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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22. 09:57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이 영화 역시 한글 제목을 까야 하는 영화입니다. 원래 제목은 발음 그래도 하면 어드저스트먼트 뷰로라고 되어 있어서 말이죠. 그냥 번역을 하던가 하면 될 것 같은데, 제목이 컨트롤러;;; 무슨 엑박 게임기 이야기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솔직히 이런 제목 아무렇게나 바꾸기 하는 거, 정말 마음에 안 듭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게 불쾌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헐리우드 영확계는 필림 K. 딕을 엄청 좋아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작품중에 필립 K. 딕의 원작을 영화화 한 작품 중에서 제가 기억하는 작품만 일곱편입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블레이드 러너, 토탈리콜 같은 유명한 작품들 외에도 페이첵, 스캐너 다클리, 넥스트, 임포스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웬만한 좀 한다 하는 감독들 부터, 돈 벌기 위한 나름대로 궁리를 한 영화까지 줄줄이 한 번 쯤은 필립 K. 딕의 작품을 한 번쯤 거쳐간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일단 제가 필립 K.딕의 국내 출간 된 몇 작품을 기억을 해 봤을 때, 확실히 그의 작품은 영화화를 하기 위한 상상력과 영화적인 지침이 거의 다 들어 있었던 느낌입니다. 단편임에도 영상적인 느낌이 드는 묘사와 치밀한 구성, 그리고 그 짧은 구성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의 묵직함과 세부사항들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강렬하게 다가오는 그 무엇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이 이야기들 거의 다가 단편이라는 특징도 있고 말이죠.

영화화를 하는데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오히려 단편이 유리하다고들 합니다. 이는 사실 굉장히 간단한 이야기인데, 영화를 만들면서 이야기를 거의 다 그대로 사용을 하거나, 아니면 영화에 맞게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단편이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단편은 일단 이야기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들어가 있느 요소들이 그렇게 많지 않고, 이 요소들을 영화에 맞게 다시금 짜 맞추는 것들이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편의 경우는 영화에서 쓸 수 있는 요소들을 추려내는 것이 일이죠. 그만큼 덜어 내야 한다는 뜻인데, 이 와중에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작품에서는 굉장히 중요하게 사용이 되는 요소들을 다 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이런 면에서 보자면, 어느 정도 축복이 내린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에는 영화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을 현대에 맞게 다시금 재단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힘들기는 힘든지, 아무래도 극장 흥행과 비평면에서 성공을 거둔 영화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기는 합니다. 솔직히, 컨트롤러 역시 이런 면에서 약간 불안한 면이 있기는 했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감독은 이 영화가 극장용 장편 데뷔작입니다. 영화를 연출을 한 적이 없는 것이죠.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믿을 만한 구석이 있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그가 꽤 괜찮은 영화의 각본가였던 시절이 있어서 말이죠. 오션스 트웰브나 본 얼터메이텀의 각본가이기도 했었죠. 물론 좋은 각본가가 항상 좋은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 경우는 다크나이트의 각본가였던 데이빗 S. 고이어가 유명한 케이스 입니다. 뭔 일인지 궁금하시다면, 블레이드 3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무튼간에, 그래도 어느 정도 가락은 있다는 것이죠.

아무튼간에, 각본가 출신 감독에 원작이 필립 K. 딕이다 보니 기대하는 점이라면, 역시 정말 범상치 않은 스토리를 가진 그런 영화가 탄생을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면들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그런 영화적인 스타일을 가진 영화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 관해서 한마디라도 하면 결국에는 다 스포일러로 직결일만한 그런 매우 참신한 소재를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사람의 인생이 누군가의 손애서 좌지우지 된다는 이야기를 봐서, 그리고 그 사람들의 손에서 벗어나면서 결국에는 어떤 인연이 계기가 되어 일이 크게 벌어진다라고 하는 스토리는 굉장히 특이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재 자체는 굉장히 특별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은 일반적인 스릴러영화나 로맨스 영화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가장 단적인 예로, 운명과도 같은 사랑은 본인들의 인생을 어디로 끌고 갈 지 모른다는게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이 되는 그런 부분입니다. 영화에서 이런 것들에 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사용을 하는 방식이, 이런 것들에 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사람들과의 충돌이고 그것을 이겨낸다는 방식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굉장히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것이죠. 심지어는 이런 세부사항을 풀어가는 방식 역시 헐리우드의 그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면에서 영화를 접근을 하자면, 좀 실망스럽습니다. 분명히 필립 K. 딕의 작품이건만, 영화를 풀어 가는 방식은 너무나도 익숙하게 흘러가는 것이죠. 게다가 이 영화에서 보여줬던 기묘한 비쥬얼은 그런 면들을 기대를 하게 하는 면들이 분명히 있었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야기를 할 때, 오직 이런 면만 가지고 접근이 안 되는 면들이 분명히 있기는 있습니다. 바로 그 면이 통속적인 면에서 오는 재미라는 것이죠.

