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23. 11. 16. 06:05

 솔직히 이 영화를 굳이 극장에서 봐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좀 있었습니다. 앞선 시리즈 4부작을 극장에서 다 보긴 했습니다만, 굳이 스핀오프를 만들어야 하고, 이걸 극장에서 봐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생겼던 것이죠. 사실 시리즈가 그렇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것도 아니기도 해서 말이죠. 어마어마하게 팔리긴 했습니다만, 정말 비평보단 흥행 덕에 이번 작품이 나온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보게 되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헝거게임 영화 시리즈에 관해서 제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은 항상 "애매하다" 입니다. 영화의 만듦새 문제에 관해서 이 시리즈만큼 미묘하게 다가오는 경우는 트와일라잇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트와일라잇의 경우에는 '겨우 평균은 한다'와 '정말 거지같다'를 오간다고 한다면, 헝거게임 시리즈는 '이 정도면 의외로 납득할 만 하다' 라는 정도와 '이건 너무 엉망이다'까지를 오가는 폭 넓은(?)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당장에 1편은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의 만듦새가 영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게 될 정도였으니 말이죠.

 

 하지만 흥행은 어마어마 했습니다. 당시에 중규모 예산 약간 위를 써서 만든 영화로 이야기가 되었었는데, 이 시리즈를 통해 제니퍼 로렌스는 아에 스타가 되었을 정도이고, 흥행은 거진 평균 5억달러선을 가뿐하게 넘었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완성도가 요동치는 와중에도 말이죠. 1편은 그냥 그렇게 흘러갔다고 하지만, 2편에서 그래도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준게 주효했다는 이야기가 돌긴 했습니다. 사실 2편은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도 그렇고, 의외로 상당히 무게감 있는, 그리고 이야기의 힘을 상당히 강하게 밀어붙이는 면모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었죠.

 

 하지만 3편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1편, 2편과는 달리 책의 3권을 파트 1과 2로 나눠 진행한 케이스였는데, 이야기가 너무 많이 늘어지는 데다, 제대로 된 한 편의 마무리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같이 않고 가는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나마 4편은 어느 정도 정리를 해냈다는 평가를 듣긴 했습니다만, 그나마 마무리라서 그랬다는 이야기가 더 많은 편이었죠. 사실 그래서 2편 이외의 작품들은 평균에 못 미치거나, 아니면 겨우 평균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사실 헝거게임 4부작만 성공했으면, 속편이 나올 일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도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면서, 속편을 필요로 하게 되었죠. 다만, 원작 소설은 1편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가, 이후는 그냥 뜨뜻 미지근하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쉽게 말 해 두 가지 다 잘 팔리면서 속편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소설이 나왔다는 이야기도 꽤 나온 상황이다 보니, 책 원고 나오는 시점에서 이미 각본은 준비 되고 있었다 봐야 하는 상황이긴 합니다.

 

 이번에 감독을 맡은 사람은 프렌시스 로렌스 입니다. 이미 헝거게임 4부작중 1편을 뺀 나머지의 감독을 모두 맡은 인물이죠. 나름대로의 비전이 있다 생각되는 인물이기도 하고, 헝거게임을 나름대로 잘 이끌고 간 케이스라고 말 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나마 3편은 어느 정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 이전으로 넘어가면 나는 전설이다, 콘스탄틴의 감독을 한 이력도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콘스탄틴의 경우에는 극장 흥행은 잘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2차 시장에서 꾸준히 나가는 작품이고, 나는 전설이다는 흥행에서도 상당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물론 이 감독에게도 정말 별로인 작품이 하나 있는데, 바로 레드 스패로 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제니퍼 로렌스와 호흡을 맞췄습니다만, 정작 영화가 너무 지루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감독 특성상 이야기를 천천히 진행 시키는 스타일인 것은 어쩔 수 없긴 했습니다만, 이번에는 해도 너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죠. 이후에 한동안 이야기가 없다가, 슬럼버랜드라는 넷플릭스 아동 영화에서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워터 포 엘리펀트는 그냥 펑범한 영화 정도로 정리 되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정도의 작품이 되어버렸고 말입니다.

