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9. 11:08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뭐, 그렇습니다. 시사회가 된 것이죠. 이 영화의 개봉일은 원래 10월 15일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기회로 인해서 디스트릭트9의 2차 모니터 시사회가 되었던 것이죠. 개인적으로 정말 바래 마지않았던 일인지라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그 영광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사실 좌석 위치는 그다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서울 극장이 890석짜리 영화관인지라 상층과 하층이 나눠져 있는 관계로 1층 좌석은 너무 낮고, 2층 좌석은 너무 멀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영화를 봤더랬죠. 결국에는 뭐.......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1. 영화 이전........

먼저 이 영화가 사전에 엄청난 관심을 모았던 이유를 한 번 생각을 해 보도록 하죠. 첫번째로, 이 영화의 제작자는 피터 잭슨입니다. B급 영화의 스타였으나, 반지의 제왕으로 인해 뉴질랜드의 영웅이 되었고, 영화에 장인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파워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비젼이 과연 남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잘 아는 감독이기도 하죠. 이런 면에서 그 이후 작품인 킹콩도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에도 불구, 엄청난 DVD 판매고와 흥행 성공을 불러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또 다른 특수효과의 거장인 조지 루카스와는 전혀 다른 비젼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조지 루카스가 반지의 제왕 세트장을 둘러보고는 "우리는 이걸 다 컴퓨터로 만듭니다." 하는 말을 듣고 피터 잭슨이 "그래서요?" 하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죠. (사실 대화는 이보다 훨씬 더 젊잖고, 더 많은 단어들로 이루어져있지만, 요지가 그렇다는 겁니다.)

피터 잭슨의 영화 스타일은 바로 이런 겁니다. 영화에서 실제로 찍을 수 있는 것들은 되도록 실제로 세트에서 찍고, 미니어쳐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미니어쳐로 작업을 하며, 이도 저도 안 되는 동물들은 만약 사람이 모션을 잡아줄 수 있으면 모션 캡쳐를 하고, 말 그대로 이도 저도 안 되면 그때서야 컴퓨터가 일을 합니다. 물론 영화 자체가 워낙 많은 동물이 나오고, 지금 현재 만들 수 없는 풍경(펠렌노르 평원이라던가, 1950년대 뉴욕의 고층빌딩 같은것들 말입니다.) 같은 것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컴퓨터의 비중도 엄청나게 크죠. 피터 잭슨은 바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 균형을 맞출 줄 아는 감독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제작비도 충격입니다. 흔히 생각할 수 없는 제작비인 3000만달러로 영화를 찍었죠. 보통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라고 하면 E.T정도 아니고서야 제작비가 1억달러정도 들게 마련입니다. 그만큼 특수효과도 엄청나게 많이 사용해야 하고, 결국 이에 따른 컴퓨터 작업도 많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드는 케이스죠. (묘한건 현재 제작비 집계 순위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스파이더맨 3편입니다. 빌딩 사이로 사람이 날아댕기게 하는데에 돈이 무지하게 드는듯)

하지만 이 영화는 제작비가 고작 3000만달러입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예고편을 보시고 이 영화가 과연 어떻게 찍어졌길래, 돈이 그렇게 적게 들고도 이 정도 파괴력을 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인 것이죠. 저도 바로 그 점이 궁금했고 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감독은 장편으로서는 신예인 닐 블로캄프라는 겁니다. 만약 그간 피터 잭슨이 헤일로때문에 고생한 것을 들으셨다면, 역시나 간간히 들었을 이름인 것 같군요. 피터 잭슨은 바로 신예인 닐 블로캄프에게 거의 전권을 맡기고 영화를 찍은 듯 합니다. 실제로 이 영화의 기반은 닐 블로캄프의 과거 단편에서 기인했다고 인터뷰에 나옵니다. 영화, 그것도 블록버스터, 그런데 감독이 신예입니다. 이 정도 되면 사실 그다지 기대가 안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마케팅은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이 영화가 공개되기 시작한 코믹콘 주변에는 바이럴 마케팅을 위한 여러 장치들이 마련이 되었습닏. 표지판이라던가, 아니면 외계인 로고가 붙은 군용 차량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영상도 여럿 공개를 했죠. 바로 이 영상들과 홍보들이 이 영화를 기대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로 인해서 한주만에 영화 제작비의 4배 가까이를 거둬들이는 쾌거를 이루었죠.

