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25. 5. 30. 05:59

 솔직히, 이 영화가 이렇게 빨리 개봉 일정을 잡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하는 작품이기는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분류상 예술영화라고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영화가 잘 나오긴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무레도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예술 영화로 분류되어서 말이죠. 그만큼 개봉 텀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래도 금방 개봉 하니 제 입장에서는 무척 반가운 상황이긴 합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솔직히, 제가 웨스 엔더슨 영화를 처음 보기 시작한건 판타스틱 Mr. 폭스 였습니다. 그 이전 작품은 극장에서 거의 보질 않았죠. 다즐링 주식회사가 정말 취향에 안 맞아서 고생을 했었거든요. 당시에 감독에 관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골랐던게 판타스틱 Mr. 폭스였고, 이 영화가 너무 마음에 든 덕분에 보게 되었습니다. 다만, 최근 행보에 관해서는 솔직히 좀 미묘하게 다가오긴 합니다. 아무래도 점점 더 예술의 현학성으로 흘러가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정말 정이 많이 든 이유는 두 영화를 더 설명하면서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문라이즈 킹덤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죠. 여기에서 한 가지, 저는 문라이즈 킹덤을 더 좋아합니다. 어딘가 묘한 사랑 이야기이면서도, 풋풋한 느낌과 의외의 뒤틀림이 묘하게 공존하는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특성이 완전히 성인용으로 변모한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었고 말입니다. 게다가 이야기는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면이 있었고 말입니다.

 최근작인 개들의 섬도 꽤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블루레이 자막 문제도 그렇고, 여기저기 마음에 걸리는 부분들이 슬슬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정체가 정확히는 뭔지 모릅니다만, 프렌치 디스패치 부터는 아예 평안하지 않은 느낌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느낌은 가장 최근작인 에스터로이드 시티 역시 마찬가지였죠. 그나마 에스터로이드 시티는 좀 더 쉽게 이해했지만, 이후에 나온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에서는 오히려 너무 피곤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입니다. 웨스 앤더슨 특유의 무대 이미지 같은 영상이 오히려 영화로서의 매력을 까내리는 느낌이었달까요.

 아무튼간에, 이번에 메인으로 나오는 배우는 베니시오 델 토로아 미아 트리플턴 입니다. 베네시오 델 토로는 젊은 시절에는 강렬한 인상의 미남이긴 한데, 최근에는 소위 말 하는 짐승같은 섹시함을 자랑하는 배우로 더 유명하긴 합니다. 이건 이미지에 대한 부분이고, 배우로서는 이견이 없는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카리오 시리즈에서 정말 무지막지한 인간으로 나오는 데에 성공했고,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선악의 줄타기를 직접 끌어들이는 인물을 연기 했으며,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는 예술가를 연기 했죠.

 다만, 그래도 좀 걱정되는 면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에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는 그 독특한 배역들 사이에서도 유일하게 새로운 느낌이 없는 배역을 가져가는 상황이 벌어졌고, 울프맨이라는 이상한 영화에서도 그다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율이 정말 적긴 합니다만, 잊을만 한 타이밍에 영화가 별로인 경우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미아 트리플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제가 아는 작품이 없어서 뭐라고 말 할 수가 없네요. 무슨 역사극에 나왔다고 하는데, 제가 본 적이 없어서 말이죠.

 메인이 저 두 사람이지만, 정말 많은 배우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당장에 마이클 세라, 리즈 아메드, 톰 행크스, 브라이언 크랜스턴, 마티유 아말릭, 제프리 라이트, 스칼렛 요한슨,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죠. 당장에 가장 유명한 배우는 메인 두 사람이 아니라 톰 행크스일 정도이고, 이런 저런 외국 작품을 좀 파보신 분들이라면 알만한 이름들이 그냥 줄줄이인 상황입니다. 이렇게 설명하는 것 보다도, 그냥 이중에 한 사람 아무나 골라잡아도, 그냥 원톱 주연 영화 만드는게 가능할 정도라고 할 수 있죠.

