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젼'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5.23 컨테이젼 - 거대한 사건, 사람들을 휘두르다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23. 10:45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드디어 이 영화도 밀어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번주에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리라고는 생각을 전혀 한 적이 없는데 말이죠. 정작 사고 싶은 블루레이는 아직 못 사는 상황이 되었는데, 영화는 오히려 때 맞춰서 보게 되는 상황이 되어서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 흔하지 않은 상황이기는 한데, 그래도 기쁘기는 하네요. 다만 그 다음주로 죽 들어가면 정말 엄청난 분량이 기다리고 있기는 해서 말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점인데,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이 사람은 너무 다재다능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영화도 그렇기는 하지만, 인포먼트, 체 2부작 같은 영화들을 보고 있으면 그가 굉장히 작품성 있는 영화를 주로 찍는 감독이구나 싶다가, 오션스 일레븐 같은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또 그가 굉장히 팔리는 영화를 찍는 사람이구나 싶기도 하더라는 겁니다. (물론 그의 지론이 상당히 특이한데, 팔리는 영화를 찍어서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찍고 싶은 영화를 찍는다 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 대단히 특이한 감독입니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무엇을 보여줄지가 기대 된 것도 사실입니다. 솔직히, 그의 작품성 위주의 영화는 국내에서 제대로 개봉이 된 적이 최근에는 거의 없는 상황이기도 해서 말이죠. (위에 소개한 두 작품 역시 이런 점에서 접근이 되는 작품입니다. 인포먼트는 블루레이로 사서 겨우 봤고, 체의 경우는 제가 블루레이로 아예 북미에서 공수를 해 왔죠. DVD는 나와 있기는 한데, 전량 품절;;;) 아무튼간에, 그가 이번에는 배우 파워 덕인지 국내 극장에서 개봉을 하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우리가 아는 영화라는 포맷에서, 극 영화라는 것 특성과는 거리가 굉장히 멉니다. 우리가 영화라고 했을 때, 영화에서 보고자 하는 것은 결국에는 이 영화가 어떤 기승전결을 가지고,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서, 결국에는 어떤 결말로 향하는지이고 이런 것들을 하기 위해서 쉽게 말 해 기승전결이라는 것을 가지고 영화를 이루게 됩니다. 어떤 사건에 관해서 감정적인 발단이 있어야 하고, 그 백그라운드의 설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이 것에 관해서 감정적으로 제대로 결말을 이뤄야 한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영화는 기승전결을 대단히 철저하게 지킵니다. 심지어는 액션영화라고 할 지라도, 이 기승전결 때문에 손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보편적인 영화 테두리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대다수의 액션 영화이고, 액션의 자리를 찾아내는 것은 오히려 이 방법이 쉬우니 말입니다. 게다가 이런 것들은 관객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가 어떤 것이다 라는 것을 알기 위해 들어갔다가 빠져 나오는 것을 경험하기 좋게 하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이 구조가 굉장히 약합니다. 그런데, 이 구조가 약하다고 해서 이 영화가 대단히 못 만든, 그렇다고 예술 영화처럼 두루뭉술한 영화도 아닙니다. 이 영화는 이 난해하기 짝이 없는 모순점을 정말 제대로 간파를 한 영화이고, 메시지 역시 분명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관객에게 구조적인 기승전결 없이 영화를 그냥 내 간다는 것은 결국에는 관객들이 빨려드는 타이밍을 영화가 조절하지 않고, 관객이 그냥 바로 들어가 주거나, 아니면 영화가 상영 되는 내내 관객들이 관찰자로 남게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참 웃긴게, 이 영화에서 관객들은 관찰자이기도 하면서, 이 영화에 얼마든지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점인데, 결국에는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얼마든지 이 영화에 감정적인 이입도 가능하고, 또한 영화를 관찰하듯 보는 태도 역시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죠. 이 영화가 이런 구조를 가지면서도 이런 모습을 성공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가 굉장히 현실적인 면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병에 걸립니다. 이는 인류 역사를 통하지 않고라도, 지금 당장 주변들 돌아보고, 병원에 가 보면 알 수 있는 진실입니다. 이 병에 관련해서 우리가 아는 사실은, 그 병에 걸리면 그 병에 관한 원인이 있고, 그 병을 치료하는 법이 있으며, 병이 진행 되는 동안, 그 병이 만약 굉장히 전염성이 강하고 또 죽을 수도 있는 병이라면 안 걸리게 주의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들도 굉장히 많죠.

