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영화가 추가된 케이스가 생겼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경우에는 사전 정보를 영화 리뷰 준비 직전에서야 보게 된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제게는 정말 드문 케이스이기도 하죠. 그만큼 이 영화에 관해서 아직은 미심쩍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영화가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드는 지점들도 있는 상황이기도 해서 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직도 고민중이긴 합니다.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이번 영화에 관해서는 솔직히 정보를 아주 늦게 알게 된 케이스입니다. 예고편을 보고서야 이 작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이 바로 기대작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영화의 감독들 때문이죠. 대니 필리보우와 미하엘 필리포우인데, 두 사람의 바로 직전 상업 장편 영화가 톡 투 미 였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해당 제목을 가진 영화가 둘인데, 그 중에서 공포 영화쪽이죠. 이 공포영화의 경우에는 신인에 대한 걱정으로 시작해서, 그 문제를 정말 훌륭하게 넘어갔었죠.
톡 투 미는 묘한 영화였습니다. 영화에서 가져가는 이야기는 쉽게 말 해서 나름의 행복한 인생이 있긴 했으나, 약간의 실수로 인해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하게 된 인물의 이야기였죠. 게다가 영화 마지막에는 희생의 의미와 그 희생 이후라는 것을 결말로 다루는 대범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들을 만드는 데에 성공한 겁니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장편 상업 영화는 이 하나인 두 감독입니다만, 그래도 다음 차기작에 관해서 기대를 하게 만드는 면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좀 재미있는건, 두 사람은 원래 RackaRacka 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톡투미 때도 이 사실로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나왔었죠. 다만, 주로 나오는 영상은 굉장히 폭력적인 면들을 드러내고 있긴 합니다. 인터넷 시대에 유튜브에서 검열의 칼날 위에서 춤 추는 사람들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이런 문제에 관해서 가장 놀라운건, 로날드 맥도날드 시리즈가 있다는 겁니다. 그 맥도날드 마스코트 관련 영상을 찍고 있다는 것이죠. 심지어 개막장으로 묘사하는 상황이기까지 해서 고소 안 당하는게 신기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이 영화의 배우들 거의 대부분에 관해서는 제가 할 말이 없긴 합니다. 사실 공포 영화의 특성이긴 하죠. 거의 신인이고, 감독 외의 사람들도 이 작품이 거대한 도전인 경우라는 겁니다. 이 작품이 바로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빌리 배럿, 소라 원, 조나 렌 필립스 올가 밀러, 미샤 헤이우드, 스티븐 필립스, 알리나 밸챔버스 라는 인물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 이름들을 검색 하면 뭔가 작품들이 나오긴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 작품들에 관해서 다루기 미묘한 상황이 거의 다 입니다. 작품의 규모가 정말 작거나, 단편이거나, 아니면 단역인이거나, 이게 다 걸리는 경우도 있어서 말이죠.
그래도 눈에 띄는 이름이 하나 있으니, 바로 셀리 호킨스 입니다. 최근에 좋은 작품이 정말 많은 배우이리도 합니다. 웡카, 스펜서,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패딩턴 시리즈까지 줄줄이 끼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연기력면에서 얼마나 무서운면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이라는 작품이죠. 이 작품에서 정말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죠. 오랜만에 선인이 가져갈 수 있는 가장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한 겁니다. 장르적으로도 의외로 다양해서,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에도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정말 놀라운건, 작품 선구안도 무시무시할 정도로 좋은 배우라는 점입니다. 평점이 그나마 좀 낮은 작품이 레이어 케이크 라는 작품일 정도이니 말입니다. 아니면 해피 고 러깈나 언 에듀케이션 같은 작품인데, 주로 장르성 짙은 작품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흔히 말 하는, 장르성 외에는 사실상 뻔한 작품이라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그게 또 못 볼 꼴을 보여주진 않는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더 놀라운 것이죠. 크건 작건 어느 정도 평균점, 그리고 그 이상인 작품들로만 본인의 필모를 채운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 관해서 이 모든 것들이 참 미묘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다른 것보다도, 유튜브 하던 사람들이 영화에 와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 주요 장르가 원래는 잔혹물이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말입니다. 공포영화로 오긴 했지만, 잔혹 공포쪽은 또 아니라서 말이죠. 말 그대로 정석적인 공포 영화를 하면서도, 아이디어나 메시지면에서 괜찮은 타율을 보여주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런 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에 진입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이번 영화는 앤디와 파이퍼라는 남매를 중심으로 진행 됩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망 이후에 새엄마에게 입양되는 상황이 되었죠. 입양 와서 그나마 좀 안정적일 것 같은 상황이 되지만, 새엄마는 두 남매의 사이를 갈라놓으면서 앤디와 파이퍼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리고 이내 아늑해보였던 집이 엄청나게 고립되어 있고, 딥안 곳곳에 알 수 없은 의식을 행한 흔적들이 발견되고, 여기에 새엄마가 숨긴 비밀들까지 드러나게 되면서 남매를 점점 더 힘든 상황에 처하게 만들게 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죠.
