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7. 11:33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솔직히, 이번주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줄리아 로버츠와 클라이브 오웬이 나오는 더블 스파이를 보고 싶었는데, 솔직히 이번주에 노잉에,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그리고 엽문, 매란방까지 합치고 나니 말 그대로 춘추 전국 시대가 개막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다음주가 영화가 딱 하나 볼 예정이고, 더블스파이야 평이 그다지고, 매란방은 아무래도 예술영화계로 소개가 된지라 의외로 소규모로 생명력을 밀어 붙일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일단은 뺐습니다. (제가 말하는 평은 미국 평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때려 부수는 장르인 노잉을 가장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그럼 리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알렉스 프로야스의 영화는 딱 두개밖에 기억이 나는 것이 없습니다. 그중 하나는 그의 정말 유명한 작품인, 말 그대로 미묘한 에너지가 흘러 넘치는 영화, 다크시티이고, 나머지 하나는 윌 스미스가 나오는 그냥 일반적인 액션 영화인, 뭔가 담으려고 무지하게 노력을 많이 했지만 결국에는 그냥 액션영화로 끝나버린, 그러나 일정한 재미는 가지고 있었던 아이, 로봇 두편입니다. 두 편 모두 매력이 있는 영화이지만 아무래도 다크 시티는 워낙에 좀 된데다, 모르는 분들이 조금 있을 듯 하니 소개를 좀 하고 넘어가야 할 듯 하군요. 그리고 다크시티를 어느 정도 알고 가면 노잉이라는 영화도 왜 이렇게 찍혔는가 이해가 될 터이니 어느 정도 알고 계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다크시티라는 영화는 말 그대로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최고 작품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외계인들이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오래 사는가에 관한 연구이죠. 그 와중에 외계인들이 개발해 낸 사람들을 계속 밤시간 안에 가두고, 자신들이 필요할 때 마다 사람들의 기억을 바꾸며 말 그대로 사람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 사람들은 사실상 외계인이 그들의 인생을 지배하는 것도 모른채 말 그대로 그냥 살아갑니다. 그 와중에 주인공은 일종의 실수로 인해 모두들 외계인이 잠들게 만드는 시각에 깨어 있을 수 있게 되고, 이 작은 상황으로 인해 외계인들의 모든 실험이 바뀌게 됩니다. 그 와중에 벌어지는 일이죠.

이 영화는 바로 그 기괴한 이야기를 가지고 말 그대로 인간성에 관한 의문을 제기를 합니다. 과연 인간이 기억만 가지고 사는 것인가에 관한 문제죠. 외계인들이 아무리 기억을 바꿔도 외계인들보다 인간이 더 오래산다고 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답을 그 수많은 역경속에 알게 되고, 마지막 남은, 그리고 그와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외계인이 어째서 같은 기억을 가지고도 인간만큼 오래 살 수 없는지에 관한 답을 제시를 합니다. 그리고 그 답은 전혀 다른데에 있었죠. (아무래도 스포일러인지라 확답을 내려드릴 수 없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알렉스 프로야스는 인간의 마음에 관해서 상당히 심도 있는 탐구를 영화속에서 진행을 시켜 왔습니다. 약간은 방향이 다르기는 하지만 아이, 로봇에서도 그랬죠. 아이로봇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로봇과, 인간이지만 일부가 로봇이며, 로봇을 믿지 않는 인간, 그리고 인간이 인간 스스로 위협이 된다고 인식하는 컴퓨터가 등장을 하면서 인간에 관한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려고 합니다. 물론 아무래도 액션에 가려지는 통에 그냥 저냥 액션영화라고 인식이 되어 버리는 문제는 있었습니다만.

실제적으로 노잉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단지 한 아이의 아버지라는 느낌정도만을 강조를 하면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그리고 얼마나 처참하게 죽을 수 있는지 정말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인간들의 마음에 관해서는 이 영화의 결말에서 말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선 말 그대로 패닉에 빠진 군중과 니콜라스 케이지를 대비해서 보여주는데, 섬뜩하기 이를 데가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그 차이는 스스로가 과연 이 광기의 종말이 과연 진짜 마지막인지, 아니면 이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그 뒤가 있는지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차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일반적인 블록버스터와는 많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가족과의 사랑과 인간이 막을 수 없는 재앙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생각나는 영화 하나가 있죠. 바로 투모로우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투모로우와 전혀 다른 길을 갑니다.

