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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11.09 더 마블스 - 결국 마블 서사 구조가 망친 영화
횡설수설 영화리뷰2023. 11. 9. 06:31

 솔직히 그렇습니다. 이제는 마블 영화는 관성으로 극장에서 보는 지경까지 왔죠. 솔직히 별로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면도 있긴 합니다. 아무래도 히어로 영화들이 이제는 뭔가 힘이 빠져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그나마 괜찮은 영화들도 몇 가지 있긴 한데, 정말 감독 능력에 따라 심하게 갈리거나, 제작사 입김으로 인해서 영화가 흔들리는 경우도 너무 많이 봐서 말이죠. 이 영화는 어느쪽이 문제가 될 것인지 궁금해서 봤다고 하면 변명일 겁니다.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마블 영화는 이제 거의 관성으로 보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가장 최근에 개봉한 작품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의 경우에는 정말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나름의 한 시간대의 마무리의 형태를 띄다 보니 이런 저런 말이 많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 다음 작품들이 과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죠.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 마블은 나름대로의 다양한 시도를 해왔긴 합니다. 그 시도들의 결과가 다 미묘해서 문제인 것이죠.

 

 개인적으로 캡틴 마블 1편이 나쁘다는 생각은 안 하는 편입니다. 영화가 가져가는 가치도 분명히 있고, 무엇보다 보고 있으면 시간 정말 잘 가는 작품이니 말이죠. 이런 저런 잡음이 배우를 둘러싸고 좀 나왔긴 합니다만, 이 문제에서 한 발 떨어져 본다면 여전히 팝콘 영화로서 나쁘지 않다고 말 할 수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여전이 어느 정도 전작들의 후광을 잘 이용하는 면모도 보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으로 넘어가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도가 과해지기 시작하고, 영화에서 갑자기 메시지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기 시작한 지점에서 말입니다.

 

 이 문제가 가장 크게 드러난 작품은 블랙 팬서 속편이었습니다. 이터널스 역시 어느 정도의 문제를 안고 있긴 했지만, 오히려 이쪽은 새로운 시도에 대한 열망이 지나친 지점이라 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받아들여줄만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단순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지점들이 있다는 것이 명확했지만, 역으로 이 단순하지 않은 지점들이 너무 많은 바람에 바람이 빠진 케이스라고 할 수 있었죠. 하지만 블랙 팬서 속편은 상황이 달랐습니다. 단순하게 주인공이 바뀌었는데, 그 주인공들의 매력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 큰 문제가 있었죠. 너무 전 주인공에게 오래 매달린 겁니다.

 

 사실 블랙 팬서 1편 역시 문제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나름의 감독의 메시자가 들어가 있긴 한데, 어딘가 갑자기 더 뻗어나가려는걸 억지로 제어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소위 말 하는 상업적인 블록버스터라는 점 때문에 선이 지켜졌었는데, 속편 와서는 이게 무너진 겁니다. 메시지가 사방 천지로 튀고 있고, 이에 관해서 영화가 다 보여줘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말 그대로 시도에 따른 메시지가 아니라, 강박적으로 그걸 다 보여주겠다고 나와버린 겁니다. 덕분에 한계에 들어갔고 말이죠.

 

 여기에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 시리즈가 끼면서 일이 더 복잡해집니다. 당장에 닥터 스트레인지 속편은 그 유탄을 제대로 맞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나쁜건 아닌데, 완다 비전 드라마를 모르면 이해할 수 엇는 지점들이 발생한 겁니다. 게다가 정복자 캉의 면모가 록키 드라마에서 나온 것 까진 좋은데, 이게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이야기가 혼란스러워졌죠. (물론 앤트맨과 와스프 속편은 너무 코미디 지향에, 무리수에 가까운 스토리 전개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다른 문제가 더 컸지만 말입니다.) 여기에서 어느 정도 난리통이 잠잠해지면 좋겠지만, 당장 이 작품도 드라마의 여파를 안고 가는 작품입니다.

