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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7.26 모던 타임스 - 가벼움과 무거움이 마구 뒤엉킨 작품
 오들도 오랜만에 책 리뷰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직까지 다루지 못하고 있는 책이 점점 더 쌓이다 못해 1년째 못 올라가고 있는 작품이 수두룩한 상황이기는 하죠. 심지어는 블로그에 글을 써 놓고 아직까지 임시 저장으로 머무르고 있는 글들 역시 정말 많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어느 정도 밀어붙이려고 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만큼 더 쌓아놓으려고 하는 지점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일본의 스릴러 소설 이야기를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지점은, 제가 그 소설들에 관해서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먼저 이야기 해야 할 듯 합니다. 일본의 소설들은 묘하게 감상적인 구석이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고, 이 문제는 제게 약간 괴로운 부분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 문제로 인해서 사실 이번 책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전작인 골든 슬럼버가 그닥 제게 기쁘게 다가오지 않았던 이유였기도 합니다.
 
 하지만 골든 슬럼버는 그렇게 제게 미묘한 작품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첫 번째 놀라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영화를 먼저 본 케이스였기 때문에 해당 이야기를 할 수 있기는 했습니다. 영화 보다는 소설이 낫다는, 특히나 장편에 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덕분에 이번 소설 역시 어느 정도 기대를 하게 되었기도 합니다. 몰론 여기에는 여전히 일본 스릴러 소설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같이 존재하고 있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정말 평범한 셀러리맨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사람이 회사에서 새로 맡은 업무는 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였는데, 이 시스템은 대단히 비밀스러운 곳이 많은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 와중에 주인공에게 직접적으로 위협이 닥치게 됩니다. 이 책이 다루는 이야기는 결국에는 정말 엉뚱한 업무를 하게 되면서 한 사람이 정말 죽도록 고생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소설의 두께가 두께인 만큼 사건이 단선율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고 있죠.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주인공은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주변에 매우 특별해 보이는 사람들이 줄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은 결국에는 책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의 긴장을 높여주면서, 동시에 사건이 어디로 튀게 될 것인가에 관해서 궁금하게 만드는 지점이 되기도 합니다. 해당 지점들 덕분에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들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구석이 굉장히 많이 생긴 것이기도 하죠.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사건 이야기는 정말 댜앙하게 전개 됩니다. 주인공이 이런 저런 위협을 당하기는 하는데, 그 위협은 매우 독특한 구석을 가져가게 됩니다. 심지어는 일부 위협은 위협 그 자체로는 본래 진행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매우 먼 거리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사실 초반에는 해당 문제로 인해서 주인공이 왜 그렇게 고생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에 관한 이야기를 더 강하게 제기하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 될 정도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좀 과하게 나오는 면모도 좀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해당 이야기를 어떻게 엮어낼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간 재미있는 것이, 일부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지만, 사건으로 얽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부 상황에서는 그 사건으로 인하여 주인공을 만난 인물들이 이야기에 직접적으로 섞여 들어오기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상당히 뜬금없어 보이는 장치들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해당 특성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다양한 일들을 만들어 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 상황에서 보여주고 있는 또 다른 특성은 결국에는 이 책이 가져가는 이야기가 사회와 정부를 조망하는 측면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에서는 매우 강렬한 사건 하나가 이야기 되고, 중심 주제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마지 못해서 이 사건을 추적하는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결국에는 개인에 얽힌 사건이 아니고, 말 그대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사건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해당 지점 덕분에 미스테리의 증폭을 경험하는 힘을 가져가게 되는 것이죠.
 
 약간 재미있게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을 더 까 내고, 그 과정으로 인해 어떤 충격을 받게 되는가 라는 이야기 보다는 대체 왜 사건을 그렇게 숨기려 하는가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매우 강렬하지만, 사건의 정황을 밝히는 데에 있어서는 상당히 평범한 구조를 가져가게 됩니다. 하지만 사건의 정황을 밝혀 내면 낼수록 점점 더 위협이 증가하는 지점에 관해서는 굉장히 자세하고 다양한 서술이 들어가게 되죠.
 
 해당 지점들로 인해서 보게 되는 이야기는 매우 잔혹하지만, 동시에 이야기 진행 특성으로 인해서 기묘하게도 어딘가 웃기는 모양새를 가지고 가고 있기도 합니다. 이 지점들로 인해서 이야기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한 없이 불편해 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좀 더 맘 편하게 접근하게 만드는 힘을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에는 분위기의 괴리를 어떻게 작품의 매력으로 바꾸는가 하는 점이겠죠. 이 작품이 잘 한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야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정말 흉흉하기 짝이 없습니다. 고문에 대한 묘사가 거침없이 나오고 있으며 죽인다 살린다 하는 이야기 역시 여과 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관해서 정말 묘한 반응을 보이는 주변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게 됩니다. 우리가 아는 상황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그냥 심각하게 보이지 않을 것들을 더 가져가는 그런 느낌을 가진 인물들 말입니다. 덕분에 완충작용이 되고 있기도 하죠. 물론 역으로 폭력이 강조되는 경우도 있지만 말입니다.
 
 이 지점들이 모두 지나가면서 가져가는 흐름은 오프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정한 충격이 존재하고, 이 충격은 이야기 전체와 무관하게 보이는 부분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결국에는 관계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얽혀서 밝혀지는 진실 역시 매우 강렬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기도 합니다. 다만 여기에서는 매우 미묘한 감정이 하나 펼쳐지게 되는데, 바로 국가 시스템에 대한 분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이 온전한 사회파 미스테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많은 편입니다.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 실제 있을만한 음모를 이야기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야기에서 장치로 써먹는 요소들중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요소들은 실제 세상과는 특히나 관계가 없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주인공 주변에 있는 몇몇 인물들은 있을 법 하지 않은 인물들이 직접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작품의 매력을 살리는 데에 일조하지 않았다면 자칫 판타지로 빠질만한 요소들인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짐에서 스릴러의 매력을 가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물론 이 작품 역시 약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작품에서 가져가는 이야기가 극도로 가벼운 테이스트를 지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점에서는 너무 과도하게 밀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긴 이야기를 읽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단서들의 작용점은 앞에 벌려놓은 것들에 비해서 너무 쉽게 넘어가 버리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그 외의 지점에서 나름대로 머리를 잘 썼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게 되기는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상당히 가벼운 테이스트를 가지기는 했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는 그렇지 않은 묘한 소설이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이야기에 관해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훌륭하며, 동시에 인물들의 이상한 매력들 역시 작품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상황이기도 하죠. 물론 정통 추리물과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일부 요소들은 매우 아쉽게 다가올 수 있겠습니다만, 이 지점을 뺀다면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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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