 

 이번에도 상당히 강렬한 캐스팅을 자랑합니다. 레이첼 지글러와 톰 블라이스야 그렇다 치더라도, 비올라 데이비스와 피터 딘클리지, 제이슨 슈왈츠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레이첼 지글러는 최근에 샤잠 속편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죠. 오히려 필모 폭이 넓은 것은 비올라 데이비스로, DC 영화에서 배역울 부지한 몇 안 되는 배우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피터 딘클리지는 엑스맨에서도 상당한 연기를 보여줬지만, 왕자의 게임에서는 아예 한 축을 담당하는 정도로 강렬한 면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영화는 헝거게임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스노우가 대통령이던 시절 이야기가 아닌, 젊은 멘토로서의 시절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이 시절에 스노우는 멘토로서 12구역의 조공인인 루시 그레이의 멘토 역할을 하게 되죠. 게임 특성상 본인이 담당한 조공인이 살아있는 것이 앞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이런 저럼 심리적인 면모도 동시에 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영화는 게임 전 준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게임때 어떤 이야기가 오가게 되는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프리퀄 이야기에 관해서 가장 미묘하게 다가오는 점은, 그 결말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미래의 이야기가 정해져 있는 상황이고, 결국에는 그 과정에서 무엇을 더 보여줘야 하는가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대부분은 같은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우리가 아는 이야기가 왜 시작 되었는가 라는 질문이죠. 결국 그 과정에 관해서 얼마나 매력적으로 표현하는가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원작이 있는 만큼, 각색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긴 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원작 자체가 영상화를 먼저 확정 하고 작성되었다는 특징이 있기도 합니다. 이 특징은 결국 각색 단계에서 어느 정도 원작의 영상화가 좀 더 수월할 수 밖에 없는 지점들을 넣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은 글로만 표현할 수 있는 지점들, 그리고 영상과 사운드로만 표현할 수 있는 지점들 정도라는 이야기이죠,

 

 물론 기본 각색의 경향은 최근 나오는 영 어덜트 소설물의 기반과 거의 같긴 합니다. 일반적인 장편 소설과 달리, 이미 어느 정도 영상화에 수월한 지점들을 많이 가졌다는 것이죠. 트와일라잇 시리즈도 그랬고, 헝거게임 기존 시리즈들도 비슷한 면들을 안고 가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해당 지점이 좀 더 심화 되었다고 이야기 하면 정확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길이가 2시간 30분을 넘고 있다는건 기묘하게 다가오는 부분입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기존 시리즈 한참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헝거 게임 초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전쟁이 끝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의 이야기인 동시에, 착취가 시작되는 지점의 이야기이며, 동시에 헝거게임의 형태가 아주 온전하지는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의 근원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여기에서도 한 가지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스노우라는 캐릭터의 존재입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스노의 존재는 기존 시리즈와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영화는 이 캐릭터가 어떻게 헝거게임과 연관이 되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가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가 내세우는 이야기의 큰 한 축은, 헝거게임과 스노우라는 존재가 어떻게 우리가 아는 모습의 기반을 가져가게 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는 것이죠. 대충 감을 잡으실 수 있겠지만, 잘 다루기만 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약간 재미있게도, 이 상황 덕분에 다른 주인공은 매력이 넘치는 도구적인 존재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매력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뭘 내세우고자 하는지, 그리고 영화상에서 뭘 더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싶어하는지 이미 거의 확정이 된 만큼, 문제의 캐릭터는 좀 더 이용 가치에 초점을 둔 존재로서 등장하게 됩니다. 다만, 그래도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이 속에서 나름대로의 인간적인 특성과 발전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개 시키면서 많은 것들을 설명 해나갑니다. 헝거게임이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그리고 초기에는 어떤 형태를 가졌었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가면서 이 속에서 각자가 가진 면모들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재미는 이 속에서 주인공들이 각자 어떤 면들을 가져가고, 성격의 어떤 부분들이 변모 해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이를 기반으로 상당히 다양한 스토리를 진행 해가고 있죠.

