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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10. 10:43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이 영화, 솔직히 좋게 평가를 하려고 했습니다만, 그렇게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 영화에 관해 영화 외적으로 아는 부분들이 몇가지 있는데, 이 외적인 부분들은 영화를 아무리 좋게 평가하려고 해도, 이 외적인 부분을 이용하는 단체가 절대로 이 영화를 그렇게 이용을 안 하는 거라는게 더더욱 문제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에 참여한 분 중에, 제가 익히 잘 하는 분이 있는 관계로 역시나 좋게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만.......결과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전쟁 영화에 관해서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미리 인정을 하고 가는 바 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는 전쟁 영화 스타일이 있다 보니, 영화적으로 뭔가 엇나간다 싶으면, 일단 점수가 깎이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죠. 이 점을 미리 생각을 하시더라도....이번 리뷰는 좀 많이 세게 밀고 가게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전쟁 영화는 사실 굉장히 힘든 장르입니다. 국내에서 전쟁이 난 것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현재도 전쟁이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보니, 영화 자체가 스스로 중심을 잡는 것이 상당히 힘듭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영화에 깔고 들어가는 것이 민족주의이며, 영화 자체에 이런 면들이 굉장히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는 이 민족주의의 문제가 그래도 좀 덜 나오는 편이기는 했죠.

그렇다고 해서 이 두 편이 자유로운가, 그건 절대 아닙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우리 민족의 가장 아픈 부분을 다루면서, 그래도 인간적인 문제로 접근을 한 관계로, 뭔가 대의 명분이라던가 하는 면에서는 그래도 좀 많이 떨어져 있는 스타일의 영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겁니다. 물론 영화적인 볼거리 측면이 이 두 영화를 그래도 극장가에서 성공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 이후로 한동안 국내 영화계에서는 전쟁 영화가 잠잠해 졌습니다 .전쟁을 다룬다고 해도 뭔가 공포쪽으로 연결시키는 스타일로 간다거나 했죠. 사실, 이런 것들이 매력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영화들이 줄줄이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GP506은 옆 남자가 미친듯이 떠든 기억밖에 안 나는 영화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시금 남북 전쟁을 다루는 영화가 나오는 것은 사실 굉장히 극적인 일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점이 많이 변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관객의 영화 보는 성향은 그간 많이 바뀌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 상황을 벌인 것은 사실 헐리우드 영화라고 할 수 있죠.

그동안 헐리우드는 정말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007이 전혀 새로운 영화로 변모를 겪었으며, 다크나이트가 다크하면서도 폼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에 관해서 새로 정립을 했고, 심지어는 영화에서 전쟁을 다루는 방식 역시 엄청나게 변모를 했죠. 이런 것은 사실 그간 드라마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작품이 그랬고, 아버지의 깃발 같은 영화들이 그 상황을 거치면서 변모를 시작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이라크전을 다룬 수많은 영화들을 거쳤죠.

실제로 이 방향은 일종의 현실감과 비참함, 그리고 긴장감을 높이는 쪽으로 변모를 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전쟁 영화에서는 오히려 스타일리시라는 면이 줄어들면서, 좀 더 현실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었다고 할 수 있죠. 사실 미국 영화에서 이런 방향은 날이 갈 수록 강해지는 경향이 있기는 합니다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체가 되는 순간부터, 영화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 거의 기정 사실입니다. 이렇게 보자면 이번 영화인 포화속으로가 아무래고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을 거라는 것은 거의 안 봐도 블루레이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이 정도로 끝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거꾸로 갑니다.

혹시나 보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꽤 오래전에 전쟁 영화를 정말 열심히 만든 적이 있습니다. 남부군, 야망의 대륙, 빨간 마후라 같은 영화들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들 모두 상당히 오래된 영화들이죠. 솔직히, 전 이중에서 빨간 마후라와 남부군 정도 봤습니다. 사실 뭐, 잘 만든 영화입니다. 그런대로 잘 만든 영화지만, 민족주의로 도배를 해 버린 영화이기도 하죠.

