 선보이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속도감도 찾은 편입니다. 다만, 아무래도 어딘가 게임 그래픽같은 느낌을 계속 주는 면 때문에 아쉬운 느낌이 있기도 하죠. 심지어 액션 외의 화면에서도 상당수 그래픽이 영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한계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래도 꽤 괜찮은 편입니다. 앤서니 매키는 본인이 어떤 역할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에 관해서 고민을 한 흔적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좀 놀란게 새로운 팔콘인 대니 라미레즈인데, 의외로 영화에 가벼운 측면을 잘 잡아냈다고 할 수 있어서 말이죠. 해리슨 포드는 사실 그냥 해리슨 포드 같아서 오히려 아쉬운 느낌이긴 합니다. 그래도 팀 블레이크 넬슨이나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는 영화에 필요한 지점들을 너무 확실하게 얹어주는 데에 성공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너무 도구적으로 사용되는 통에 오히려 매력이 줄어서 아쉬운 정도죠.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입니다. 메시지의 무게에 관해서 고민을 하리라곤 생각도 안 했습니다만, 과한 도구 취급으로 가버리는 지점도 그렇고, 영화 내내 아쉬운 지점들이 너무 많다보니, 솔직히 이 영화가 좋다고는 도저히 말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일단 액션 자체의 연결이 나쁘지 않아 시간 자체는 잘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아예 못 볼 꼴이 나오는 영화도 아니다 보니, 그냥 적당히 즐기시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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