이 영화는 우선,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일종의 공포와 접목시켜서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아들은 이상한 목소리를 듣고, 그 전에도 이상한 목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나오고, 그리고 그들이 과연 생명을 구할 것인지에 관해 주인공은 의문을 가집니다. 대표적인 인간 심리라고 할 수 있죠. 동시에 자신의 아들에 대한 사랑도 그려집니다. 말 그대로 사랑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확신이 있기 전까지는 말 그대로 참혹한 사건이 있죠.

그리고 이 영화는 바로 그 참혹하기 이를데 없는 사건들을 말 그대로 정말 무시무시하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서는 솔직히 사고 나는 장면이 딱 두 장면입니다;;; 마지막은 말 그대로 클라이맥스죠. 하지만 이 두 장면만 가지고도 이 영화가 얼마나 밀어 붙이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들은 정말 실제로 일어다는 상황마냥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처음에 나오는 것은 비행기 추락장면인데, 저같이 몰입 잘 하는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등골이 다 서늘하고, 말 그대로 정말 무서웠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핸드헬드 기법과 무관하지 않을 듯 한데, 마치 다큐멘터리 장면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감이 납니다. 이 문제는 이후에 나오는 두 장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죠. 하나는 이미 한 번 영상공개로 충격을 던져주었던 지하철 사고 장면인데, 이 장면 역시 공포스울 정도로 실감이 납니다. 마지막 장면도, 어찌 보면 극도의 묵시록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와중에 희망을 던져주지 않으면 말 그대로 이건 그냥 공포영화이고, 사람들이 영화관을 나갈 때 처참한 기분은 안겨주고 그냥 끝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나마 희망을 던져주고 있죠. 하지만 문제는, 너무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데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은 흔히 말하는 구세주류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어정쩡한 결말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평가하는데, 말 그대로 극독이 되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최선의 결말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들의 절망은 어찌 보면 그런 종교적인 세계관에서 보면 말 그대로 그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도 해석을 할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감안하고 보신다면 영화를 말 그대로 즐겁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니콜라스 케이지는 이 영화에서 해야 하는 부분이 상당한 연기력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흔히 말하는 블록버스터적 공식을 미묘하게 변주해 내고 있죠. 어찌 보면 지구가 멈추는 날의 공식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지구가 멈추는 날은 이 공식의 변주에서 완급 조절에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인간미를 더한다는 것이 말 그대로 실소만 자아내는 격이었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바로 그 인간미라는 부분에 있어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니콜라스 케이지가 서 있는 거죠.

이 영화에서 그는 홀아비입니다. 마누라를 사고로 잃었고, 신을 믿는자의 아들이지만 신을 부정하며, 동시에 아들을 끔찍히도 사랑하죠. 그는 이 영화에서 계속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좌절하고 또 좌절합니다. 사실상 이런 연기는 배우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록버스터씩 되는 영화에서 주인공이란 적어도 미국은 구해야 하지 않겠냐라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자신의 아들을 구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한 부분에 관해 마지막이 되서야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을 이 영화에서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적으로 굉장히 자연스럽게 연기해 내고 있죠.

좀 문제가 될만한 사람은 의외로 로즈 번입니다. 솔직히, 이 영화에서 로즈 번은 출연 빈도에 비해서 비중은 많이 작은 편입니다. 이 영화에서 문제의 발단이 되는 부분과 관련이 되어 있고, 결말과 아주 약간 관련이 되어 있는 사람과 관련이 되어 있다는 것만 빼면 솔직히 이 영화에서 그녀의 비중은 흔히 말하는 주인공을 방해하는 짜증나는 조역에 비할 수 있습니다. 많이 아쉬운 일이지만, 아무래도 이러한 부분은 결국에는 사랑과 관련된, 그리고 일종의 믿음과 관련된 상황인지라 인간에 관한 극심한 해부라고 받아들일 정도는 되게 연기를 합니다. 다행한 일이죠.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무시무시하고, 직설적이며, 묵시적이지만 상당히 잘 만든 영화입니다. 다만 흔히 말하는 다 때려 부수고 미국 만세를 외치거나, 아니면 갓 세이브더 월드 스타일의 영화는 절대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보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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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