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24. 6. 24. 06:02

 이 영화도 결국 리스트에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영화이긴 한데, 동시에 매우 불안한 영화이기도 해서 말이죠. 아무래도 국내에서 아직 비행기 관련 영화는 제대로 성공했다고 말 하기 힘든 상황이라서 말입니다. 이번에는 아예 역사와 결합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상황인 것 같은데, 일단 한 번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여름이다 보니 적당히 서늘한 영화 보겠다는 계산도 깔렸긴 하지만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솔직히 이번 영화는 좀 놀라운 감독 손에서 작업이 진행 되었습니다. 김성한 이라는 인물인데, 메인 상업 영화에 자주 이름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아니죠. 상업 장편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메인에 이름을 올린 케이스 인겁니다. 이 영화가 생각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생각 해보면 의외라고 할 만한 지점들이 꽤 있는 편입니다. 영화가 한 사람만의 예술이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감독의 특성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 부분이 있긴 해서 말이죠.

 

 대신 앞서 말 했듯이, 장말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이력이 있기도 합니다. 당장에 백두산, 1987, 아수라 모두에 조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이력이 있기 때문이죠. 상당히 다양한 작업을 여럿 해봤다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심저어는 지금 이야기 한 무거운 영화들이 아닌,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나 나의 독재자, 남자사용설명서같은 영화도 곧잘 하는 감독이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 정말 다양한 현장을 두루 거쳐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상업 장편 영화을 직접 이끌고 갈 정도로 단련이 되었다고 말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좀 재미있는게, 하정우가 메인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입니다. 최근에 하정우의 필모그래피는 상태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말이 많은 편입니다. 1947 보스톤 같은 영화나 비공식작전은 돈을 정말 많이 들였는데도 불구하고 흥행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죠. 비평면에서도 휘청거리는 면모가 많이 부각 되었고 말입니다. 심지어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라고 할 수 있는 클로젯 마저도 흥행에서는 그렇게 재미를 못 본 케이스였습니다. 그나마 제 판단으로는 공포 영화로서 중간은 한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만, 당시 개봉 시기도 그렇고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했습니다. PMC 더 벙커 역시 영화 홍보에 비해 썩 시원찮은 흥행을 했고 말입니다.

 

 좀 웃기는게, 바로 그 전으로 가면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신과 함께 시리즈는 비평면에서는 별로지만, 흥행에서 정말 괜찮은 결과를 보여준 바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1987은 비평과 흥행 모두 잡고 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고 말입니다. 싱글라이더 같은 영화는 제작자로 참여하면서, 흥행은 못 할 지언정 적어도 좋은 영화를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청사진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터널, 아가씨, 암살 모두 비평과 흥행을 다 잡는 데에 성공을 거뒀을 정도이죠. 좀 미묘한건 허삼관과 롤러코스터인데, 감독으로서의 면모는 좀 덜 영글었다는 생각이 들긴 했었습니다.

 

 여진구 역시 이번 영화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아쉽게 생각하는 배우인데, 대립군이라는 영화에서 꽤 괜찮은 역할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는 재미를 못 봤었거든요. 서부전선에도 나왔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제 취향이 전혀 아니었구요. 화이 같은 꽤 위험한 영화에도 출연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는데, 사실 도전에 비해 극장에서는 영 힘을 못 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오히려 드라마쪽이 상당히 잘 나가는 편인데, 호텔 델루나나 괴물 이라는 작품을 선택 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보다 더 미묘한 배우는 역시나 성동일 입니다. 절대로 나쁜 배우는 아닙니다. 좋은 작품을 선택하면 좋은 결과를 잘 내주는 배우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심지어 코미디 영화에서는 아예 기본 이상을 잡고 가는 모습도 곧잘 보여주기도 했고 말입니다. 당장에 청년 경찰같은 작품이나 탐정 시리즈가 쏠쏠하게 흥행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상황이죠. 심지어 특별수사 같은, 흥행이 그렇게 잘 된 작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영화 자체는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고 말입니다. 사실 그래서 다른 모습들도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배우인데, 참 미묘하게도 그 다른 모습으로 넘어가게 되면 미묘해집니다.