영화에서 감정적인 연결점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영화가 논리적인 면에서 도약을 이뤄야 할 때, 특히나 그 논리가 부족한 경우에는 흐름과 감정적인 동조를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영화에서 정말 극단적으로 논리를 따지는 경우가 아닌 한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 두 가지 흐름을 타고 영화를 즐겁게 즐기는 것이 가능합니다. 리뷰를 쓸 때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 영화의 재미 역시 해당 지점에서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기도 합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새엄마와 살게 된 아이들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새엄마와의 감정 교감을 원하지만, 이내 새엄마는 이상한 상황을 여럿 만들어내고, 심지어는 남매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안에서 알 수 없는 여러 흔적들이 발견되면서, 이 엄마가 뭔가 무시무시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적인 폭탄은 결국 그 무시무시한 비밀과 엄마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포영화에서 공포의 장치가 등장하는 과정에서는 사실 그렇게 감정적인 연결이나 스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긴 합니다. 공포영화나 액션 영화나 비슷한 점이 바로 이 지점인데, 이야기에서 공포의 타이밍을 만들어내고, 이를 어느 정도 최소한의 구조적 논리를 통해 끌어내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구조적으로 뭘 끌어내는가가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이 영화는 구조의 기반에서 불안을 끌어내는 데에 성공함으로 해서 영화의 이야기가 목적을 달성하게끔 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영화의 이야기에서는 기본적으로 외딴 집에서 벌어지는 어딘가 이상한 일이라는 기반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다루고 있고, 그 기반에 무엇이 있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과정에서 단서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고, 이 단서가 가리키는 곳에 관한 불안을 이야기 하게 됩니다. 결국 스토리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이런 지점들에 관해서 영화는 상당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다루는 불안은 상당히 다양한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좀 재미있는건, 그 다양한 지점을 이야기에서 만들어내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주요 인물들에 대한 설정에서도 스토리가 주는 에너지가 상당히 많은 편이죠. 인물 설정 대부분이 우리 시선에서 매우 쉽게 다가가는 편인데,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는 지점들을 주로 가져가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는 지점에서 좀 더 심리적인 불편함을 더 추가함으로 해서 영화의 극적인 지점을 확대하는 식이랄까요.
다만 여기에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대부분의 양산형 공포 영화들이 흔히 하는 잘못과 관계가 있습니다.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가 더 두꺼워야 한다는 강박 아래, 공포를 뒤로 미뤄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함으로 해서 영화에서 불안감을 강렬하게 조장하는 대신, 정작 공포는 제 역할을 못 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공포가 한 번쯤은 등장해야 하는 타이밍 조차 전혀 활용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바로 그 타이밍을 잘 해결 했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엄청난 불안을 만들어내고, 여러 사건들을 통해 단순히 캐릭터가 뭘 하려고 한다 라는 이야기 이상의 것들을 가져가려고 합니다. 적어도 심정적으로 뭐가 기반에 있는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상황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 심정적인 지점이 격화 되거나, 아니면 더 큰 불안을 촉발해야 하는 지점이 생기면, 바로 공포스러운 이미지틀을 투입합니다. 이야기 구성을 통해서 이 타이밍을 재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한거죠.
