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24. 11. 26. 05:35

 개인적으로 과거에 싸이렌과 리베라 메를 모두 본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에서 화재 관련 재난 영화가 나온다는게 상당히 놀랍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실 꽤 기대도 한 영화이긴 합니다. 곽경택이 부진을 딛고 나오기 위해서 정말 치열하게 찍은 영화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말이죠. 하지만, 당시에 이 영화의 주연중 하나가 사고를 치면서 개봉이 밀리게 되었죠. 결국 이제야 개봉하게 된 케이스 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원래 개봉을 한참 전에 했어야 합니다. 원래 촬영이 2020년 4월에 시작 해야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촬영 자체가 밀리는 상황을 겪었고, 이 상황에서 심지어는 개봉도 코로나 때문에 밀리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게다가 이 상황에서 그나마 개봉을 할 만한 상황이 되었다가, 이번에는 핵심 배우진중 하나인 곽도원이 음주운전으로 입건되는 상황이 벌어졌죠. 결국 한참 밀리고 밀리다 결국 개봉 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곽경택은 이 영화로 나름 부활을 꿈꿨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영화 이전에 직접 감독한 작품들이 썩 평가가 좋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었기 때문이죠. 전쟁영화였던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그저 그런 뜨뜻 미지근한 영화라고 이야기를 그나마 들은 케이스이긴 합니다. 들인 돈에 비해 흥행이 영 그랬지만 말이죠. 문제는 그 전 작품 둘인데, 희생부활자와 친구2 였습니다. 희생부활자는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영화이긴 했는데, 제가 본 중에 가장 기묘한 영화중 하나였을 정도죠. 친구2는 본인 필모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 리바이벌 시도였긴 했는데, 영화가 별로인데다, 하필 주연 배우인 유오성이 친 사고가 이때도 영향을 미쳤었습니다.

 다만, 감독으로서 여전히 어느 정도는 활동할 수 있는 이유가, 때때로 괜찮은 영화를 나름 꺼내놓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친구2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친구 전편이 있었기 때문일 정도죠. 당시에 이 영화로 인해서 한동안 조폭물이 우후죽순으로 나올 정도였었습니다. 극비수사의 경우에는 의외로 인간미 있는 구수한 수사물의 틀을 어느 정도 가져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고 말입니다. 의외로 다시 꺼내 볼만할 정도로 영화이기도 하죠.

 다만, 이 영화가 계속 밀리게 만든 주범은 곽도원입니다. 실력은 좋은 배우이다 보니 필모가 계속해서 꽤 괜찮게 유지가 되었었죠. 남산의 부장들 같은 영화에서도 꽤 괜찮은 연기를 끄집어냈고 강철비에서도 주연으로 재미있는 역할을 따내갔죠. 영화 평가 자체는 별로인 아수라에서마저도 배우들은 깔 수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곽도원이 그 깔 수 없는 배우중 하나일 정도였습니다. 곡성에서는 아예 본인 커리어의 정점을 찍는 연기를 보여줬단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고 말입니다.

 이 외에도 영화도 많고, 사실 망한 영화도 꽤 되는 편입니다. 조선마술사 같은 혼란스러운 영화도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타짜-신의 손 같은 영화에도 곧잘 출연하는 문제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이 양반도 아무 영화나 출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기가 좀 있는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다만, 더 중요한 문제가 있으니, 바로 음주운전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밀리는 주요 이유가 바로 이 양반의 음주운전 때문이었을 정도죠.

 단순 배우중에서 개인적으로 걱정되는건 사실 주원이긴 합니다. 영화중에 제대로 된 게 없다고 할 정도로 정말 필모가 엉망진창이죠. 그나마 좀 된게 니코 : 산타비행단의 모험이라는 애니메이션에 목소리를 얹은게 전부일 정도입니다. 그 외에 꼽으라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카터 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마저도 스토리는 개판 오분전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액션에 어마어마하게 치중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 전에 그놈이다 같은 영화는 뜨뜻 미지근했고, 패션왕은 개판이었죠.

 이 외에도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장영남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굳이 길게 필모그래피를 언급할 필요가 없는 배우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ㅇ겨할을 해 온 배우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명단 모두가 너무 다양한 영화에 출연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엉망인 작품에도 이름이 올라간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진 판단을 보류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죠.