 

 성동일이 정극 연기 도전을 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리얼과 희생부활에서는 정극 연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사실 연기 자체만 보면 나쁘지 않았죠. 배우가 할 수 있는 최대로 해내는 데에 성공한 겁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영화가 너무 나쁜 케이스였습니다. 두 영화 모두 감독과 편집자가 살벌하게 말아먹은 케이스이니 말입니다. 그나마 반드시 잡는다는 꽤 괜찮은 평가까지 갔습니다만, 흥행은 못했던 상황이죠. 이후 나름 또 다시 공포 연기를 변신에서 시도했는데, 배우들이 다 좋은 연기를 보여줬으나 영화 자체가 망가진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영화는 1971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조종사인 태인과 규식은 속초에서 출발해서 김보에 내리는 비행기를 조종하게 되죠. 이 비행기는 나름대로 잘 출발하는가 싶지만, 이내 기내에서 사제폭탄이 터지면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행기를 통째로 잡치하려고 하는 용대는 조종실을 장악하고, 비행기를 이북으로 향하게 하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규식은 한 쪽 시력을 잃는 상황까지 가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건 상황을 막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이 작품은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비행기를 납치하여, 북한으로 비행기를 돌리려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던 겁니다. 이 영화는 그 실화를 바탕으로 진행 됩니다. 북한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이 비행기를 납치 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에 의한 공포에 시달리거나, 아니면 이 사람을 막기 위해서 노력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각각의 인물들이 가져가는 이야기를 가져가면서, 사건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가를 다루는 것이죠.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를 이야기 하면서 거의 매번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긴 한데,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지언정, 형태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말을 합니다. 그 실화가 주는 메시지가 중요하기에 선택했을 수도 있고, 워낙에 독특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극작품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이 되었건간에, 극영화로 넘어가게 되면 극영화의 룰을 가져가야 한다는 겁니다.

 

 보통 이 문제에 관해서 극으로 재탄생 시키는 과정에서 실화가 주는 이야기를 너무 과신한 나머지, 정작 필요한 부분에 대한 각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를 많이 이야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 반대로, 과도한 각색이 주는 한게를 이야기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캐릭터에 대한 각색은 영화에 필요한 지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냥 그래야 하는 듯 보이니 일단 채워넣고 보겠다는 식으로 보이는 쪽에 가까워서 말이죠.

 

 영화에서 각색이 가장 많이 붙은 것은 캐릭터쪽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가에 관해서 영화적인 상상력이 덧붙여진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어느 정도 있었으니, 영화 제작자들로서는 좋은 먹잇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불행히도 이 지점에서 영화는 우리가 소위 말 하는 신파라 부르는 선택을 해버렸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감정적으로 쉽게 울릴 것 같은 지점들을 집어넣어버린 것이죠.

 

 해당 지점을 아예 엉망으로 다룬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영화가 필요한 지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리고 영화의 스토리상 필요한 지점을 잘 골라냈다고 생각할만한 데 까진 갔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에서 굳이 이유가 정말 중요한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결국 비행기 납치라는 극한 상황을 다루고 있고, 이 속에서 펼쳐지는 사람들의 긴장을 이야기로 다루게 되는 상황이란 점을 생각 해보면 오히려 악당이 우리가 아는 이유를 가지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실제로 이 문제는 영화 내내 계속 이어집니다. 감정적으로 관객에게 공명하는 것이 계속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인지, 영화 내내 주인공과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인간관계를 끊임없이 부여하고 있습니다. 잘 보여주면 주인공 일행에 관하여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응원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너무 과한 나머지 사실상 영화에서 굳이 이 감정이 지금 나와야 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시선의 겹침, 그리고 각각의 문제와 사건의 긴박성에 대한 해석을 가져가는 지점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해법이 있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내 큰 축이라 할 수 있는 비행기 납치에 관해서, 조종사나 승무원, 승객, 그리고 국가 기관 공무원들의 시선이 전부 교차하는 지점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한 겁니다. 심지어는 이 상황에서 악역 캐릭터의 심리나 시선도 반영이 되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려고 하고 말입니다만, 악당의 이야기는 앞선 예시가 될 정도로 불필요한 상황이지만 말입니다.

