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리뷰 오프닝을 먼저 쓰려고 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개봉시점이 시점이 시점이다 보니 한 주 밀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갑자기 추가된 영화들 때문에 제가 정신 못 차리게 바쁜 것도 있었고, 추석에 뭔가 작업량을 줄여야겠다는 판단도 들어서 말이죠. 결국 어프렌티스 리뷰 준비가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그래도 좀 놀 수 있는 시간을 벌었죠. 한 4분 정도? 그 외에도 이것저것 소소하게 줄인게 많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솔직하게 말 해서,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결국 도널드 트럼프라는 인물을 이야기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미국 대통령이었다가, 전 세계를 혀로 뒤흔들어놓은 인물이기도 하죠. 이 글을 쓰는 시점에 다시 대권 도전을 하는 동시에, 쇼맨십이 대통령 당선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가 하는 데까지 너무나도 잘 보여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인물에 관해서 참 묘한 시선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거래의 기술을 결국 제가 끝까지 읽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 영화 관련해서도 도널드 트럼프는 참 묘한 이야기를 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당장에 이 영화 개봉을 막기 위해서 트럼프쪽에서 소송을 걸었을 정도이고, 상영을 중단하면 돈 주겠다는 이야기를 트럼프가 직접 한 바 있기도 합니다. 사실 굉장히 고수위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트럼프 입장에서도 이 쇼가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 아는 상황인 것이죠. 미국 개봉이 국내보다 확정이 늦어지는 상황까지 나왔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무튼간에, 이 영화의 감독은 알리 아바시 라는 인물입니다. 누군지 잘 모른다고 말을 하고 싶은데, 의외로 제가 아는 작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경계선 이라는 기묘한 작품도 찍긴 했는데, 성스러운 거미 역시 영상화 하는 작업을 한 적도 있습니다. 꽤 능력 있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죠. 이란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서구권쪽 작업을 많이 하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웃기는게, 성스러운 거미는 이란 정부에서 길길이 날뛰는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다만, 헐리우드 작업쪽은 좀 애매하긴 합니다. 다 북유럽권쪽 작업에 더 가까운 상황이어서 말이죠. 그래도 헐리우드 작업을 안 한 건 아닌데, 불행히도 영화가 아닙니다. 시리즈물인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에피소드 감독을 맡은 것이죠. 두 편 정도인데, 아무래도 시리즈물인 이상 아무래도 감독 역량보단 제작자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하는 지점이라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긴 합니다. 그래도 에피소드별 평가가 상당히 고른 시리즈이다 보니, 어느 정도 감독으로서 확고한 위치가 있다고는 할 수 있죠.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역할을 한 배우는 세바스찬 스탠입니다. 마블 영화 시리즈에서 버키 반즈 역할을 한 배우이죠. 사실 이 배역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다른 배역들이 좀 많이 잊혀지는 감이 있긴 합니다. 그만큼 확고한 위치가 있는 데다가, 앞으로도 출연이 확정된 상황이기도 해서 계속 이미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기도 하죠. 배우로서는 좀 위험한 일이긴 한데, 잘 하고 있으니 뭐라고 하기도 좀 묘하긴 합니다.
그래도 배우로서 단 한 개의 배역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쉬운 이유가 몇 가지 있긴 합니다. 아이, 토냐 같은 영화를 보면 의외로 강렬한 배역 옆에서도 그다지 밀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바션이나 어바웃 리키 같은 작품에서도 주연을 잘 받쳐주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기 때문이죠. 로건 럭키에서도 영화에서 묘하게 감초 같은 지점을 잘 찾아간 바 있고 말입니다. 메인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배우인걸 증명한 적이 있는데, 라스트 풀 메저라는 영화에서 꽤 무게감 있는 배역을 잘 소화 해낸 바 있기 때문입니다.
로이 콘 역할을 맡은 배우는 제레미 스트롱 이라는 배우입니다. 사실 이 배우는 많은 분들이 기억하는 분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래도 꽤 괜찮은 작품을 많이 거쳐간 바 있죠. 당장에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세븐이나 젠틀맨 같이 전혀 색이 다른 영화에 출연한 이력이 있으니 말입니다. 빅 쇼트에서도 꽤 괜찮은 연기를 선보였었고 말입니다. 다만, 영화가 다 괜찮다고 하기는 힘든게, 간간히 세레니티 같이 어딘가 묘한 영화들이 끼어 있어서 말이죠. 그래도 평균적으로는 괜찮달까요.