 

 일단 그나마 다행인건 티요나 페리스가 맡은 모니카 램보 입니다. 캡틴 마블 1편에 이미 등장한 이력이 있는 상황이니 말이죠. 나름대로 이미 영화를 통해 드러낸 키럭터성이 있는 상황인 겁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새로 추가된 지점들이 있는 상황이고, 이번 영화에서는 아예 이 지점이 핵심이 됩니다. 단순 배우의 연기로만 해결할 수 없는 설정 문제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오게 된 것이죠. 그나마 배우가 여러 영화를 거치면서 이미 연기에 관해서는 좋은 모습을 여럿 보인 바 있다는 점 때문에 문제가 좀 덜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카밀라 칸 입니다. 미즈 마블 캐릭터이기도 한 이 캐릭터는 이만 벨라니가 맡았습니다. 배우의 연기가 문제인건 아닙니다. 드라마에서 적당히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고, 성장담에 관해서 나름대로 방향을 잘 잠았다고 할 수 있는 면들을 보여줬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성장담은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를 통해  나온 것입니다. 완성도와는 별개로, 디즈니 플러스를 통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지점들이 이번 영화에서 핵심을 가져간다는 이야기죠. 젊은 배우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를 안고 가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영화는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와 모니카 램보, 미즈 마블인 카말라 칸의 이야기로 진행 됩니다. 이 셋은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힘을 가지고 사람들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각자가 힘의 핵심을 사용하는 순간, 서로의 위치가 바뀌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어버렸다는 점에서부터 출발합니다. 힘을 발휘 하면 전혀 뜻하지 않은 곳으로 튀어나가기에 각자가 하고 있는 일에 관해서 알아야 하는 상황이 되고, 결국에는 팀으로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죠.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마블의 여러 이전 작품에 대한 문제부터 이야기를 시작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이미 예상 하셨겠지만, 이 영화는 결국 온갖 드라마가 먼저 버티고 있다는 점에 의한 단점을 벗어나는 데에 실패 했습니다. 마블에서 기존에 이야기를 여러 방향으로 끌고 갔고, 그 끌고 나간 이야기들중에서 이번 영화에 필요하지 않은 부분들을 잘라내는 것에 관하여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꽤나 흥미로운 지점이기도 하죠.

 

 간단하게 전편과 속편의 관계에서 진행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전편의 흥행을 입고 속편이 나오는 영화들이죠. 대부분의 속편 영화들은 이 관계에 속합니다. 이 속에서 액션의 방향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스토리의 특색은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결국에는 이 문제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해결점을 안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마블에서 정말 크게 시작한, 온갖 캐릭터들이 모이는 영화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속편과 전편의 관계가 어마어마하게 복잡합니다. 분명 한 캐릭터에게는 하나, 혹은 둘의 전편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 속에서 각각의 캐릭터 발전사를 가져가게 되니 말입니다. 심지어는 전편이 여러개이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게, 기존 캐릭터성에 대한 서사를 반복 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을 하면 되니까요. 속편이 항상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캐릭터가 한 영화에 여럿 등장합니다. 당장 한 편의 영화 전에 여러 편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죠. 심지어는 이야기 서사도 다른 작품들이 말입니다.

 

 마블이 소위 말 하는 공장제 프렌차이즈로서 존재하는 이유는 이 상황에서 발생하는 품질 관리 측면도 있었을 거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합니다만, 어느 정도는 이야기 결이 서로 일맥상통하게끔 통제를 하는 데에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가져가는 이야기가 확실하다고나 할까요. 문제는 최근 마블 영화의 경향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오히려 더 다양한 스타일의 영화들을 지향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냥 영화만 밀어붙였다면 상황을 정리하기가 그나마 쉬웠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메인이 되는 캐릭터중 둘은 독자 드라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캐릭터들을 묶어주는 인물마저도 최근에 드라마가 공개된 상황이니, 시리즈물로 서사를 공개한 캐릭터가 벌써 넷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온갖 부가적인 캐릭터들을 더하고 나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됩니다. 이 영화는 이런 상황에서 출발합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나올 이야기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죠.

 

 영화는 기본적으로 주인공 셋이 가져가는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를 꺼냅니다. 각자가 히어로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능력을 쓰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에 갑자기 각자의 지정학적 위치가 바뀌어버리는 상황이 됩니다. 이게 반복되기까지 하기 때문에 절대로 간단한 일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영화적 축이라 할 수 있는 캡틴 마블은 우주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지금 벌어지는 상황 자체가 골치아플 수 밖에 없기까지 합니다.

 

 사실 이 문제만 영화의 이야기로 이끌어가기에는 굉장히 부족하긴 합니다. 당장에 공통으로 대항해야 하는 것이 본인들 능력의 부작용이라고만 할 수는 없으니 말이죠. 그래서 영화에 필요한 공통된 적을 만들어내려고 노력은 합니다. 이 영화의 첫 번째 문제는 그 공통 적수가 영 매력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셋을 다 상대하진 않더라도 영화의 전반적 이야기의 대항점이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기에 너무 부족한 모습을 계속 보인 겁니다.