 

 문제는 이 이야기가 과연 참신한 면을 정말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사실 비행기 납치에 대한 영화는 굉장히 많은 편입니다. 심지어 국내에서도 한 번 영화를 만든 적이 있을 정도죠. 문제는 너무 자주 나왔다는 점입니다. 결국엔느스스로이 특성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영화가 나온데다, 이걸 깨려다 무리수로 넘어진 작품들도 있을 지경이라는 것이죠. 다만, 이번 영화는 이 속에서 좀 더 제작자들이 잘 아는 해법을 찾다 넘어진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 했듯이, 이미 자주 하는 이야기입니다. 수도 없이 만들어진 것이죠. 이번 영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건, 좀 더 감정적으로 두터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려 했다는 점입니다. 불행히도 이 영화는 전자는 뻔하고, 후자는 더 뻔하다는 겁니다. 심지어 한국 관객들이 넌더리내는 지점이 둘 다 모여 있는데다, 이야기에서 서로 맞물려 들어가지도 않고 있다는 것이죠. 이 지점으로 인해서 결국에는 우리가 아는 이야기 둘이 모여 있는 것으로 그냥 뻔하게 다가오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두 방식이 어울리지도 않는다는 점입니다. 재난 영화에서 낮 간지러운 휴머니즘이라는 것은 사실 관객의 허용 영역이긴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 했듯이 이 영화는 그 휴머니즘이 신파라고 다가올 정도로 영화에서 한계가 많은 편입니다. 심지어는 캐릭터들이 도아가며 해당 지점을 내밀다보니 반복적이기까지 아죠. 결국에는 영화가 점점 더 늘어지는 느낌을 주기 시작한단 겁니다. 그나마 긴장감이 넘치는 사건 파트가 영화의 구조를 유지하는 데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영화가 처진다고 말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긴 했습니다.

 

 이야기가 그나마 선형적으로 유지 된다는 것 역시 적어도 이 영화가 지루해지지 않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 내내 정말 필요 없는 이야기를 계속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흐름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들을 남겨놨기 때문에 영화에서 필요 없다 느끼면서도, 아예 영화가 다른 이야기를 하진 않는다고 느끼게 만드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일부 지점에서는 뻔할 지언정, 적어도 먹기게끔은 만드는 지점이 생기기도 했으니까요.

 

 다만, 이런 문제로 인해서 편집이 좀 덜컹거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건의 흐름만 보자면 사실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긴 합니다. 영화 전체로 봐서도 필요한 것들을 잘 끌어들였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말입니다. 영화에서 사건의 흐름에 맞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등장 시키려고 나름 노력은 했고, 동시에 각각의 상황에서 적절한 감정이 뭔지 보여주려고 한 노력도 어느 정도 빛을 봤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문제는, 감정 흐름은 어딘가 어색하단 겁니다. 영화를 빠르게 치고 지나가게 만들기 위해서 정말 다양한 지점에서 편집을 많이 가했는데, 해당 지점들로 인해서 갑자기 영화가 감정적으로 단절되고 점프 해버리는 부분들이 보인다는 것이죠. 사실 스펙터클을 위주로 하는 액션 영화에서는 흔히 보이는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감정을 워낙 크게 다루다 보니 안 보일 수 없는 상황에 들어가게 된 것이죠.

 

 시청각적인 면은 그래도 나름 꽤 잘 잡은 편입니다. 소위 말 하는 시대상 반영에 관해서 나름 꽤 재미있는 지점들을 보여주고 있는데다가, 공간이 주는 공포나 시간에 대한 여러 측면을 시각화 해서 보여주는 등, 영화에서 긴장감을 늘릴 수 있는 장치를 시청각으로 표현하려 노력하는 지점이 꽤 많은 편입니다. 다만, 역시나 다른 영화들에서 굉장히 자주, 익숙하게 봐 왔던 장면들의 향연이다 보니 딱히 새로운 맛은 없는 편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사실상 이 영화가 그래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면, 배우들이 잘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죠. 하정우는 영화에 필요한 지점이 뭔지 명확하게 짚어내면서도, 이번만큼은 본인 특유의 빈정거리는 연기를 좀 줄인 상황입니다. 성동일의 경우에는 본인 이미지를 조금 더 무겁게 가져가면서 나름의 방향성을 잡는 상황이 되었죠. 다른 배우들도 필요한 부분을 짚어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여진구는 좀 붕 뜬 느낌입니다. 정확히는, 본인은 잘 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시나리오랑 캐릭터에 대한 제작자 이해가 받쳐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많이 아쉬운 영화입니다. 어느 정도 긴장감 유지를 한다는 점 덕분에 아예 못 만든 영화라고 말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영화가 필요로 하는 것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어느 정도 길이 유지를 원했던 것 같은데, 사실상 배경 파트를 덜어내고 사건을 확장 하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그냥 시간은 어느 정도 가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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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