이바나 트럼프 역할을 맡은 배우는 마리아 바카로바입니다. 사실 얼굴보다는 목소리가 더 유명한 배우이긴 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코스모 목소리를 맡은 배우여서 말이죠. 국내에는 개봉한 영화가 최악의 허니문 이라는, 어딘가 참 애매한 영화 하나가 다일정도이긴 합니다. 그래도 나름 시도가 꽤 대단한 배우로, 보랏 속편 관련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기도 합니다.이 외에 눈에 띄는 배우는 마틴 도노반 정도인데, 설명하기 참 애매하긴 합니다. 테넷에서 등장했다는 거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영화는 당연하게도 도널드 트럼프를 중심으로 진행 됩니다. 다만, 굉장히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젊은 시절의 도널드 트럼프는 뉴욕의 부동산 업자 아들로서, 세입자들에게 밀린 집세를 받으러 다니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로이 콘 이라는 변호사를 만나게 되죠. 로이 콘은 정,재계 인사들을 변호한답시고 정치 브로커 역할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죠. 도널드 트럼프는 로이 콘과 같이 다니면서 그의 기술을 흡수하고, 더 큰 성공을 향한 야망으로 불타게 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 인물, 게다가 지금도 문제가 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극영화로 만들 때, 영화가 가장 피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인물에 관한 평가를 하는 듯 하면서도, 화자가 아예 뚫고 나와 웅변을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려운 이야기처럼 보입니다만, 제가 자주 하는 말을 인물용으로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극영화가 메시지에 휩쓸려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죠. 이 영화가 잘 한 지점이기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인물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강렬한 쇼맨십을 바탐으로 사업을 하던 인물이고, 여러 버라이어티쇼에 나오면서 자신의 쇼맨십적 가치를 끌어 올렸으니 말입니다. 여기에서 마무리 되고, 그냥 말 많은 사업가로 남았으면 좋았겠지만, 그 쇼가 너무 강렬했던 나머지 미국 대통령이 되어버린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그 쇼만으로 정치를 이끌어가려다 세상을 망가트린 인물이기도 하죠. 이런 인물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아무리 극 영화라고 하더라도 결국 웅변조로 갈만한 지점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영화는 해당 지점에 관해서 상당히 괜찮은 선택을 했습니다. 지금 뭘 했는가를 말 하지 않는 것이죠. 대신 그가 왜 지금의 트럼프가 되었는가 라는 질문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전개 합니다. 이 질문을 통해 영화의 시작지점이 결정 되었고, 지금의 인물이 되기까지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그 성격이 실제로 당시 발현되면서 무슨 문제가 터졌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쪽으로 영화를 진행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해당 지점들 덕분에 오히려 영화는 불같이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상황을 관찰하는 쪽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어딘가 묘한 인물의 행동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뭔가 있는 듯한 인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에서 아예 볼 수 없는 성격은 아닌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며, 영화는 이야기를 전개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각의 상황에서 일정한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스스로 그 선택의 결과에 영향을 받는 모습도 함께 말입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결국 한 인물이 어떻게 재구성되어가는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몇 가지 사건들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각각의 사건은 이야기 내의 이야기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들은 서로 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그 이야기들은 분명 한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이 인물에게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인물이 끼어드는 여지로서도 작용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각각의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을 구성하는 방식을 택한 상황이죠.
영화는 각각의 과정을 꽤 세밀하게 그려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각각의 상황에서 보여주는 사건들은 꽤나 차갑게 그려지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인물에 관해서마저 차갑게 그리진 않습니다. 사건 자체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그 사건이 진행시키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서 오는 여러 캐릭터들의 성격이 더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건의 이야기가 단순히 그냥 버려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만큼 영향력에 대한 부분을 중요하게 다룬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 캐릭터를 그만큼 중요하게 다룬다는 이야기죠.