보통 통속적이다, 어디서 본 것 같다는 그다지 영화에서는 좋은 표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관객들은 이미 그 것에 익숙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죠. 이런 면을 잊지 않은 많은 영화들이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고 말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익숙하다고 하는 것이 결코 식상하다 라는 단어와 같지 않은 것은 분명한 겁니다. 우리가 어떤 로맨스 영화를 볼 때, 특이한 소재와 익숙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을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바로 이런 식으로 이 영화도 해석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는 자신의 운명에 관해서 개척을 하려고 하는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 운명은 누군가 이미 짜 놓은 것이며, 이 운명 대로 살아가면 누가 보더라도 성공적인 인생이라는 평을 얻을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사랑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운명이 과연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인가 라는 부분입니다. 이 운명의 아이러니는, 결국에는 갈망이라는 테마에서 오니 말입니다. 이는 결국에는 사랑이라는 테마와 연결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설명해 놓고 보면 굉장히 복잡한 것 같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흔히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고 여겨지는 그런 여자를 사랑해서 그 사랑이 결국에는 성공하는 그런 스토리 라인에 그걸 방해하는 요소들이 좀 더 SF내지는 판타지적인 요소들로 변화한 것으로 핵석을 하는 수준으로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렇게 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 영화는 액션 스릴러적인 재미를 바로 그 충돌이라는 면에 두고 있으며, 바로 이 면을 극대화 하는 힘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액션 스릴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긴장감입니다. 이 긴장감과 속도감이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영화가 과연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영화는 바로 그 힘을 가졌습니다. 오직 하는 일이라고는 뛰어 다니면서 쫓기는 것이 다인 동시에, 총은 한 발도 안 쏘고, 사람을 때리는 장면은 정말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가져 오면서 이야기를 그렇게 만드는 겁니다. 이는 굉장한 능력으로서,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힘을 보여줍니다.

사실 이쯤 되면 배우들의 연기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 영화는 생각 이상으로 배우들이 힘을 많이 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배우라면 역시나 주인공인 맷 데이면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영화에서 맷 데이먼은 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말끔하며 능력도 있고 저돌적인 느낌입니다. 그리고 호기심도 많죠. 이런 것에 관해서 맷 데이먼이 연기를 아예 안 해 본것은 아닙니다만, 이 영화에서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정말 매력적인 동시에, 그가 진짜로 일에 휘말렸다는 느낌을 들게 만드는 그런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것에 관해서 표현을 할 수 있는 배우는 그다지 많지 않죠.

에밀리 블런트는 워낙에 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 적이 있는지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불여우 같은 매력과 울프맨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가진 매력을 다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녀의 연기는 애초에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그녀는 자신의 이미지에 굉장히 잘 맞는 어딘가 톡톡 튀는 그런 스타일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안소니 마키는 이 영화에서 의외로 카리스마적으로 상당합니다. 물론 그가 이 묘한 스토리의 원흉이라고 몰아갈만한 부분이 등장을 하기는 합니다만, 그는 이 영화에서 굉장히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매력을 발휘를 하는 동시에, 이 영화에서 그가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지에 관해서 영화가 끌고 가고 있는 것이죠. 사실 그의 연기력은 이미 허트 로커때 그 힘을 한 번 보여준 적이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심지어는 테렌스 스탬프한테도 안 밀릴 수 있다는 게 더 신기하더군요.

테렌스 스탬프에 관해 소개를 하는 것을 깜빡했는데, 이 양반이 이 영화에서 안면 카리스마 하나로 밀고 가는 사람입니다. 그는 다른 영화에서 조연으로 출연을 하면서, 때로는 주인공을 도와주는 역할도 하고, 주인공을 방해하는 악역도 했습니다. 아무튼간에,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그의 이미지는 여전히 비슷합니다. 물론 굉장히 성공적이라는 점은 두 말 할 필요 없겠죠.

존 슬레터리의 경우는 의외로 매우 자연스러운 말단 바로 위의 상사의 느낌입니다. 물론 그가 나온 전작들이 워낙에 다양한 것은 인정을 합니다만, 이 영화에서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그런 경지를 넘어서서, 진짜로 그런 일을 할 거라는 그런 느낌입니다. 테렌스 스탬프가 안면 카리스마를 효율적으로 활용을 한 경우라면, 이 경우는 말 그대로 진짜 일을 하는 사람을 베이스로 하는 느낌을 살려 낸 것이죠.

뭐, 배우들 이야기를 아무리 길게 해도 단 한 단락으로 정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서 필요한 부분을, 자신의 매력을 이용을 해서 영화에서 캐릭터적인 특성을 살려서, 이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을 스토리에 맞춰서 생동감 있게 살려내는 힘을 지닌 그런 연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간에, 이 영화, 꽤 잘만든 팝콘 무비입니다. 스케일로 승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마구 폭발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 아주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그런 영화는 아니지만, 우리가 익숙하지만 즐거워하는 부분들을 긴장감과 속도감이 넘치는 그런 스릴 넘치는 화면들로 채우고, 그 사이를 매력적인 로맨스로 메꾼 그런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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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