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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31 저지 드레드 - 강렬함과 단순함, 압축의 미학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31. 09:20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이 영화는 실베스터 스텔론이 나오는 작품을 보고 리뷰를 했어야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거라는 결론에 도달했죠. 한 10분 보다가 꺼버리게 만드는 묘한 영화여서 도저히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고 나서 리뷰를 포기 한 작품들만 합쳐도 이 블로그 굴리는 동안 거의 50작품 이상이 될 겁니다. 그래서 그냥 이번 신작만 리뷰 하기로 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기억해 보면 이미 과거에 저지 드레드는 여오하화 된 적이 있습니다
. 상당한 액션 SF 영화였고, 많은 사람들 입맞에 맞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물론 상당히 아쉬운 평가도 있기는 했지만, 일단 말초적으로 즐기기는 나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북미에서는 원작의 묘미를 못 살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지금 보기에도 솔직히 당시에는 잘 나갔을지 몰라도, 길게 끌거나, 최근에 이 스타일로 만들 수는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굉장히 만화스러운 작품이었으니 말입니다.

이 만화스럽다는 이야기는 약간 낮게 표현한 의미입니다. 기본적으로 드레드 라는 작품이 그래픽노블 베이스로 만든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애들 보는 작품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작품이었다는 겁니다. 상당히 강한 작품이고, 생각 이상으로 무거운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이 무게는 실베스터 스텔론이 등장하는 무게 정도로 변형이 되었고, 동시에 작품에서 보는 여러 가지 면들에 관해서 스케일을 키우는 듯 하면서도 굉장히 얕게 해석을 하는 작품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결국에는 속편의 계획이 모두 틀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세월이 한참 지나갔습니다. 영화가 언제 나올지는 계속해서 논의가 되고 있었고, 그동안 스텔론은 나이가 늘어버렸죠. 그리고 예전의 드레드가 다시 나왔다가는 영화가 망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고 말입니다. 영화가 굉장히 강하게 이야기가 되는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당시와 지금의 영화 이해 방식을 전혀 다르니 말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드레드라는 캐릭터에 관해서 스텔론이 맡았던 당시와는 전혀 다르게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칼 어반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해진 점은 전과는 다르게 어떤 캐릭터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 캐릭터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절대로 쉽게 배우의 힘에 맡겨놓을 수 없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아무래도 영화판의 판도가 매우의 힘에 맡기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이 영화가 그렇게 간단하게 한 배우에게 모든 것을 떠맏길 수 없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그렇게 만드는 영화도 대단히 드물고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 영화가 그렇다고 최근의 영화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는가 라는 질문에는 또 약간의 다른 방향의 대답을 할 수 있겠습니다.

보통 최근 영화에서 가장 크게 등장하는 것들은 대부분 폭력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 대단히 빠르고 정교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그 속도에 관해서 대단히 강하게 밀어 붙이는 방식이죠. 테이큰 1편이 가장 대표적인 예인데, 확 밀어붙이면서 동시에 굉장히 빠른 영화 스타일을 지향을 하는 작품이었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최근에 상당히 좋은 평을 받은 작품의 경우, 특히 액션 영화인 경우 이런 경향이 더 강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약간 다릅니다.

보통 영화에서 중량감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영화가 얼마나 무겁게 움직이는가에 따라서 작품이 얼마나 늘어지는지가 결정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말입니다. 사실 이 문제로 인해서 작품이 오히려 평가를 낮게 받는 경우도 상당수 있고 말입니다. 이 문제로 인해서 흔히 말하는 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작품들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이 작품은 망했다 라는 것 보다는 오히려 굉장히 특이한 해법을 재미있게 찾았다는 쪽으로 해석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추격전이나 긴박감의 묘미로 영화를 밀어 붙이는 쪽은 아닙니다. 물론 영화가 후반으로 가면 긴박감이 좀 더 강하게 나오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죠. 하지만, 그 긴박감만 가지고 작품이 구성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긴장감은 있지만, 그 속에서 뭔가 속도가 더 올라가는 긴박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영화는 아니라는 겁니다. 작품 특성상 주인공이 겪는 일에 관해서 긴장은 벌이지만, 속도를 얹는 긴박감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상당한 중량감입니다. 이는 나중에 디자인 관련 이야기를 할 때에도 이야기를 끄집어 내겠지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액션에 시각적인 무게를 굉장히 많이 실은 영화입니다. 영화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굉장히 묵직하게 움직이는 액션 화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화려한 맛은 최근 영화중에서는 그렇게 강렬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전을 보여주는 것 따위는 이 영화에서는 그다지 크게 다루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 대신 자리를 채우고 있는 무게감은 이 영화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자체로서의 매력이 좀 더 강하게 발휘가 된다고 할 수 있죠. 액션의 장면 하나 하나마다 마치 거대한 몸집을 가진 공룡들이 싸우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심지어는 주인공과 같이 다니는 여자의 경우 역시 우리가 아는 타입과는 거리가 상당히 있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그 덕분에 이 작품은 상당히 독특한 지점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긴장감 보다는 액션의 쾌감을 좀 더 중점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 쾌감은 상당히 묘한 것으로서, 오토바이를 타는 쾌감이라고 하기보다는 허머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도로에서 느끼는 쾌감에 비견할 수 있겠다 싶은 수준입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다 때려부수는 영화와도 거리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이 지점은 미스테리해지죠. 사실 이 지점에서 약간의 부작용이 있기는 합니다. 생각 이상으로 상당히 잔인해졌다는 점 말입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잔인합니다. 피가 사방으로 튀는 것은 물론이요. 신체 훼손이 작품 내내 나옵니다. 대단히 강하게 나오는데다, 보는 사람으로서 이 작품이 우리가 생각하는 경향과는 다르다는 것을 쉽게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 부분으로 인해서 이 작품이 좀 더 많은 무게를 얻고 있습니다. 그 속에 있는 것은 끔찍함이지만, 한 편으로 액션과 연결을 해서 무게감을 더 많이 가지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영화는 그 경계를 대단히 잘 찾아낸 영화입니다.