 이 영화는 소방서에서 일 하는 소방관들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나름대로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목표로 단결하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상황이 열악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죠. 그러던 어느날, 홍제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일이 커지게 됩니다. 단순 화재 현장이 아닌데다가, 이런 저런 위급 상황이 계속 발생하게 되며 점점 더 위험한 상황이 되죠.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배경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각색 방향이 어디로 갈 것인가가 중요해지죠. 각본에서, 그리고 촬영에서 영화가 내세우고 싶은것이 무엇인가를 확연하게 만들어낼테니 말입니다. 다만, 영화에 맞게 다시 재단 해야 하는 작업인 것도 사실입니다. 온전히 현실을 전달하는 것은 다큐멘터리나 신문 기사가 할 일이고, 영화는 사건이 극장 상영 영화에 맞게 다시 한 번 재단이 되어야 하니 말입니다. 물론 이 속에서 가져가는 이야기가 정말 완전히 재구성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긴 합니다.

 각색에 관해서 이번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에는 현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고, 그 현장에서 과연 소방관들이 무엇을 느끼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건이 일어났을때 자주 들여다보기 힘든 지점들이긴 하죠. 인터뷰가 분명 있긴 하겠지만, 주로 목격자나 피해자 인터뷰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나중에 사건을 다시 돌아보는 류의 방송이 아니라면 현장 상황에 관해서는 정말 짤막한 한 꼭지 정도만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영화는 발 그대로 소방관의 시점에서의 이야기를 확장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영화가 나름대로 잘 한 부분이 있습니다. 적어도 영화에 맞게 사건을 재단 하면서도, 사건의 본질이 뒤틀리는 것을 막아냈다는 점입니다. 방화에 관한 의심이 갑자기 튀어나온다거나, 아니면 불꽃 사이에서 갑자기 로맨스가 나온다거나 하는 지점은 최대한 막아내고 있는 것이죠. 말 그대로 사건은 사건 대로 놓아두려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 겁니다. 앞서 말 한 각색에서 위험한 지점들을 모두 피해가면서, 동시에 소방관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에 성공하는 쪽으로 영화를 구성하는 데에 성공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어딘가 묘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영화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특정한 사건을 중심에 서게 만드는 일은 그렇게 희귀한 일은 아닙니다. 사건 자체가 중요하고, 그 사건을 기반으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죠. 다만, 이 사건을 겪는 인물들의 시선을 그릴 때부터 영화는 가공하게 익숙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상황이 됩니다. 소위 말 하는 인간미에 관해서 무엇인지 논하고 싶어하고, 이에 관해서 어떻게 표현하는 가에 관해서는 주로 과거에 잘 먹혔던 것들을 돌아보고, 그걸 재활용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겁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입니다.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가 분명히 굉장히 인간적인 요소들을 많이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 어디까지 문제의 인간성을 보여줘야 하는가 하는 점이죠. 이 영화는 해당 부분에 관해서 상당히 강렬한 인간미를 보여주게 됩니다. 도가 지나칠 정도로 말입니다. 인간이 왜 울고 웃는지에 관해서 화재 발생 현장을 기반으로 보여주고 있고, 이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이 소방관 내에서의 사람들의 느낌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최대한 보여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는 감정적인 지점이 정말 넘쳐 흐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영화 특성상 상황을 극화 하는 과정에서의 단순화가 발생할 수 밖에 없긴 합니다. 각색의 이유니까요. 문제는 이 영화는 그 단순화에서 사람들의 다른 감정에 관해서 거의 다 일부러 잘라 내버리고, 그냥 그 자리를 넘치는 인간미로 포장해서 그대로 관객에게 노출시키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로 인해서 영화가 신파의 극단적인 면모를 그대로 안고 가기 시작하고, 동시에 영화에서 관객들의 관객과 눈물샘을 마구 자극하려는 감정적인 몸부림이 노출됩니다. 심지어는 좀 차갑게 나와야 할 장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여기에서 더 큰 문제는 영화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 하는 악역의 모습이 노출되는 지점도 있다는 겁니다. 감정적인 면에서 분명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는 합니다만, 굳이 나와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기도 하죠. 단순화 과정을 거치긴 했는데, 역으로 감정적인 폭발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이용하는 것들이 악한 면이 보이는 인간군상이라는 겁니다. 화재 외에도 인간을 괴롭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긴 한데, 이 역시 과거 영화에서 주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그대로 노출되는 쪽이어서 그다지 좋다고 말 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실상 이쯤 되면 이번 영화는 거의 감정적인 면이 여화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영화 내내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은 관객의 감정적인 면들을 자극하고 있죠. 화재사건이 기본적으로 굉장히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오히려 화재 사건 자체의 면모를 오히려 과소평가하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앞서 설명한 신파의 모든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진행 양상을 완전히 잊어버리지는 않았다는 점 정도 입니다.