 

 영화에서 메인이 되는 적은 주인공 캐릭터 셋에게 각자 문제가 되는 상황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다른 두 적이 소위 말 하는 쩌리인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각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말이죠. 다만, 여기에서 협력의 이유와 슈퍼 히어로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그 문제의 다른 적들은 그냥 과녁에 역할에 충실한 편입니다. 캐릭터 각자의 특성을 살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시간입니다. 너무 짧은 시간 내에 모든 것을 풀어내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그래서 모든걸 대사 전달로 풀어버리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이 대사에 위트라도 있다고 한다면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제가 오션스 8을 별로라면서도 계속 다시 보는 이유가 그 대사의 묘한 재미 덕분인데, 이 영화는 대사들이 전부 정보 전달의 성격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점을 이야기 하려고 해도, 실질적으로 할 것들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들로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무엇인고 하니, 위에 설명한 것들이 다입니다. 새로운 문제를 설명 하면서, 그 문제에 관한 캐릭터들간의 심리 발전, 동시에 이 속에서 각자가 원하는 결과값들에 대한 이야기 말이죠. 이 속에서 숭고한 면모를 만들어내고는 있습니다. 슈퍼 히어로 영화이니 말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대사가 행동으로 바로바로 연결 되어야 관객 입장에서 편하게 다가가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계속 스토리를 주절거리는 느낌에 더 가까운 편입니다. 2시간이 안 되는데도 말입니다.

 

 여기에서 캐릭터 발전이 있긴 합니다. 적어도 각각의 캐릭터들이 다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는 동시에, 상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긴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을 말로 풀어가고 있기 때문에 관객에게 확 와닿는다기 보다는 그냥 동화책 읽는 듯한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냉정하게 생각 해보면, 영화에서 해주는 말들의 대부분을 시청각적으로, 그리고 극적으로 얼마든지 풀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아쉽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전작에서 가져갔던 것들에 관해서 최대한 줄여보려 한 안타까운 흔적도 보이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흐름이 안 끊기고 그나마 이어진다는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예 말로나마 뭘 들려주고 있기도 하고, 적어도 영화의 핵심적인 순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을 완전히 잊어버리진 않았으니 말입니다. 몇몇 매우 빛나면서도 재미있는 순간들이 있고, 이를 풀어내는 데에는 그래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불행히도 이런 순간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데다가, 곧 다시 이야기 속으로 파묻힌다는 것이 문제라 할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액션은 그냥 그렇습니다. 스케일 보다는 스타일과 각각의 특성을 살려야 하는 쪽에 더 가까운 구성을 가졌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죠. 각자의 미묘한 구성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고, 그 구성에 따라 영화 나름의 방향성을 이야기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게 제대로 해결이 안 된건지 그냥 스피드로 밀어붙이려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그래도 볼만 하다면 볼만하긴 한데, 더 매력적이었어야 했습니다.

 

 시청각적인 면은 솔직히 묘하게 괜찮아 보이긴 합니다. 적어도 과거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가 보여줬던 물량에 미쳐서 세부 사항은 다 박살난 그 화면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모습을 보여주고 있긴 합니다. 적어도 사람이 웁직이고 있다는, 그리고 캐릭터의 특성이 시각적으로 보이는 데 까지는 마무리를 한 것이죠. 불행히도 여전히 어딘가 뻔해보이고, 과거 작품의 재탕인 모습을 보이는 것 이상의 면모도 있기도 합니다.

 

 배우 연기들은 안타까울 정도로 괜찮은 편입니다. 브리 라슨이라는 배우가 왜 소규모 영화에서 발탁되어 올라온 인물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영화에서 그 많은 대사와 이야기를 어떻게 해서건 정리를 하려는 모습이 돋보인달까요. 이런 문제는 티오나 팰리스나 이만 벨라니 역시 마찬지입니다. 게다가 이만 벨라니는 나이 이상의 원숙한 연기를 가져가려고까지 하더군요. 오히려 새뮤얼 L. 잭슨은 기존 캐릭터에 관한 이해도가 너무 높은 나머지, 오히려 너무 많은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어색함을 가진 듯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서준은 뭔가 평가 하기에는 그냥 너무 독특한 캐릭터를 짧은 시간 내로만 보여줘서 할 말이 없더군요.

 

 아쉬운 영화입니다. 마블의 시스템이 어떻게 영화를 넘어트릴 수 있는가 하는 또 다른 사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미니시리즈가 영화가 아닌 이유도 확실히 보여주는 케이스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영화에 맞는 빌드업을 다시 가져갈 시간이 있다고 한다면 그래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영화는 그 빌드업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그래도 그냥 시간 때우기 정도라면 어찌어찌 되느 영화이니 아주 나쁘다고는 말 할 순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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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