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놈이 더 잘잔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5.10 나쁜놈이 더 잘 잔다 - 묵직하지만, 대단히 불편한 영화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10. 10:31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2주전에 처음으로 오랜만에 한국 영화 보고, 이번에 새로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시사회로 보게 된 작품인데다, 약간 재미있는 이유로 보게 되었기 때문에 관람기가 먼저 올라갈 예정이었습니다만, 그냥 그건 빼버리고, 바로 가게 되었습니다. 사진 편집도 귀찮고, 결정적으로 어제 미친듯이 바빠서, 이 글 초고 잡는 것도 정말 정신 없이 진행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좀 아쉬운 일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리뷰에 앞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살면서 이 작품에 관해서 처음으로 사전 정보 없이 관람을 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를 일부러 찾아 보는 타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에 관해서 뭔가 딱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한국 영화를 보는 편도 아닌데다, 그렇다고 김흥수나 조안이라는 배우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솔직히, 국내 배우에 관해서는 배용준 정도밖에 모른다는;;;)

아무튼간에, 이 영화는 권영철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이전 작품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장편 데뷔작은 이게 처음이더군요. (단편 영화가 한 편 있고, 네이버 정보에서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라는 작품이 올라와 있는데, 이 영화의 감독은 권영철이 아닙니다.) 일단 이전에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의 조감독 출신이고, 실제로 단편으로 생각보다 인정을 받은 감독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본 영화는 오직 이 영화이니, 이 영화만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일종의 데뷔작인데다, 심지어는 개봉을 1년이나 밀려서 한 비운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당시의 개봉 여건이라는 것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죠. 정확히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겠습니다만. 아무튼간에, 이 영화는 그런 어려운 여건속에서 만들어진 영화중 하나입니다. 보통 이런 영화는 감독의 감성이 잘 드러나게 마련인데, 이 영화 역시 그런 감성이 잘 묻어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이 영화, 굉장히 암울하기 그지없습니다. 뭔가 매우 밝은 면모를 드러내고 있습니다만, 이는 일종의 반어법적으로 쓰인 부분에 불과하고 영화 자체는 그 덕분에 더더욱 암울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부분 덕분에 영화가 특이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GV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부분이 느껴지는 것이 있기는 합니다.

아무튼간에, 이 영화는 청춘이 어쩌구 하는 영화 치고는, 굉장히 어둡고, 인생을 포장하지 않고 보여주면서, 동시에 밝은 부분을 완전히 배제를 해 버립니다. 이 영화에서 묵직함도 이 부분에서 오며, 영화 자체가 러닝 타임이 대단히 짧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대단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면들로 인해서 사실, 좀 영화가 힘들게 느껴지는 것도 있고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김흥수는 바로 그 중심에 서 있는 역할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대단히 혼란스럽고, 뭔가 잘 해보려고 하고, 그리고 뭔가 해 보려고 노력은 해 보지만, 갈 수록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인생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그 모습을 매우 처절하게, 그리고 처참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죠. 이 속에서는 과장은 섞여 있을 지언정, 치장은 없기 때문에 아름답게 느껴지는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고 말 그대로 생이라는 느김이 상당히 강합니다.

그리고 김흥수는 바로 이런 캐릭터를 잘 소화를 해 내고 있습니다. 사실, 김흥수 역시 어찌 보면 젊은 배우이기 때문에, 젊은날의 고통에서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그래도 어느 정도 수월한 감이 있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결국에는 뭔가 해 보려고 하고, 착하기는 하지만, 결국에 주변에 의해 점점 침몰해 가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김흥수의 마스크는 이런 면에서 보자면 어느 정도 절충선으로 이루어 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영화에서는 그 절충선을 완전히 넘어 버리는 연기적인 부분을 보여줍니다.

이런 특징은 이 영화에서 나오는 조안도 마찬가지 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조안의 모습은 사실 여고괴담의 스크림 퀸 계통의 연기가 마지막이고, 그 외에는 그다지 기억나는 부분들이 없어 놔서 연기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는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직 이 영화만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죠.

아무튼간에,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가장 우리가 하는 가정에 지친 날라리 여고생 계통이기는 합니다. 문제는, 소위 말하는 날라리들의 모습이 그렇게 만히 나오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꿈이 있고, 그 꿈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자기 인생에서 걸리적거리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물론 결국에는 이런 것들에 있어서 나락으로 점저 ㅁ떨어져 가는 것은 사실 변함이 없으며, 심지어는 그 나락으로 향하게 만드는 것도. 남보다는 자신의 욕심 때문이었죠.