 영화에서 화재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화재가 어떻게 시작되고, 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가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다뤄집니다. 사건의 양상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캐릭터들은 이 사건의 양상을 기반으로 해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에서 사건의 방향성이 대단히 중요하게 다뤄지게 됩니다. 이 영화가 잊어버리지 않은 것은 바로 그 사건의 진행 방향에 관한 점입니다. 적어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왜. 그리고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관객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 관해서 영화는 나름 괜찮은 에피소드를 집어 넣은 편이기도 합니다. 무서운 사건이지만, 동시에 어딘가 위험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려고 한다는 느낌이죠. 물론 이내 매우 파괴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습니다만, 관객들이 적어도 지금 상황에 관해서 이해를 하고, 동시에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만드는 데에 충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명은 짧지만 강렬하고, 그러면서도 적어도 필요한 부분들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데에 아쉽지 않은 모습을 가진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설명이 과하게 자세해지는 부분을 다 잘 제어해낸 것은 아닙니다. 일부 지점에서는 영화에 필요한 정보를 한 번 정리 하고, 동시에 이에 관해서 관객에게 좀 더 많은 내용을 전달 하려 하는 부분들이 있기도 합니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그리고 논리적으로 보면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게 영화의 감정적인 면에서 필요한가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적절하게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했던 부분인데, 영화가 정리를 썩 잘 해낸 편은 아닌 것이죠. 게다가 일부 지점에서는 이 설명을 또 다시 신파와 연결 하려고 하는 모습도 가지고 있고 말입니다.

 이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적어도 진행 되고 있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스토리는 감정적인 연결과 심정적인 이해를 모두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고, 이를 통해 영화 자체의 기승전결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꽤 한 편입니다. 강약조절 이라는 지점에서도 어느 정도 손을 본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놈의 과도한 신파가 어느 정도 발목을 잡는 지점이 있는 상황이긴 한데, 이게 영화의 흐름까지 완전히 망쳐놓는 상황까지 가진 않았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타이트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다는 느낌이 계속 오는 것은 어쩔 수 없긴 하더군요.

 시청각적인 면에서는 그래도 영화가 꽤 신경을 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큰 불이 났다는 것을 표현하는 데에 상당히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고, 이를 하나의 캐릭터로 만들어내려고 하는 지점들도 꽤 돋보이기도 하는 편입니다. 이런 지점들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가 좀 더 잘 전달 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경향을 사운드로 좀더 확장해서 보여주는 덕분에 영화의 재미가 좀 더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말입니다. 다만, 믹싱이 좀 이상한건지, 대사가 나오면 갑자기 옛스런 느낌이 나는 것도 있긴 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주원에게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상황입니다만, 적어도 본인이 이 영화에서 뭘 보여주려 했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재명이나 이유영의 경우에는 이런 특성에 더해 본인의 캐릭터가 왜 필요한가에 관해서 나름대로 잘잡아냈다고 할 수 있고 말입니다. 곽도원의 경우에는 이미 여러 영화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다 보니, 이 영화에서도 꽤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끼어드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감정 과잉입니다. 이는 김민재도 오대환도 못 피해갔을 정도입니다.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입니다. 그냥 마냥 신나는 재난물과는 거리가 꽤 먼 편이다 보니, 영화를 그냥 편하게 보고 오겠다고 마음을 먹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가 썩 좋은 경험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의미를 담은 영화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나름 괜찮은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 모든 것들을 넘고 넘어서라도 낮 간지러운 신파에 이제는 피곤함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면 이 영화가 정말 힘든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모든 것들을 넘어설 수 있으시면 재미있는 관람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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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