영화에서 나오는 도널드 트럼프는 아주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단순히 치사한 것을 기반으로 하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가진 욕망이 무엇이고, 이 욕망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비쳐지는지에 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물의 특성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되고, 그리고 이 욕망을 위해서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포장해서 보여줄 것인지에 관해서 생각하게 되는 과정을 영화에서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트럼프를 친근하게 그리진 않습니다. 말 그대로 불편한 인물에서, 점점 더 혐오스러운 인물로 변하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 상황에서 이를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덕분에 관객은 관찰자의 시점에서 남게 됩니다. 도널드 트럼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어떤 것이고, 이에 관해서 어떻게 형성 되었는가에 관하여 영화가 나름 영리하게 전달 하려고 노력한 셈입니다.
여기에서 영화가 한 가지 더 신경 쓴 것이 있는데, 혐오스러운 여러 면면들을 매력적이지는 않되, 대신 이게 왜 흥미로운지에 관해서 보주려고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영화에서 각각의 상황은 단순히 트럼프가 어떻게 반응했다 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이 있기에 트럼프가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과 연계 하는지에 관해서 과정 자체를 더 많이 보여주는 데에 주력한 겁니다. 말 그대로 캐릭터가 주도적으로 스스로를 형성 하는 과정 자체가,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지점을 가져가게 만드는 데에서 영화의 재미를 만들어낸 것이죠.
단순히 본인만 이런 특성을 드러내면 반복적이 되므로, 영화는 로이 콘 이라는 인물을 부각시킵니다. 실제로도 도널드 트럼프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기도 하기에, 영화에서 여러 감정적인 지점에 대한 설명을 로이 콘이 시작점으로 보여주는 것도 적절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이야기 구성에서 필요에 의한 로이 콘과의 만남, 그리고 각각의 사람 됨됨이로 인한 기묘한 유대를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데에 사용한 것이죠.
해당 지점에서 보여주는 로이 콘 역시, 강렬한 성격적 특성을 보유하는 모습입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매우 강렬한 면들이 줄줄이 등장하는데, 이 역시 어느 정도 완급 조절을 해내고 있기에 영화적인 재미를 보장하는 또 한 면이 됩니다. 동시에 이 역시 인간적이지 않은 비틀림이 주요 특성이 되기 때문에 영화적으로 대단히 흥미로운 면모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죠. 게다가 트럼프와의 성격 교감에 관해서 영화가 꽤 열심히 서술하기 때문에 더 강렬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당연히 희생되는 캐릭터들이 나오게 되고, 영화는 이 희생 되는 캐릭터들을 통해 트럼프라는 캐릭터를 완성 시키게 됩니다. 사실 그래서 좀 도구적으로 보이는 면들이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만, 이 지점이 더 비극적이게끔 다가오게 만드는 쪽으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지점에서 상대편의 인간성에 관해서 강조 함으로 해서 인간사의 비극을 더 많이 드러내는 데에 성공한 것이죠. 이런 특성은 영화에서 각각의 에피소드가 마무리 되면서 사용되는 방식이기도 하기 때문에, 영화에서 관객들이 더 상황을 강렬하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흐름과 이미지라는 것을 통해 완성 되었습니다. 좀 재미있는 것이, 성격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반의 기승전결에 관해서 신경을 꽤나 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캐릭터의 변화상에 관해서 극적인 면모를 강화 하고, 영화에 맞게끔 각색을 함으로 해서 만들어내느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는 그런 지점들이 어느 시대에, 더 정확히는 어느 과거에 어떻게 발생 했는지에 관해서 관객들이 끊임없이 상기하게 만들고 있고 말입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세바스찬 스탠은 워낙에 다양한 연기 시도를 하고 있고, 이에 관해서 이번에도 비슷한 시도를 했다고 보이는 부분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혐오스럽게 다가오는 마지막을 장식하는 데에도 성공했죠. 제레미 스트롱 역시 로이 콘 이라는 괴이한 인물을 제대로 연기하는 데에 성공을 거뒀고 말입니다. 이 외의 배우들 역시 만만치 않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죠.
솔직히 맘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당장에 우리가 아는 혐오스러운 인물의 근원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고, 이를 대단히 세밀하게 구성해서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걸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고, 말 그대로 관찰 기록처럼 보이게 하면서도, 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데에도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진영 논리로 영화를 접근하게 되면 이 영화가 대단히 화나는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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