하지만 국내 개봉은 좀 늦은 상황에, 이 영화가 국내 관객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길게 기반 내용을 설명하는 이유는, 이 정도로 기대감을 높이고 가도,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것 이상의 영화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2. 스토리에 관하여

이 영화의 스토리는 아주 참신하다고도, 아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사실 그간 몇번 이 블로그에서도 간간히 소개가 되었던 인간과 외계인간의 관계에 관해서 역전이 된 일이 간간히 있었고, 이번에는 그 부분이 좀 더 현실화 된 것이라고 정리를 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외계인 행성에 인간이 쳐 들어갔다는 작품은 이미 베틀 포 테라라는 애니메이션 작품이 있었죠. 물론 아바타도 비슷한 류의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어찌 될지는 잘 모르겠군요.

어쨌거나, 외계인의 상태를 우리가 흔히 아는 침략 상태에서 난민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난민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 난민인지는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거의 그런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죠.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한 상황에서 과거의 인간사를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참신한 면이라면, 바로 그 인간사적인 면에 영화가 들어와 있다는 겁니다. 이 영화는 외계인이 힘을 못 쓰게 되면서, 주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 영화는 흔히 아는 미국 영화는 아닙니다. 미국에 외계인이 착륙하지도 않고, 미국을 공격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냥 우주에서 와서, 아프리카에 그냥 둥둥 떠 있는데다, 심지어는 그 우주선으로 돌아가지 않고 (사실 못하고 있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그대로 인간 사이에서 살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인간들은 그런 그들을 처음에는 조금 두려워 하는듯 싶더니, 이내 괴물 취급을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바로 그러한 부분들이 부각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외계인을 통제하려는 인간들은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서 외계인의 무기를 연구하고, 쓸모가 없어진 외계인들은 그냥 디스트릭트 9에 가둬놓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실제로 이 영화에서 인간들의 태도는 과거의 난민촌 대하듯, 그리고 그보다 더한 일종의 집 없는 홈리스 비하 정도로 끝나지 않습니다. 과거에 남아공의 흑백 대립정도의 수준을 이 영화에서는 인간과 외계인의 대립 수준으로 하고 있는 것이죠. 게다가 이 특징은 영화 내에서 말 그대로 하나의 폭력으로 내비치고 있습니다. 물론 외계인들의 생태적인 특징으로 인해서 (뭔가 인간들이 혐오하는 짓을 한다던가 해서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만, 그런 상황이 누적되면 실제로 군중들은 뭐든지 매도해 버리기 마련이죠.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한 군중들의 심리를 잘 보여줍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외계인들은 결국에는 그렇고 그런 상태에 놓이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그들 중 하나가 다른 생각을 품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죠. 하지만 그 하나는 외계인이라는 대중을 선동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으로 놓지도 않고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바로 그 외계인을 통제하는 인간입니다. 하지만 사고를 당하면서 자신도 통제를 당하고 핍박을 당하죠. 그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그는 결국에는 외계인을 찾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하지만 한때 그의 적이었던 사람들과,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그를 끈질기게 추적을 합니다. 이 영화는 그 두 부류를 다 보여주는데, 결과적으로 위치는 다르지만, 외계인들을 업신여기고, 그들을 이용하려고 노력하면서, 동시에 그들을 얼마나 무시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관계로 인해서 그 둘의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인간의 잔혹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의 외계인 수용소는 바로 그런 것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말이 수용소지, 인간들은 그들을 빨아먹기 위해 그들을 곁에 두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행동들을 일삼습니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공급을 아주 비싸게 하면서 외계인들이 그나마 가지고 있는 기술들이나 돈들을 마구 빨아들이며, 나름대로 세계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결국에는 무기상이며, 역시나 외계인들의 기술을 탐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외계인들은 이 속에서 착취당하는 존재이며, 실제로 거의 홀로코스트나 관타나모 수용소 이상의 위치를 겸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그나마 외계인에 관한 실험은 자기네 본부에서 한다는 점이 좀 다르다고나 할까요?

이 영화의 위력은 바로 그 속에서 나옵니다. 흔히 말하는 외계인에 관한 영화가 나오면 액션적으로 마구 두드려 부수며 그 외계인을 무찔러야 하는 상황으로 가게 마련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외계인이 오히려 인간들에게 역으로 당하며, 지옥과도 같은 삶은 살고 있습니다. 사실상 이 모든 부분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그런 외계인 영화들과 그 궤를 전혀 달리하는 것으로 해석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한 스토리적인 참신함을 가지고 있고, 또한 그 참신함을 적절하게 잘 조정을 하면서 영화의 스토리적인 강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이런 SF, 게다가 저예산 영화들의 특징이라면, 보통들 액션에 관해서 좀 아쉽기 마련입니다. 사실상 개인의 추격전으로 나오고, 그리고 심심할 때도 많죠.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SF영화라면 으레 그렇게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한 부분에서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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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