 

 여기에서 문제는 스토리가 설명하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무엇의 원형을 설명 하고, 그 기원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설명하는 것이 대단히 매력적인 것임을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의 초반부에는 해당 지점이 캐릭터 상황과 겹치며 묘하게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설정이 가져가는 힘이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죠. 불행히도, 이건 잠시뿐이고, 후반으로 가게 되면 캐릭터간 관계에 집중하는 이야기고 넘어가게 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다 각자의 비중이 있는 편입니다. 오히려 게임에 참가 하는 조공인의 일부가 오히려 비중이 적은 편이죠. 대신 게임을 둘러싸고 있는 캐릭터들은 이야기 진행에서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 속에서는 정의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도 하며, 동시에 일종의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캐릭터들도 있습니다. 이런 캐릭터들과 주인공 캐릭터들은 일정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영화의 방향성을 만들어가고 있죠.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이 영화에서 캐릭터들간의 이야기는 나름 매력적이긴 합니다. 문제는, 중반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해집니다. 계속 같은 문제가 심화되는 모습만 더 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이내 기존 이야기에 보충할 설명으로만 소비되고 마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는 게임 자체가 진행되면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진행되는 부분들인데, 이 지점들이 주도권을 잡는 경우가 별로 없다 보니 금세 힘이 빠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쯤 되면 눈치를 채셨겠지만, 영화에서 너무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한 나머지, 오히려 스토리 진행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계속해서 뭔가를 늘어놓고, 각자의 감정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까진 좋은데, 이 모든 것들이 다 비슷한 비중을 가지면서 정작 영화가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구조적인 면에서는 분명히 명확한 극영화의 흐름을 가져가려는 상황이기에, 중반부 파트가 어마어마하게 늘어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더 기묘한건, 영화의 후반부의 특성 시점이 되면 주요 캐릭터 캐릭터의 성격 변화가 표면화 되며, 그 순간부터 영화의 이야기가 급격하게 속도를 낸다는 사실입니다. 그 시점이 굉장이 뒤라는 점에서 설명이 많이 되었을 듯 싶지만, 변화의 징후에 관해서 별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뜬금없이 갑자기 우리가 아는 곳으로 흘러가버린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죠. 이 문제로 인해서 오히려 영화가 갑자기 마무리 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영화의 흐름이 중간에 끊기는 듯한 느낌은 별로 없다는 사실입니다. 적어도 영화가 뭘 내세우고 싶어하며, 그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에 관하여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합니다. 문제는 빌드업 시간에 딴 소리를 하기에, 그만큼 이야기가 늘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겁니다. 이 시간에 후반에 등장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단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풀어야 했었던 것이죠.

 

 본다는 것에 관해서는 솔직히 전작들과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영화가 가져가는 것들의 결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좀 더 거친 면모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이 역시 전작의 이미지와 크게 차이를 두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가 적어도 화면 구성이나 사운드 디자인에 있어서 극장에 어떤 면이 맞는가를 연구했다는 것을 감지할 정도는 된다는 정도죠.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톰 블라이스는 상당히 복합적인 면모를 가진 캐릭터를 가져가는데, 이에 관해서 나름대로 영화에서 뭘 어떤 순간에 내세워야 하는지 연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다만, 아무래도 한계가 명확한 관계로 연구 결과가 잘 보이지 않고 있다는게 문제이죠. 오히려 레이첼 지글러가 맡은 캐릭터는 배우가 가진 장점이 결합되어 영화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대부분의 캐릭터는 연구 결과가 좋긴 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보이는게 다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아쉬운 영화입니다. 이렇게 굳이 길게, 그리고 균형을 못 맞춘 상태에서 이야기를 굳이 다 보여줘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사실 전작들의 홀수번대 작품들이 거의 동일하게 가졌던 문제가 이번에도 반복되었다고 말 해야 하긴 합니다. 원작을 이미 보신 분이거나 아니면 기존 시리즈를 괜찮게 보신 분들이라면 적당히 관성으로 보실만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으로 시작하시는 것은 추전하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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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