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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9 페임 - 음악, 동작 모두 합격, 스토리는 불합격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9. 11:30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솔직히, 전 이 영화의 과거판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의도했다기 보다는 사실 시간이 없어서 그랬습니다;;; 분명 좋은 영화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인연이 없는 것 같습니다그랴. 아무튼간에, 덕분에 전 리메이크만 본 상태고, 이 영화가 어떨지는 솔직히 소문만 들은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묘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죠. 덕분에 영화를 선입관 없이, 사전 정보 없다고 생각하는 상태에서 본 오랜만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자랑할 일이 절대 아니란거 저도 잘 압니다;;;)

그럼 리뷰 시작하죠.



 





올해도 어김없이 뮤지컬 영화가 돌아왔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이 영화 외에 "나인"이라는 영화도 대기중이죠. 하지만 둘의 노선은 약간 다릅니다. 나인은 흔히 말하는 정통에 가까운 뮤지컬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이미 시카고를 극장으로 올린 적이 있는 감독인데다, 배우 명단은 빵빵하기 그지 없습니다. 배우만 가지고 솔직히 프리뷰를 시리즈로 쓰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명단이 깁니다. 하지만, 이 영화 페임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게 배우들이 전부 젊은 관계로 이 영화가 대뷔작이라고 되어 있는 배우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마도 이 영화는 춤쪽으로 좀 더 기대를 걸어봐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게다가 이 영화의 감독인 캐빈 틴차로엔은 이 영화가 두번째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단편적인 것으로 주로 CF와 뮤직비디오를 찍어 온 감독입니다. 참고로 이 두 영역에서 참으로 많은 걸출한 감독들이 배출이 되었죠. (제 기억 속에만 해도 벌써 데이빗 핀처와 마이클 베이가 들어오는군요. 토니 스콧도 광고 출신이고 말입니다.) 아무래도 이쪽 감독들이 영상속에 이미지를 함축하는 능력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제가 기대한 것도 그것이었습니다. 영상이 과연 얼마나 멋지게 나올까 하는 점이죠.

실제로 이 영화의 영상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정말 화려하고, 섬세하며, 마치 MTV의 뮤직비디오 어워드를 보는 듯 한 영상들이 줄줄이 쏟아집니다. 카메라 워크는 정말 예술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폭발이 줄기차게 일어납니다. 제가 본중에 가장 좋은 장면은 역시나 할로윈을 표현한 장면인데, 영화관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거 니콜 키드먼이 출연했던 뮤지컬 영화와 같은 소재를 차용하면서도, 영상은 전혀 다른 느낌을 가지고 움직입니다. 어찌 보면 이 부분이 좀 더 진실에 가까울지도 모를 정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배우들은 허투로 춤을 추지 않습니다. 특히나 춤장면이 있는 배우들의 춤은 정말 매혹적으로 다가오는데, 그 느낌이 정말 아름답죠. 게다가 이 영화에서 그런 영상미는 음악과 너무 멋지게 결합을 합니다. 이런 면들에 있어서 이 영화는 말 그대로 현대 관객을 충족시키는 요건들 대다수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게다가 노래들도 가창력도 대단하고 말입니다. 결국에 음악 영상이 갖춰야 할 부분들은 그 이상으로 갖출 수 있었던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물건이 뮤직비디오의 나열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장편 극 영화라는 데에 있습니다.

이 영화의 러닝 타임은 106분 입니다. 요즘 영화들이 대부분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사이인 것을 생각을 해 보면 좀 짧다고도 할 수 있죠. 물론 얼마 전에 본 어글리 트루스는 이것보다 짧기는 합니다만 (95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영화가 그 이상의 길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은 확실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106분이라는 길이는, 결코 뮤직비디오를 위한 길이가 아닙니다. 이런 길이의 뮤직비디오라고 하면 콘서트 영상이거나, 아니면 비틀즈의 옐로우 서브머린, 그것도 아니면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뮤지컬을 차용한 영화이고, 그리고 극 영화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영상은 분명 굉장히 뮤직비디오적입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 내에 응축되었던 에너지를 잔뜩 드러내는 대단함을 보여주죠. 하지만, 그 사이를 연결해 주는 스토리는 말 그대로 병신에 가깝습니다. 웬만하면 이렇게 험하게 안 나가려고 하는데, 정말 어쩔 수 없을 정도입니다.

영화의 스토리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것은, 결국에는 영상만으로 가야 한다는 이미입니다. 사실 이렇게 가는 영화들 많습니다. 그 중에 전 좋게 보는 영화도 있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액션 영화죠. 이런 뮤지컬을 넣은 10대 성장 드라마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10대들이 좌절과 성공에 관한 욕망,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면서 달려가는 모습을 그려가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오직 그들이 공연하는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심지어는 그들의 심경 변화에 관한 모습, 그리고 그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관한 모습을 그냥 설렁설렁 지나갑니다. 이 영화가 분명 극영화라면,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분명 그들의 어려운 모습들은 어떠한 이유가 있고,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자신의 내부적 투쟁이게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런 내부적인 투쟁에 관한 설명따위는 젼부 노래에 도매급으로 넘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정도라면 좋겠는데, 감정 라인도 실종입니다. 사실 감정은 살아 있습니다. 분명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을 합니다. 하지만, 표현만 해 놓고, 던져 놓은 다음, 그냥 다음에는 싸그리 입 닦고 얼버무려버린다는 겁니다. 이 정도 되면 슬슬 이 영화가 리메이크 되기 전 작품이나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는 동명의 뮤지컬의 후광을 입고 일종의 묻어가기식으로 기획이 된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의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또 한가지 문제는, 이 영하는 뮤지컬 영화라고 하기에도 그 범주가 애매하다는 겁니다.

한 번 뮤지컬 영화라르 생각을 해 보죠. 일단 배우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관해서 노래를 부르죠. 그리고 그것은 스토리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노래는 일종의 사이드디쉬입니다. 메인이 아닌거죠. 하지만 노래가 영화에서 메인으로 부각이 되고 나자, 정작 중요한 스토리라는 부분이 사이드 디쉬로 밀려난 격입니다. 정확한 범주로는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음악 학교 나오는, 음악을 하는 아이들의 성장 드라마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전 오리지널 페임 영화를 본 적이 없기에 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리지널이 호평을 받은 이유가, 노래를 영화에서 자연스럽게 끌어낸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죠. (오리지널 페임을 리뷰하신 분들은 여럿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냥 공중에 떠 버립니다. 둘이 관계가 없어요. 억지로 끌려 나갑니다. 덕분에 영화를 그냥 뚝뚝 떼어다가, 뮤직비디오 공개 하듯이 나눠서 공개를 해도 될 정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많이 아쉬운 영화입니다. 분명 노래도 좋고 영상도 좋습니다. 하지만, 연걸은 허술하고, 뜬금없고, 성의없기까지 하기 때문에 영화가 전반적으로 방향성과 추진력을 동시에 잃고 먼바다를 표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집에서 오리지널 페임 DVD를 감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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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