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를 할 때, 예술 관련 책은 정말 재미있게 다가오면서도 어딘가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이야기가 어디서 뭘 바라보는가에 따라 갈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이 책 역시 그 지점에서 매우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다만, 간간히 그런 책이 있긴 한데, 정말 우주가 느겨지는 책들도 있어서 말이죠.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에서 해당 책이 좀 있긴 해서 좀 걱정은 되더군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예술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 마다 가장 미묘한 점이라고 한다면, 그 이야기가 정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에 관해 정말 다양한 책들이 본인들은 아니라고,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결국에 들여다보면 해석이 모든 것이라고 이야기 되는 경우가 많아서 말이죠. 사실 미술을 보는 것 자체가 해석이라는 점을 생각 해본다면, 맞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단순히,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문제인 것이죠.

 하지만, 간간히 학자들도 인정하고 가는 책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누구나 하는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의 기반이 되는, 일종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다만, 이런 이야기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학구적인 경향이 강하고, 이로 인해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경우도 많은 편입니다. 사실상, 정말 파고 드는 마음가짐으로 진지하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냥 어려운 이야기일 뿐인 겁니다. 사실 이 둘의 균형에 관해서 많은 책들이 거의 실패 하고 있긴 합니다. 애초에 쉬운 이야기 방식은 아니니 말이죠.

 예술의 장르나, 형태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무엇을 예술로 봐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산업 디자인의 측면에서 봤을 때 이게 정말 예술과 관련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고, 정말 순수예술에서 어떻게 접근 하는가를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죠. 심지어는 어떤 행위 자체를 예술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말입니다. 어떤 개념과 관념으로 넘어가는 이야기이다 보니, 일반인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이야기가 많은 편입니다.

 그나마 이번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공예 이야기입니다. 단순 평면이 아니라, 뭔가를 형태로서 만드는 쪽의 이야기라는 것이죠. 말 그대로, 실체가 있는, 적어도 어느 정도 고정된 면이 있는 물건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당장에 고정 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못 하게, 아예 움직이는 공예품도 있어서 아무래도 더 정의하기 힘들긴 합니다.) 결국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금 당장 눈 앞에 실체가 있는 예술품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죠.

 예술에 대한 논의가 정말 오랫동안, 그리고 다양하게 진행 되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래도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이야기 되는 지점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긴 합니다. 물론 이것도 깨부숴야 한다는 소수 의견도 있긴 합니다만, 그건 그 때 다루는게 더 맞을 것 같긴 합니다. 어쨌거나, 일종의 학문으로서 예술을 이야기 하고, 이에 관해서 접근 하는 책들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술에 관한 교재들이 거의 이 경지에 이른 책들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책 역시 어느 정도 공예에 대한 이야기를 그 예술에 관한 기본 이론꽈 접합 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해석의 경지에 관해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에 관하여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잊정하고, 예술가로서 기본적으로 이야기 하는 지점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내는 겁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그래서 사실 굉장히 학구적인 편입니다. 그냥 이런 매력이 있고, 이 예술에 이런 뒷 이야기가 있다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책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것이죠. 대신, 이 책은 예술의 기반이 가져가는 지점을 설명 해주면서, 이 내용이 어떻게 공예와 얽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공예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고, 책 제목에도 공예가 들어가 있는 만큼, 공예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말 그대로 공예를 어떤 기준으로 예술품으로 분류하고, 그리고 만들어내는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죠. 여기에서 좀 재미있는 것은, 이 공예라는 것에 관해서 단순히 그냥 그렇게 평가를 내리는 것이 중요한가 라는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 공예를 하는 사람들이 단순 예술가인가, 아니면 장인이라는 칭호가 들어가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넓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책은 계속해서 필요한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기본적으로 가벼운 이야기를 어느 정도 배제하면서, 정말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동시에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죠. 말 그대로 이론가가 예술을 어떻게 이야기 하는가에 관해서 최대한의 엄밀함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덕분에 책에서 하는 이야기 자체가 무게감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순서로 이야기를 진행 해야 하는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론서에서는 이야기 순서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지만, 실제로 이론서는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순서가 굉장히 중요한 편에 속합니다. 공예와 예술에 관해서, 그리고 이 속에 들어가는 기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실용성과 예술성을 이야기 하고,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실용성인지에 관해서, 그리고 이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가에 관해서 먼저 정리를 해야 하니 말입니다.

 이 책은 해당 지점에서 상당히 고심을 한 흔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이론에 관해서, 그리고 여러 예술적인 부분에 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하기 전에, 말 그대로 공예가 왜 생기고, 왜 필요한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말 그대로 존재의 시작점을 규정하고, 이에 관해서 일단 인정 하고 가야 한다는 것을 독자에게 인지시키고 있습니다. 이 지점들 덕분에 좀 더 독자에게는 아무래도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관하여 좀 더 쉽게 결합할 수 있는 기반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 지점이 지나게 되면 공예가 어떻게 순수미술과 연결이 되고, 이에 관해서 어떤 해석을 내려야 하는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예술로서의 공예를 이야기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지점을 통해 단순히 그냥 쓸모 없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만이 단순 순수 미술로서의 이야기를 가져가는 것은 또 아님을 이야기 하죠. 역설적이긴 한데, 순수 미술과 실용성에 대한 애매한 경라는 것을 독자에게 명확하게 설명하려고 한다는 것이죠.

 이에 관하여 결국에는 만든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 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실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만드는 과정을 통해 실체를 생산 해나가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을 통해 실질성에 대한 지점을 독자가 인지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좀 재미있는게, 마지막 이야기는 앞서 말 한 예술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앞의 이야기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게, 앞에서는 애매한 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쪽이지만, 이번에는 예술성의 이야기에 관한 지점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이야기를 확대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매우 관념적인 이야기 설명이 나오고 있죠.

 이쯤 되면 짐작 하시겠지만, 일반인이 이 책에 접근하는 것은 사실상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 예술에 관하여, 그리고 공예에 관하여 관심이 이제 좀 생겼다 하는 분들 보다는 관련 일을 하려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은 사람들에게 필요로 다가오는 책의 구성을 취한 것이죠. 내용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동시에 보는 것으로 어느 정도 대체를 하려 노력하는 면들도 돋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일반인 시선에선 꽤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공예에 관하여 학구적인 열정이 넘치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그냥 이런 일들이 있다고 하는 가십성 이야기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정말 공예라는 것이 무엇인지 최대한 깊고 자세하게, 하지만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대한 친절하게 다가가려고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흥미 위주의 책을 찾는 분들에게는 좀 어려울 수 있겠지만, 뭔가 새로운 지점을 깊게 파고들고싶다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꽤나 흥미롭게 다가올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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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