실제 세상에서 이 정도 병이 휩쓸고 지나간 적은, 아직까지는 얼마 전 조류독감 정도입니다. (물론 이 조류독감의 경우는 미국의 과한 건강 염려증의 자극과 약을 제조하는 업체들이 그 자극을 이용해서 한 몫을 잡기 위한 이야기라는 소문은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소문이죠.) 이 병의 경우는 진짜로 죽는 경우도 있었고, 감염 경로 역시 대단히 골치아프기 짝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때 엄청난 사람들이 건강에 관해서 염려를 했고, 또 굉장한 공포가 세상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이는 사실 굉장히 골치아픈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병이 진짜 죽는 것인지에 관해서, 그리고 이 병에 걸려서 죽은 사람들 가지고 의약품 업체들이 장난친 것이 아닌지에 관해서 이미 이야기가 있었죠. 그런 이야기를, 이번에는 진짜 사람을 거의 그 자리에서 (물론 영화상에서 한 3~4일 안에 죽는 것으로 나옵니다.) 사람을 죽여버리는 병이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영화가 출발을 합니다.

영화는 전 세계의 주요 도시들을 보여줍니다. 주요 도시에는 실제로 많은 인구들이 살고 있고, 또한 사람들의 감염 경로 또한 엄청나게 복잡하게 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 도시에서 환자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 환자들을 중심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또 죽어 나갑니다. 이런 상황이 영화 내내 지속이 되고, 또한 이런 것들에 관해서 영화가 보여줌으로 해서 이 사람들이 얼마나 일반적인 사람들인지, 그리고 이 영화 속의 세상이 얼마나 현실적인지에 관해서 보여줍니다.

이 와중에 인물들이 보여주는 것은 영웅적인 행동들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어떤 사건에 관해서 해결을 하려고, 매뉴얼 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인 동시에, 그 분야에 관해서는 인간의 힘이 닿는 한도 내의 전문가들이기도 합니다. 물론 최초 감염자로 나오는 사람의 경우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이 영화에서 또 한 축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기도 하죠. 상당히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에서 이런 사람들 각각의 행동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 이 사건은 결국에는 이 사람들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합니다. 보통은 인물들이 사건을 만들어가고, 해결을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사람이 직접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 (물론 약간 꼬여 있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만) 어떤 사건이 사람 사이에 퍼져서 사람들을 죽여 감으로 해서 영화에서 이 사람들이 어떻게 그 사건에 관해서 행동을 하는지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상당히 어려운 부분들이기는 하지만, 이 일들은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그 점에서 포인트를 잡고 관객들에게 보여줍니다. 병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며, 이 병에 걸림으로 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가며, 그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그 병을 퇴치하면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까지도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결국에 이 상황에서 누군가는 인간적인 행동을 했다가 큰 낭패를 보기도 하고 (그 사람이 과연 옳은 사람인지는 결론이 안 납니다.) 누군가는 그래도 상당히 영웅적인 행동을 합니다. 물론 이 사람에 관해서도 복잡한 문제가 걸려 있기는 하죠. 그리고 누군가는 무력하게 지켜보면서 자신의 주변 사람이 또 희생 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 인간 군상을 보여줍니다. 이 군상은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하죠. 결국에 이런 일들을 가지고 좀 더 현실적이고, 그 속에 담겨진 인간의 느낌을 가져 옴으로 해서 영화에 관객들이 진짜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음을 느끼면서 동시에 이 영화를 관찰하게 하는 태도를 가지게 하는 것이 가능해 진 것이죠.

묘한 점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역할입니다.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입니다. 심지어는 이 영화에서 그들의 특징이 영화에서 사건에 거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중심에 선 인간들을 보여준다는 점에 관해서 이들의 연기는 굉장히 중요하게 등장을 하는 것이죠. 이 영화는 그 부분들을 매우 잘 잡아 냈고, 배우들 또한 이런 것들에 관해서 굉장히 잘 표현을 해 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맷 데이먼입니다. 본 시리즈 같은 작품을 보면 날아다니는 사람인데, 이 영화에서는 진짜 그 사건에 휩쓸려 가는 한 사람입니다. 그가 어떤 감정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관객들이 갈리게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 그는 이런 연기를 매우 잘 해 냅니다. 일반적인 한 인간으로서 (물론 아주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특별하지는 않죠. 전부 스포일러가 되어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 사건이 그에게 얼마나 많은 절망을 던져주는지까지 표현을 해 냅니다.

기네스 팰트로는 이 영화에서 더 미묘한 역할입니다. 흔히 말 하는 사건의 촉매로 사용되는 역할입니다. 이런 대배우가 이 정도 도구로 사용이 될 지는 몰랐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 그녀의 등장분량은 미미 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맡은 역에 특성은 그녀를 쉽게 말해 띄워 줄 정도로 독특한 역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녀는 이런 부분들에 관해서 영화적으로 잘 나타내기도 했고 말입니다.