캐릭터들이 가져가는 이미지들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남매중 여자아이쪽은 일종의 대상으로서의 지점들을 확정하고, 동시에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것을 볼 수 없는 핸디캡을 가져감으로 해서 그만큼의 공포와 불안을 더 강하게 가져가는 지점들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에 관해서 스토리는 좀 더 감정적인 면모를 강화하는 데에도 성공했고, 영화가 목적으로 하는 심정적 공포와 불안을 좀 더 확대하는 데에도 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어머니의 역할만큼 독특하게 다가오는 경우도 드문 편입니다. 사랑을 줘야 하는 존재가 오히려 목숨을 위협한다는 이야기는 많은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단순히 다른 캐릭터에 의한 미움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재물로서의 대상화라는 지점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가져감으로 해서 더더욱 공포스러운 면들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했죠. 이걸 그냥 미친 사람의 이야기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복합적인 면모를 가져가고 있죠. 다만, 이 지점에서 좀 과하다는 느낌도 있기 때문에, 솔직히 이야기가 굉장히 힘겹게 다가온다는 느낌도 있는 편이긴 합니다.
그리고 상당히 미스터리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 캐릭터의 경우에는 아예 불안 그 자체를 만들어내는 데에 특화된 캐릭터입니다만, 동시에 영화 속에서 정말 어마어마한 분량의 비밀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공포의 매개 그 자체로 등장하는 지점들도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모든 것들에 관해서 단순히 이 캐릭터가 직접적으로 움직여서 뭔가 한다기 보다는, 어머니의 존재가 이 캐릭터를 통해 뭔가 이루려 하고, 이 캐릭터는 그 문제의 주인공 남매를 통해 뭔가 가져가려 한다는 낌을 줌으로 해서 영화의 강렬함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여기에서 주변 캐릭터들 역시 어마어마한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주술에 관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한 번 진행한 사람들이 따로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죠. 이 지점을 통해서 영화가 가져가는 공포가 뿌리 깊은 역사를 가졌다는 점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동시에 불안의 실체화 라는 것을 통해 공포를 만들어내는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여러 지점들이 서로 조합되면서 상당히 강렬한 이미지들을 자아내는 데에 성공한 것이죠.
이 모든 것들이 뭉쳐서 등장하는 이야기의 호흡 역시 어마어마하게 잘 조절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영화에서 뭘 더 드러내야 하는지에 관해서, 단순히 이야기의 서술 뿐만이 아니라, 서술 구조에서도 해당 지점들을 강화 하는 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공포가 등장하는 타이밍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계산 되어있는데다, 전반적으로 기승전결 역시 굉장히 잘 유지된 상황이다 보니 영화적으로 굉장히 단단한 모습이라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포가 가져가야 하는, 의도된 엇나간 타이밍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말입니다.
시청각 디자인 역시 정말 좋은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외딴 집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언뜻 아늑한 듯 하면서도 불안을 고조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식으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시각적인 장치들이 추가되고, 카메라 트릭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 해서 영화가 가져가는 불안을 더 강렬하게 만들고 있죠. 음악은 안 그래도 상당한 불안을 좀 더 확대하고, 명확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말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좋습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여러 배우들의 기본적인 연기 구성은 자신이 어떤 면에서 영화의 공포를 가져가는가에 관하여 좀 더 집중하는 면들이 강합니다. 그리고 이에 관해서 영화적인 재미를 확대하는 데에 성공했죠. 이 중에서도 셀리 호킨스는 자신이 원래 가졌던 이미지를 확대하면서도, 이를 확실하게 비틀어 가져가는 데에 좀 더 특화된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굉장히 효과적으로 가져간 덕분에, 영화의 재미가 좀 더 강렬해진 면도 있죠.
솔직히, 모든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관객에게 꽤 강한 심적 부담을 안기고 있는 영화이긴 하거든요. 심지어는 사람이 가지는 사랑과 소유에 대한 감정의 격렬함을 공포와 불안으로 치환하기까지 하는 영화이다 보니, 이게 불편하면 이 영화가 별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포 영화에서 사람의 감정의 해석이 가져가는 강렬함을 보고 싶다면, 그리고 이를 통해 정말 강렬한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이 영화만큼 좋은 영화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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