 여기에 항상 참여하는 빌 머레이에 윌렘 데포 역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두 사람을 따로 뺀 이유는, 사실상 이 두 사람은 웨스 앤더슨 영화에 거의 무조건 출연하는 사람들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스캐줄 문제나 건강 문제만 아니면 정말 부르면 오는 사람이라는 이야기죠. 사실 두 사람의 능력을 보고 있노라면, 웨스 앤더슨은 정말 축복 받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 편으로는 두 사람만 데리고 뭐 하나 더 찍어도 될 거라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자자 코다 라는 인물과, 외동딸인 리즐을 중심으로 진행 됩니다. 자자 코다는 수도 없이 목숨을 위협 받고, 죽을뻔한 상황도 여럿 겪었지만 그 때 마다 살아돌아온 거물 사업가이기도 하죠. 그는 경쟁자들을 꺾어버리기 위해 숙원 사업인 페니키안 스킴을 진행 하려고 하고, 이를 위해 수련수녀인 리즐을 상속자로 지정해서 집에 불러들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상 적들이 방해를 하게 되고, 자자 코다는 사업상 파트너들을 설득하기 위해 페니키아에 가게 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죠.

 

 영화 이야기를 할 때 의외로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스타일이 매우 확고한 감독의 신작 이야기를 할 때 말입니다. 보통은 그 스타일이 이제는 고루하다 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곤 합니다. 굉장히 괜찮았던 이미지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걸 다들 따라하고, 그게 심해지면 오히려 해당 스타일을 처음 시작한 감독이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죠. 그리고 리뷰 쓰는 입장에서는 그냥 과거 이야기 다시 한 번 하면 되는건가 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웨스 앤더슨이 만드는 영화들은 그래서 반드시 들여다보게 되기도 합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해서 감독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한다라는 느낌이 더 강한 편입니다. 세상을 뒤흔드는 거대 기업의 주인이, 자신의 딸과 세상을 여행 하면서 위협이란 위협을 다 당한다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그 각자의 이야기가 어떤 이미지를 가져가는지, 그리고 이 속의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관해서 들여다보게 되는 겁니다. 사실 이 지점에서 웨스 앤더슨은 계속해서 좀 더 생략되고, 좀 더 평면적인, 심지어는 굉장히 단순화된 이미지를 좀 더 가져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야기의 다층성에 관해서는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말입니다.

 덕분에 웨스 앤더슨의 영화는 이제 독특함을 넘어, 모호함이 좀 더 강해지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분명 사람들의 연기를 보고 있지만, 말 그대로 움직이는 그림이라는 느낌에 좀 더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달까요. 이런 지점들 덕분에 모든 것들이 관객의 해석 영역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흔히 말 하는, 그냥 편하게 보는 영화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지고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들은 의외로 자신들이 가져가는 메시지의 핵심 자체는 계속해서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집중이 그렇게 쉽게 깨지진 않는 편이기도 합니다.

 이번 영화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이야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일정한 흐름을 지녔다기 보다는, 각각의 에피소드 단위로 움직이게 됩니다. 캐릭터 설명마저도 에피소드 단위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 에피소드가 가져가는 이미지들이 꽤나 흥미로운데다, 이야기 자체의 흥미로움을 지니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관객으로서 계속해서 집중하게 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드러나는 이미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감정이 묘하게 드러나는 점들이 생기면서 캐릭터의 생동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겉으로 나오는 감정의 진폭이 크지 않은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이런 상황에 처했으며, 그 상황에서 적당히 상황에 맞는 웨스 앤더슨식 대사를 치는 정도로 마무리 됩니다. 이 대사들은 꽤나 연극적인 면을 지니는데, 상황을 함축적으로 대사로 정리 하면서도, 이를 캐릭터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지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화면 구성으로 그 감정을 좀 더 강조함으로 해서 영화가 드러내야 하는 감정들을 좀 더 확실하게 드러내는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위 과정 자체가 웨스 앤더슨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들에 관해서 단순히 모호하다는 느낌만을 주지 않는 데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조금은 다른 방식이라고 할 지언정, 영화가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죠. 덕분에 그냥 모호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모호함을 이용한 조합을 통해 영화가 자신만의 특성을 만들어내는 쪽이라고 할 수 있게 되었기도 합니다.