조안은 의외로 이런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사실 굉장히 복잡하기 짝이 없고, 심지어는 불편하며, 어떤 면으로는 대단히 싸가지 없다고 느껴질만한 이 캐릭터를 이런 식으로 소화를 해 낼 수 있는건, 연기력이기 보다는 연출력과 캐릭터의 방향에서 짐작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캐릭터는 그간 보던 여고생 캐릭터들과 그다지 차이가 없고, 오직 시간의 흐름에 따른 방향만이 달라질 뿐이니 말입니다.

이 외에 동네 양아치같은 캐릭터 둘을 연기하는 것이 오태경과 서장원입니다. 이 둘은 말 그대로 희망도 뭣도 없는, 말 그대로 주인공과 같은 밑바닥 인생을 사는 부류를 연기를 합니다. 이 두 캐릭터의 얽힘은 보기보다 이 영화에서 스토리와 굉장한 연관이 있는데, 주인공을 영화에 나오는 모 캐릭터와 연결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며, 주인공이 정말 극악스럽게 고생하게 만드는 것도 이 둘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이 두 배우는 그런 역할을 매우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배우들보다 특이한 것이 영상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던 디지털 영화와도 다르고, 필름과도 정말 다릅니다. 흔히 말하는, 단편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영상들이 이 영화에서 계속해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굉장히 신선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실험한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제 개인 취향으로는 아무래도 필름의 두툼하고 뭔가 부유하는 질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후자쪽에 가까운 편이지만 말입니다.

이쯤 되면 이 리뷰에서 뭔가 하나 빠진 것을 대략 느끼실 겁니다. 바로 스토리에 관한 것인데, 이 부분에 관해서는 다룰 이야기가 평소와는 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편집실에서 완성된다고들 합니다. 분명히 스토리 구상단계와 시나리오의 집필 단계, 그리고 영화를 촬영 하는 단계에서 느껴지지 않았던, 영화를 구성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느꼈던 것들이, 영화를 정작 찍고 나서, 연결해 봤을 때는 뭔가 흐름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가 있다는 겁니다. 이런 시스템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감독의 의견이 굉장히 잘 반영되는 편이죠. (참고로 헐리우드의 경우, 투모로우와 2012를 찍은 롤랜드 에머리히가 최종 편집권을 얻는 대신, 제작비를 깎아야 할 정도로 편집에 관한 간섭이 심합니다.)

문제는, 결국에 이 영화는 우리가 하는 입장보다 더더욱 영세한 부분이 있고, 심지어는 매우 거친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 분위기와 스타일은 잘 전해지기는 합니다만, 스토리적으로 설명이 좀 많이 부족해 지는 부분들이 등장을 하죠. 이 부분들에 있어서 영화는 일종의 스타일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이런 것들이 빈번하게 등장을 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결국 어느 정도 설명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에, 스토리가 갑자기 툭 끊어진다는 느낌도 살짝은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것이 스타일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가 데이빗 린치의 영화라면, 전 다른 이야기를 했을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아니, 아예 리뷰를 포기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거친 부분이 일정 이하이면, 그냥 넘어가겠지만, 심지어는 장면 중간에서 씹고 넘어간 부분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실, 이 정도 화면은 예산이 어느 정도만 더 있다면 재 촬영을 해서 이어놓는 것이 정상이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역시나 이 문제에 관해서는 돈이 문제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론적으로 말 하면 나름 잘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가 느껴지고, 영화에 스타일이라던가, 느낌이 잘 살아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영화가 일정 부분에서는 지나치게 투박하고, 영화적인 부분에 있어서 관객에게 불편한 부분을 일정 이상 유발시킨다는 부분, 그리고 영화가 18세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수위가 높다는 점을 들어서, 이런 스타일의 영화가 힘드신 분들이라면, 조금 관람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P.S 감독의 GV시간이 따로 있었고, 시사회가 시사회였던지라, 나름대로 사진도 찍어오고 했습니다마는, GV에 했었던 이야기를 적어 놓은 노츠를 잃어버리고, 사진 역시 제대로 올라가지를 않아서 결국에는 포스팅 시도가 무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좋은 땜빵이 될 수 있었는데 말이죠;;;

반응형
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