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9. 15:23

 사과말씀부터 드려야겠네요. 이번 리뷰가 미친듯이 길어진 데에서 말입니다. 일단 이 리뷰가 작성된 현재, 세번 관람을 완료한 상황입니다. (프리미엄패키지를 두번에, 서와 파를 동시에 해주는 것까지 관람을 다 했다죠) 덕분에 필름 상영과 디지털 상영도 비교해 볼 수 있었고, 대략적인 영화 패턴도 완전히 감지해 낼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간에, 이번주는 이 외에도 개봉작이 세편이나 되는 관계로 결국에 리뷰를 일단 미루고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1부 리뷰는 여기를 보시면 됩니다.

2부 리뷰는 여기를 보시면 되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7. '파'의 비쥬얼 - 영화적인 흐름에 좀 더 걸맞는 방식은?

에반게리온의 비쥬얼적인 측면은 이미 TV 시리즈 시절부터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측면들이 보이는 작품이었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서를 보면 아시겠지만, 에바가 걷는 장면에서 옆에 있던 공중전화 부스의 유리창이 깨지는 효과가 나옵니다. 그런 장면들중 일부는 이미 TV판에서 적용이 되었던 장면들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장면들이 TV판에서는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그 덕분에 유명해진 측면도 있었고 말입니다.

그리고 서에서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이 됩니다. 에바와 사도라는 두가지는 결국 상상력의 산물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 외에는 사실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한 측면들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물론 건물들이 유사시에 땅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조금 묘한 장면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부분에 있어서도 상당히 많이 사실에 입각하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실제로 이 작품의 전체를 관통하는 비쥬얼은 헐리우드의 하이퍼 리얼리즘보다는 떨어져 있을지 몰라도, 극적인 판단 하에서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적절한 선에서 잘 해결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리얼리즘쪽 이야기 보다는 과연 이 작품이 어떤 비쥬얼을 가졌기에, 영화에 이렇게 빠져들게 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 분명 의문으로 떠 오를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그간의 일본 애니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비쥬얼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일본 애니의 비쥬얼을 생가그을 해 보도록 하죠. 일단 24화짜리 애니 기준으로 말입니다. 이 정도 되면 나름대로 단순화 하는 측면이 있어야 하고, TV방영분이므로, 매주 나가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상에서 받쳐 줘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극장판은 조금 그 측면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의 극장판들을 생각 해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도마에 올릴 수 있는 작품이 가장 최근에 본 나루토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분명 극장판이기는 하지만, TV판과 별 차이 없는 베이스를 보여주면서, 도잇에 그저 와이드 하면에 맞는 재배치를 보여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이같은 스타일은 거의 모든 일본의 TV판의 연장선에 있는 극장판에 적용이 됩니다.

하지만 극장용으로 처음부터 개봉된 작품은 또 다른 측면을 보여주는데, 주로 비쥬얼적인 시도를 좀 더 많이 한다는 겁니다. 주로 와이드함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서사적인 측면을 무지하게 드러내려고 하며, 그림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이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그로 인해서 그림이 예쁜 작품들이 상당히 많죠. 다만 이런 부분으로 인해서 이야기가 속도감을 띄거나, 아니면 액션성을 올리기는 매우 힘든 일이 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바로 그 부분을 해 냅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액션적인 부분에 있어서 매우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해석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영화가 지루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죠. 실제로 이러한 연출법은 헐리우드에서 많이 행해지는데, 에반게리온에서는 애니메이션이 맞게 재 해석을 합니다. 어찌 보면 업이나 라따뚜이같은 영화들이 이런 연출법을 쓸 수도 있지만, 이런 애니메이션들과는 또 방향적으로 차별이 된다고 할 수 있죠.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상대 연령대가 다른 탓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또 한가지 특별한 점은, 화면과 음악의 대조라는 것을 쓴다는 겁니다. 보통 헐리우드에서도 이 방식을 꽤 많이 쓰는데, 정말 중요한 클라이맥스의 순간에서는 음악을 절대로 강하게 주지 않고, 단선율로 간다는 것이죠.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이 반지를 들고 있다던가 하는 장면들 같은 것들 말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단선율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음악이 오히려 합창이 될 수도 있는데, 화면의 연결은 절대 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밝은 음악이 터져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연출 미스가 아닌가 하시는데, 오히려 화면이 상당히 부각이 되는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음악이 너무 밝게 나가는 관계로 이런 부분이 조금 죽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음악이 내는 효과는 대단합니다. 화면은 무자비하고 슬픈데, 음악이 밝음으로서, 더더욱 파괴력을 갖는 것이죠.

에반게리온 파는 이런 연출법으로 이미 승부를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는 흥분이 올라와야 할 순간에는 흥분도를 올려줄 만한 음악을 많이 사용했고, 클라이맥스에서는 영상을 더더욱 부각시키는 역설 효과를 사용하는 특단의 조취까지 취해 놓은 셈이까요. 이런 연출법은 헐리우드에서도 꽤 상위에서 보여지는 연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 - 영화는 분명 엄청나게 잘 만들었다.

이 작품은 분명히 매우 잘 만든 작품입니다. 스토리적으로도 완성도를 엄청나게 많이 끌어 올렸고, TV와는 다른 환경에서, 그리고 다른 스케일이라는 것을 정말 완벽하게 해석을 해 낸 작품입니다. 실제로 제작비 차이로 인해서 TV판에서는 심리극을 좀 더 많이 끌어 들여야 하는 반면에, 극장에서는 좀 더 많은 돈을 써서 심리극 보다는 영상적인 스펙터클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들 같은 것 말입니다.

게다가 일반 관객의 접근성도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이 부분이 정말 주효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일본식의 해석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작품이니 말입니다. 실제로 일본은 마니아층을 노려도 흥행이 되는 반면,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니 말입니다.

뭐, 길게 썼습니다만, 올해 최대의 복병이 되엇습니다. 다만 개봉 뒤 3주 후 부터는 정말 피터지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기 때문에, 아무래도 관람을 서두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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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