 앞서 말 했듯이, 영화에서는 캐릭터들이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감정이 없는, 성격적으로도 서로 거의 다른 데가 없는 인형처럼 군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분명 크게 진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 대사를 통해 전달하는 것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죠. 특히나 이 영화에서 주인공 일행은 그 특성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는 편입니다. 관객들은 해당 캐릭터들을 관찰하면서 시작하지만, 점점 더 영화가 주고자 하는 감정적인 면모로 좀 더 다가가게 됩니다. 최종적으로는 캐릭터들에 대한 감정적인 이해로 이어지는 것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영화의 진행에서 단순히 주인공들만 이야기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이 영화는 주변 캐릭터들이 가져가는 면들 역시 대단하죠. 영화상에서 단순히 이런 이런 캐릭터가 이런 특성을 가지고 이런 이야기를 진행한다 라는 도식을 여전히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이 속에서 대사의 특성을 통해 캐릭터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사건의 진행 방향도 캐릭터의 성격을 기반으로 해서 여기저기 다른 곳으로 튀어나가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죠. 이런 지점들을 단순화 해서 그리는 상황이다 보니 영화에서 나름대로의 특성이 꽤나 강해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단순화가 가져가는 또 하나의 이 영화의 특성이 있으니, 바로 주변 캐릭터들 자체의 숫자입니다. 영화에서 뭔가를 전달한다고 할 때 감정적인 깊이를 보여주려는 것 보다는 상황이 강렬함에 대한 지점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변 캐릭터들은 굉장히 짧게 치고 빠지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각자의 이미지를 그 상황에 강하게 끌어들이고, 금방 자리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지점들이 영화에 계속 새로 등장하게 하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답이긴 합니다. 영화는 답안을 십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데에 성공했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가 너무 정신 없이 흘러가는 것은 또 아닙니다. 각자의 이미지가 있기도 하고, 에피소드 단위의 이야기에 접근하는 지점들도 많은 편이긴 합니다만, 영화가 시놉시스에서 정한 이야기를 하나의 명제처럼 활용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영화의 이야기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막아낸 것이죠. 게다가 영화 내내 주인공 일행의 여행 목적에 관해서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전달해주는 지점도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를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라는 이야기로 치환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 자체의 집중도를 잘 가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영화가 가져가는 흐름도 상당히 독특해진 편입니다. 정말 괴이한건, 영화가 의외로 기승전결은 잘 가져가고 있다는 겁니다. 영화가 에피소드 단위로 끊어지는 특성을 의도적으로 안고 있는 데다가, 각각의 이야기가 가져가는 지점들 역시 그 자리에서 마무리가 됨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가져가는 여정 자체는 여전히 기승전결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는 각각의 이야기가 에피소드 단위에서 감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다시 이야기로 연결하는 데에 성공하면서 생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여전한 것도 있습니다. 웨스 앤더슨 특유의 화면 구성 방식 말이죠. 영화에서는 상당히 평면적인 이미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분명 특정한 공간에서 벌어지긴 하지만, 하나의 큰 그림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 겁니다. 이는 흑백과 컬러 모두 동일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각각의 화면에서 영화에 필요한 구성을 그 화면에 채워넣음으로 해서 각각의 상황에 좀 더 다양한 특성을 불어넣는 식입니다. 동시에 같은 화면 내에서 여러 사건들이 벌어지는 면들을 보여줌으로 해서, 단순하면서도 담담한 이미지 내에 기묘한 에너지가 공존하도록 만드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음향에 관해서 역시 상당히 재미있는 지점들을 가지고 가는 편입니다. 앞서 말 한 모든 것들이 연극 무대처럼 보이게 만드는 특성이 있는데, 음향 자체는 오히려 영화가 가져갈 수 있는 공간감을 확장하는 쪽으로 구성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움직이는 그림으로 영화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공간을 가진 영화로서의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음악이 주는 힘도 무시할 수 없게끔 만들어냄으로 해서, 영화가 줄 수 있는 감정의 힘을 좀 더 고조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좋은 편입니다. 주인공인 베네시오 델 토로 외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이 감독과 이미 합을 맞춰본 사람들이다 보니, 각자에게 주어진 것들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영화에서 어떻게 비칠 것인가에 관해서 그짧은 시간 내에 보여주기 위한 연구가 이미 끝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 마저도 이런 흐름을 제대로 타다 보니,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지점들을 거의 완벽하게 잡아내는 데에 배우들도 일조 했다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솔직히, 명확하고 간결하게 다가오는 영화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를 추천하지 않습니다.어느 정도는 관객이 스스로의 느낌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고, 영화는 이를 의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느낌을 가져가면서 영화가 가져가는 요절복통 이야기가 가져가는 이야기의 아이러니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 영화가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발 더 나아간 웨스 앤더슨이, 자신이 가져가는 이미지들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 라는 결과물로서도 상당히 좋기도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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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