전 항상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꼭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화에서 전챙의 참상을 이야기 하고 싶으면 민족주의를 반드시 빼야 한다고 말입니다. 인간이 인간이 죽이는 참상을 영화에서 목도하고 있는데, 여기에 민족주의가 들어가면, 결국에는 이 참상 차제를 물 흘리는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제가 위에 예를 들었던 영화들의 거의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사실, 국가 정책적으로 영화가 만들어진 부분들도 이런 상황에 한 몫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인 포화속으로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딱 몇년 전만 해도 사람들의 우애와 이런 것들이 전쟁으로 인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보여줬던 영화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학도병이 이렇게 했다! 라고 주장을 하며, 나라를 사랑하자! 라고 외치는 영화가 다시 생겼습니다. 세상이 거꾸로 가는게 아니라면, 이 영화는 분명히 그 컨셉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는 이 영화에서 학도병의 이야기를 죽이는 테마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분명히 특별한 소재를 사용하기는 했습니다. 학도병이라는 테마는 대단한 이야기죠. 얼마든지 인간의 잔인성을 표출할 수 있고, 영화의 매력을 상상외로 올릴 수 있는 소재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결국에 소재로 끝이 나고, 나머지는 오래전에 봤던 스타일 그대로를 차용해서 영화를 만들어 버립니다. 이 와중에 더 용서가 안 되는 것은, 영화가 재미있으면 된다고 밀어 붙이기 위해 쓸데없이 스타일리시를 차용을 했다는 겁니다.

액션 영화는 기본적으로 뭔가 스타일적으로 세련된 맛이 있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영화들이 도전을 하는 것이죠. 물론 생이라는 부분을 스타일로 드는 영화도 있습니다. 바로 이 중에 전쟁 영화가 끼어 있죠. 전쟁 영화는 그 자체가 생생해 질 수록 그 것이 스타일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긴장감의 강도 역시 엄청나게 올라가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부분을 완전히 빼 버렸습니다.

대신 이 영화에서 넣은 것은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세련됨입니다. 이는 영화에 있어서 쥐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단 전쟁 영화 뿐만이 아니라, 뭔가 비장함이 테마인 영화에 있어서 스타일은 영화를 참을수 없을 만큼 가볍게 하는 데에 일조를 합니다. 이는 결코 잘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데, 이 영화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부분을 해 버립니다. 전쟁의 미묘함과 우아함은 기본적으로 그런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데에 말입니다. 영화를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라는 가이드가 꼭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렇게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가이드북이 있다면, 빼야 할 부분들이 다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스토리 마져도 대단히 엉망입니다. 기본적으로 학도병을 테마로 잡았으면, 그 테마를 이용을 하면서, 영화적으로 전쟁의 참상을 부각을 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애초에 가능 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 가능성을, 다른 편을 끌어 들이고, 억지로 멋지게 만들여는 수작을 부리면서 영화가 산으로 가 버렸습니다. 이는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입니다.

스토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들의 이야기 입니다. 특히 이런 인물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영화들은 더합니다. 전쟁 영화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영화 속 인물들은 발전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으며, 심지어는 이미 과거에도 수없에 봤던, 전형적일래야 이 정도로 전형적일 수 없는 인물들이 줄줄이 등장을 합니다. 영화가 예상을 못 하는 것도 영화를 보는데 힘들게 하는 요소지만, 영화가 처음 부터 끝까지 예상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런 영화에서는 고문입니다. 이 영화가 무슨 머리 비우고 보는 액션 영화라면 그렇게 이야기 안 하겠지만, 이 영화는 액션 영화 공식에도 부합하지를 않으니 더더욱 미칠 노릇입니다.

이쯤 되면 배우들에 관해서 정말 어려운(?) 인물을 가지고 연기를 열심히 했다는 좋은 소리를 하고 싶어지는데,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배우들에 관해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최근 영화판에서 계속 내리막을 걷는 차승원이 이 영화에서 인민군에, 제가 영화에서 볼 때마다 뭔가 공중에 뜬 것 처럼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사람인 김승우가 나오고, 정말 이런말 해서 미안하지만, 대사를 알아 듣기 위해서는 자막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두 사람인 최승현과 권상우가 나옵니다. 이쯤 되면 솔직히, 배우들에 관해 애초에 기대를 접는 거죠 뭐. 그리고 그 생각은 정말 지랄맞게도, 하나도 안 빗나갔습니다.

결론적으로, 기대 안 하고 봐도 기대 이하입니다. 이번 영화가 처음인 최승현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이 영화 선택을 재고를 해야 했습니다. 정말 영화가 민족주의로 도배를 하면서, 스토리는 산으로 가고, 영화적으로 가장 미묘한 감정선은 실종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영화가 보고 싶으신 분들은 보세요. 하지만,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전 이 영화, 친구랑 같이 보러 가면서 제가 돈을 안 냈는데도, 시간이 아까워 죽는 줄 알았다는걸 말입니다.



P.S 제발 이 영화에도 한글 자막을 달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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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