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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7 문프린세스: 문에이커의 비밀 - 전 앞으로 영화 편식 안 할 것 같습니다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7. 11:06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이번주는 세편이 버티고 있습니다. 일단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어제 본 문프린세스 : 문에이커의 비밀이었죠. 이제 버티고 있는 영화는 오늘 밤에 볼 레볼루셔너리 로드, 그리고 내일 오전에 볼 말리와 나 두 편이 버티고 있는데, 솔직히 이번주에 핸드폰을 보려고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극락도 살인사건을 별로 재미없게 본 터라 아무래도 같은 감독이라는 것은 별로 안 땡기는 편이더군요. 그래서 제끼기로 했습니다. 만약 언젠가 보게 되면 보게 되겠지만 일단 이번주는 이 정도만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정신을 좀 다쳤기 때문에 아무래도 위험도가 있는 영화를 또 도전하기는 좀 어렵군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가버 추보 감독의 전작인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는 나름대로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일단 영화적으로 상당히 특이한 물건이었는데, 판타지라고 국내에서는 열심히 홍보를 했습니다만 판타지의 탈을 뒤집어 쓴 성장영화라는 평을 들었죠. 물론 상당히 잘 만든 영화라는 평도 들었고 말입니다. 실제로 제가 본 바로, 판타지 영화 특유의 느낌이 그렇게 많지는 않고, 오히려 흔히 말하는 소년 소녀 성장 영화에 가까운 스토리를 지니고 있었던게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그 영화를 기억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솔직히 약간 다른 이유인데, 찰리와 초컬릿 공장에 나오는 주걱턱 아줌마네의 지고 못사는 여자애가 그 영화에서 진짜 예쁘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전 다른 배우인줄 알았을 정도였죠.

아무튼간에,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도 상당히 기대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특징은, 상당히 오래된 원작을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원작의 이름은 작은 백마, 작가는 엘리자베스 굿지인데, 실제로 상당히 오래된 작가입니다. 영국에서는 아이들의 침대맡에서 읽어주는 작품이죠. 그리고 또 이 작품이 유명해진 것은 최근에, 조앤 K 롤링이 해리포터의 아이디어를 바로 작은 백마를 읽고 떠올린 것이라고 해서 국내에서 유명해졌죠. 영화로 찍기 전에 국내에 소개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간에 이제는 영화로 나온 것이죠.

그리고 이 영화에는 또 연기적으로 어느 정도 하는 배우들이 상당수 캐스팅이 되었습니다. 일단 우리에게는 판타스틱 포로 잘 알려진 이안 그루퍼드가 이 영화에서 삼촌 역으로 캐스팅이 되었고, 트루먼 쇼에서 트루먼에게 진실을 알려주려고 노력을 하던 그녀, 나타샤 맥켈혼이 캐스팅 되었으며, 미녀 삼총사와 나홀로 집에2에서 얼굴을 내밀었던 팀 커리가 이 영화에서 악역으로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황금 나침반에서 당돌한 여자애로 나오는 다코타 블루 리처드가 이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오죠. 결국에는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배우들을 데리고 영화를 찍게 되는 거죠. 이 정도면 기대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가서 보게 되죠 그런데.......기대를 져버렸습니다.

기대를 져버렸습니다 정도로 끝나면 말을 안 합니다. 말 그대로 영화가 바보가 되었습니다. 하나하나 따져보기로 하죠.

일단 영화 스토리는 그냥 애들용입니다. 해리포터의 초기 수준이라고 보면 무방할 듯 싶은데, 이 영화에서 이 여자애가 겪는 모험은 솔직히 모험이라기 보다는 그냥 여행이고, 그리고 여정이 험난하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귀여운 모험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여정은 말 그대로 뭔가를 구하기 위한 모험인데, 영화적으로 그 여정에 참여하게 되는 감정적인 계기도 부족하고, 심지어는 여정에서 오는 위기에는 급박함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일단 아이들이 보기에 그냥 그런 눈높이에 맡추려고 그런 짓을 한 것 같은데, 솔직히 아쉬움을 넘어서 도가 지나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도 너무 빨리 화해하고, 너무 직선적입니다. 얼마 전 본 마다가스카의 복잡한 감정선은 애들에게는 도가 지나치게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이 영화는 아예 그런 감정선을 전부 치워버렸습니다. 정말 짜증나는 일인데, 이 영화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감정선이고 뭐고간에, 일단은 사람들이 성질부터 내고 보고, 알기 쉬운 수준의 이야기만 하며, 심지어는 사랑마져도 단순 무식하기 짝이 없습니다. 영화에서 시간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면을 한번에 다 다루다 보니 감정적인 변화에 관해 너무 인색하게 흘러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몇몇 캐릭터는 아예 그냥 병신으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정교사 캐릭터는 말 그대로 가정교사가 아니라 민폐 끼지는 개그 캐릭터도 등장을 하고 나르대로 중요한 역할로 나온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캐릭터다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가 거의 없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죠. 거의 모든 캐릭터가 이런 식인데, 심지어는 나름대로 중요한 로빈이라는 캐릭터 마져도 왜 도데체 주인공 여자애를 믿게 되는지 행동적으로 아무 단서가 없습니다. 캐릭터 행동에 밑도 끝도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에는 영화적으로 정말 말도 안 되는 행동입니다. 애들 영화라도 지켜야 할 선은 있는 거니 말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스토리를 어느 정도 재각색을 해야 할 터인데, 말 그대로 소설 그대로를 차용해 버리는 짓을 저질렀습니다. 영화 가 성공을 하려면 어느 정도 스토리적으로 조정이 필요한 넋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스필버그 식의 스토리 완전히 박살내서 다른 작품 만들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반지의 제왕처럼 영화에 어울리는 부분은 살려내고,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덜어내는 방식을 사용해야만 하는데, 이 영화는 말 그대로 고지 곧대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나마 복장이 좀 볼만한데, 이 영화의 시대극적인 분위기에서 나오는 복장은 그나마 좀 낫습니다. 그런데, 꼭 그렇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 이 영화에서 악당으로 나오는 사람들의 복장중 몇몇은 보고 속으로 "무슨 락 스타냐" 할 정도로 미묘한 복장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일단은 이 영화에서 원작에 나오는 로빈의 캐릭터를 보면 특히 심한데, 로빈의 눈 밑에다 스모키 화장은 잔뜩 해 놨더군요;;;;심지어는 다른 배우들도 그런짓을 잔뜩 해 놨더랍니다;;;

일단 배우들이 연기는 그런대로 열심히 합니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하려고 하는 것도 보이죠. 하지만 이 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 다코타 블루 리처드는 연기에 별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사는 딱딱하고, 연기는 천편 일률적이며, 심지어는 감정선도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캐릭터적인 문제도 상당하지만, 이는 연기에 별로 관심이 없는 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연기를 한다거나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최소한 자기가 맡은바 임무는 성실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정말 한심한 수준입니다. 이번주에 차라리 핸드폰이나 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요즘 그냥 극장에 애들 데리고 애들용 영화 보러 가는 건 이런 영화 배불려 준다는 이야기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냥 애들 극장 구경은 좀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결과적으로 의도되지는 않았는데, 다코타 블루 리처드는 영화 잡아먹는 마녀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전작인 황금 나침반을 아시는 분들은 무슨 이야기인지 아시겠죠.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마 앞으로 거의 모든 영화를 매우 기쁘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저도 그렇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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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