물론 이런 영화이다 보니 이 작품에서는 스토리가 일직선입니다. 그리고 대단히 국지적이고 작은 작품이기도 하죠. 레이드와 비슷한 배경이지만, 좀 더 헐리우드적인 해석이 곁들여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레이드에서 좀 더 육체적인 액션을 제거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더 많은 총알을 집어 넣었죠. 이 영화의 맛은 결국에는 이런 특성에서 모두 드러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영화가 좀 더 강렬해지고 말입니다. 다만 이 액션을 부각하기 위해서 스토리는 정말 최소화 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적인 면모와 폭력적인 면을 동시에 드러내는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것들은 모두 시각적으로 표현이 되고 있죠. 뭔가 말로 설명을 하면서도, 결국에는 전부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서 이 영화는 숨기는 이야기가 없는 굉장히 단일한 구조를 가지고 가게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감정이 발전이라는 것을 쉽게 까고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철인이지만 한 구석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쌍팔년도 설정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오기는 합니다. 이 설정은 그동안 많은 영화들에서 정말 절절히 써먹던 기믹이죠.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는 그 따뜻함에 관해서는 그다지 크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드러낸다고 하더라도 드레드식 비틀기가 한 번 크게 들어간 다음 관객에게 전달이 되고 있죠. 이 작품의 맛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 해서 작품의 강렬함을 주인공인 드레드가 그대로 이끌고 가게 만들어 가기도 합니다.

여기서 주인공이 따뜻하다는 것은 그가 데리고 있는 견습생에게 투영되는 모습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이 작품에서는 그 지점에 관해 나름대로 표현하는 바가 있고, 또 영화에 맞게 잘 재단이 되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재단은 생각보다 잘 되었는데, 액션 영화에서 이런 따뜻함이 드러나는 경우는 이상하게 영화가 안 맞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는 적어도 그런 문제는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 투영으로 인해서 영화가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드러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상대에 있는 악당 역시 상당히 묘합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는 악당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 있죠. 표독스럽고 이미 한 번 정상에 선 사람이라는 것 말입니다. 이제 주인공을 만났으니 미끄러질 일만 남은 악당이라는 것을 굉장히 잘 드러내고 있는데, 굉장히 단순하게 표현을 해 버립니다. 이 단순함 덕에 악당이 불쌍하다는 이야기나 좀 더 입체적인 구조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 되기는 했죠.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게 나쁘다고 말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는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작품에서 악당이 결국에는 끝에 망하기는 하겠지지만, 주인공을 죽도록 고생을 시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점을 생각해 보자면, 이 악당은 대단히 구성이 잘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악당이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가에 관해서 이 작품은 나름대로 영리한 답안을 낸 셈이 되죠. 게다가 이 지점에 관해서 꽤 괜찮은 배경설명과 비쥬얼 역시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 점 덕분에 작품이 묘하게 다가오는 면도 있죠.

이 작품에서 또 하나 이야기 할 것은 비쥬얼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우리가 최근에 아는 액션 영화의 스타일을 꽤 많이 집어넣었습니다. 게임 화면을 본딴 1인칭 시점이라던가, 어떤 이유로 해서건 집어 넣는 슬로우모션, 그리고 대단히 지저분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환경들 같은 것이 작품 내내 등장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 지점에 관해서 이 영화는 나름대로의 재미 역시 잘 끌어 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재미가 생각보다 더 묘하게 다가오는 맛도 많고 말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칼 어번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필요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뭔가 큰 것을 건지겠다는 포부 역시 가질 필요 없고 말입니다. 그냥 엄청난 느낌의 주인공이 예쁜 여주인공 끼고 다니면서 대단히 강렬한 액션을 하는 영화인 틀에, 좀 더 강렬한 맛이 뒤섞인 작품입니다. 이 지점에서는 이 작품은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연말이라 좀 더 순한 액션을 찾는 분들이라면 좀 고민을 해 보셔야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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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