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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9 9 - 어둡고 아름답다. 하지만.......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9. 11:14
디스트릭트9 이후릐 오랜만의 신작 영화 이야기 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날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조만간 이번에는 부산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시즌도 다가오는군요. 솔직히 제 주변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무래도 이번 영화제는 조금 내려가기 힘들 듯 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상황 봐서 적절히 주말에 영화관 순례 할 각오 하고 내려갈 예정입니다. 다행히 9월에는 2, 4주에 볼 영화가 거의 몰려있는지라, 나름대로 한가하다면 한가하군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지금 현재 이 영화에 관해서 가장 많이 올라오는 것은 역시나 아무래도 이 영화의 제작자가 팀 버튼이라는 이유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티무르 베크맘베토크도 제작자이기는 한데, 네임 벨류면에서 아무래도 팀 버튼보다는 떨어지죠. 게다가 감독인 쉐인 액커도 아무래도 장편에서는 신인인지라 결국에는 팀 버튼의 색채가 잔뜩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또 다른 제작자는 티무르 베크맘베토크인데, 이렇게 되면 또 원티드 생각나게 마련이죠. 원티드의 감독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원티느식으로 9를 찍었다고 한다면........글쎄요. 전 솔직히 감이 안 옵니다. 어쨌든간에, 팀 버튼과 티무르 베크맘베토크라는 두 이름 때문에 이 작품이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체 어찌하여 이 두 사람의 망므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가에 관한 궁금증이죠.

하지만 제작자로 참여한 덕에 문제가 되는 것은, 진정한 작품의 색에 관한 부분이 희석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팀 버튼의 색채라는 것이, 흔히 말하는 매우 기괴하지만 재미있는 스타일이고, 원티드라고 한다면 말 그대로 막장으로 가버리지만, 역시나 매우 기묘하고 재미있는 영화의 이야기를 유지하고 있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의 색은 확연히 다르고, 두 사람의 영화에서 기대하게 되는 점도 모두 다릅니다. 아마 그 두가지점이 기괴함과 매우 막장으로 가지만 신나는 액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군요.

하지만, 이 두가지를 기대하고 가시면, 이 작품 매우 실망스러우실 겁니다. 정작 이 작품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쉐인 액커라는 우리는 잘 모른 감독의 파워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쉐인 액커의 강점은, 이 작품의 첫 소재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단편으로 잘 정제해서 만들어 낸 시절이 있다는 겁니다. 대략 9분정도의 길이인데, 역시나 헝겊으로 만든 인형과 로봇의 대결이라는 면을 보여주죠. 다만 단편인데다, 거의 개인이 만든 작품 수준인지라 대사도 거의 없고, 극장에서 나온 영화처럼 거창하게 이야기를 진행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오밀조밀한 맛이 있고, 우정에 관한 부분은 오히려 극장보다 좀 더 잘 나온 맛이 있습니다. 스토리도 굉장히 직선적이고 말입니다.

이쯤 되면 대략 감을 잡으실 텐데, 이 작품은 바로 그 단편에서 발전해 온 작품입니다. 쉐인 액커가 그대로 감독이고, 팀 버튼과 티무르 베크맘베토크는 쉐인 액커의 상상력에 매료가 되어서 제작자가 되어준 거라고 할 수 있죠. 실젤 이들의 이름은 얼굴마담수준이라고 해도 전혀 상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조금 묘합니다. 일단 역시나 인류가 없는, 인류가 멸종한 세계입니다. 주인공은 나름대로의 비밀을 간직한 헝겊인형이고, 역시나 적은 로봇입니다. 하지만 단편과는 다르게, 영혼의 의미에 관해서 좀 더 깊은 탐구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지깋, 이 영화의 길이가 좀 많이 짧기 때문에 그 탐구의 깊이도 사실 좀 부족해 보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 납득할만한 선까지는 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매우 어두운 세계를 가지고 영화를 진행을 합니다. 인류가 완전히 멸망한 세상에서, 한 사람이 자신이 죽어가면서까지 남긴 인형들이 세상을 구하는 내용이니 말입니다. 물론 그들도 매우 엄청난 희생을 치뤄야 했고, 죽은 뒤에는 단지 해방이라는 것이 있지만, 살아 돌아오지 않는것도 표현을 해내죠. 솔직히, 이 작품은 와이드 개봉작중 제가 본 중에서 가장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는 과연기계가 마지막 단계로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해서까지 이야기를 합니다. 이 작품에서 바로 그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아집과 오만으로 그 힘을 이용하고자 한 인간이 결국에는 그것으로 인해 멸망했다는 이야기를 진행을 하죠. 솔직히, 이 작품을 보면서 극장에서 아이들을 볼 수 없었는데, 솔직히 이 정도 되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내용입니다. 게다가 무섭기까지 한데다, 유머도 거의 없습니다.

이 정도 되면 대략 어떤 집단이 생각나실 겁니다. 디지털 애니의 명가중 하나인 픽사의 스토리가 흔히 말하는 디즈니 클래식의 스토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그것을 계승했다고 볼 수 있고, 그리고 그 위에 기술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것 말입니다. 그리고 드림웍스는 흔히 말하는 돈 버는 애니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관해 정의를 내렸고, 최근 아이스 에이지3으로 인해 새로운 강호로 떠오른 블루스카이는 스토리 외에도 애니에서 캐릭터가 어떤 존재인가를 확실히 각인시킨 곳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어떤 범주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일단 이 작품은 흔히 말하는 돈 벌기 위한 작품보다 훨씬 대중성이 떨어지는 무거운 스토리로 이루어져 있고, 캐릭터적인 면도 사실 스토리의 무게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우정과 희생게 관해 이야기 하지 않았다면 솔직히 그다지 특색 없을 주인공, 그리고 돈을 긁어들이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장치와도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단편의 고집을 그대로 장편으로 늘려 놓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아쉬운 점이 없는가, 그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이런 저런 면에 있어서 너무 참신하기에 스토리가 너무 짧고 산만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수박 겉핥기식으로 가버린다고나 할까요. 러닝타임이 90분이 안되기 때문에 더욱 아쉽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영상적인 면은 시종 일관 상당히 괜찮습니다. 일단 흔히 말하는 공포물의 구도와 액션영화의 구도, 그리고 휴먼드라마의 구도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영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전반적으로 세피아톤이고, 빨간색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매우 황량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의 초록색은 매우 공포스러운 느낌도 자아내지만, 흔히 말하는 밝은 느낌을 동시에 가지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이 작품에서 화면 질감이라고 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잔인하게 이야기 하면 아이스에이지보다도 더 단순화된 표현을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픽사가 아닌 이상, 화면이 얼마나 실사에 가까워져 있는지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것도 매우 무의미한 일이란 생각도 드는군요.

어쨌거나, 전반적으로 매우 아쉬운 작품입니다. 희대에 남을 걸작을 만들 수 있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짧은 러닝타임으로 인해서 이야기가 너무 압축이 되면서 중심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 되면 쉐인 액커는 어느 정도 제련이 더 되면 정말 괜찮은 작품도 찍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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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