마리옹 꼬띠아르 역시 대단히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역시나 한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게 하는 매개체 역할로서 등장을 하는데, 이 영화에서 그녀의 역할은 선하기는 하지만, 어떤 사태에서 다른 사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한 인간이 어떻게 이용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해서 보여주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속에 인간미를 담아 내는 것은 그녀의 역할인데, 그 부분은 굉장히 잘 건드려 주는 연기를 하고 있죠.

케이트 윈슬렛의 경우, 그 누구보다도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이런 캐릭터의 경우는 어딘가 차가운 선인으로 등장을 하는 것이 맞지만, 이 정도로 극적으로 퇴장하는 캐릭터가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 해 봤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자신이 맡은 일을 매우 성실히 하는 인간적인 직원이자, 죽기 직전까지 자신의 일을 완수 하는 역할입니다. 물론 이런 역할이 영웅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다반사이기는 합니다만, 이 영화에서 그녀의 극적인 퇴장은 그녀를 영웅으로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라서 더더욱 독특합니다.

주드 로는 이번에 캐릭터의 방향을 대단히 잘 잡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에서 흔히 말하는 인기몰이를 하는 예언자이면서도, 자신의 사욕을 채우는 대단히 다층적인 인물입니다. 악역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선인이라고 하기에도 대단히 어려운 부분들이 많죠. 이런 역할을 이 영화에서 대단히 잘 해 내는데, 어떤 의미로는 대단히 감정 이입이 잘 되는 연기이기도 하지만, 다른 의미로는 많이 불편한 양반으로서 출연을 하는 대단히 미묘한 선을 잘 표현을 했습니다.

로렌스 피쉬번은 드디어 모피어스라는 면을 떠올리지 않게 하는 캐릭터를 가져오는 데에 성공을 거둔 배우입니다. 자신에게 붙여진 꼬리표를 이 영화에서 정말 제대로 떼어 내 버렷죠. 그는 영화 내내 파워 있는 연기를 보여주기는 합니다만, 인간적인 면으로 인해서 낭패를 벗어나지 못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면들에 관해서 전자는 이미 명불허전이지만, 후자 역시 굉장히 매력적으로 잘 해 내는 힘을 가지게 되었죠.

이 외에도 눈에 띄는 배우들이라면 존 호키스 (윈터스 본에서 삼촌역), 엘리어트 굴드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에서 라스베가스 큰 손 역할), 친 한 (다크나이트에서 돈 위에서 불타 죽는 양반) 정도 됩니다. 이 영화에서 이들의 역할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역시나 일반인으로서 사건에 휩쓸려 가는 사람들인데, 한 사람은 역시나 말단으로서 괴로워하는 역할이고, 또 한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위험의 경계를 넘나든 양반이며, 다른 한 사람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으로 움직은 사람으로 나옵니다. 각자 이 연기들을 매우 잘 하는 사람들이죠.

이 인물들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바는 사실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영화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사건의 진행에 따라서 각자 어떤 선택을 하거나, 아니면 공포에 떠는 모습이거나, 아니면 어떤 이유로 인해서 절망을 하는 모습들이죠. 이 영화는 이 사건의 경과를 이런 식으로 영화에 투영을 함으로 해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이입을 받게 되는 겁니다. 그것도 굉장히 멋지게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미학적으로 어떠한 멋도 없이, 무슨 다큐멘터리마냥 밋밋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부분의 모습은 굉장히 멋지며, 현실과 영화적인 부분이라는 것에 관해서 굉장히 균형을 잘 맞춘 그런 화면들을 영화에서 내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이 영화에 이입을 하면서도 영화를 보는 것이라고 계속 일깨울 수 있는 부분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은 영상의 느낌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영화는 이런 부분에 탁월하게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인기가 있을 영화의 스타일이라고 하기는 힘듭니다. 액션도 없고, 영웅도 없고, 그렇다고 러브스토리나 무슨 호러 영화 같은 스타일의 공포가 깃든 영화도 아니니 말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재미라는 면에 관해서, 전혀 다른 느낌을 주면서도 영화적인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실제 메시지와 영화적인 느낌을 둘 다 잃지 않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보자면, 이 영화의 연출은 거의 신이 들렸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대단히 특색있고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P.S 아이맥스의 효용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이 영화는 빠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맥의 대화면을 다 활용을 하면서, 그 큰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이 오직 풍광만이 아니라는 것을 정말 과감하게 보여주는 그런 영화이기도 하거든요.

반응형
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