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9. 10:01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주에 제가 김씨 표류기 내지는 천사와 악마로 시작을 하리라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아니면 홍상수 감독의 영화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정도로 말이죠. 솔직히 이 영화들도 보고 싶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 홍상수는 취향이 아니고 (특히나 최근작인 밤과 낮은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생활의 발견때가 딱 좋았었다죠.) 김씨 표류기 스타일은 웬지 제가 찔려서 - 방구석에 처박히면 아니 나오는 관계로;;; - 보지 않게 되었고, 결국 일단 이 영화,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주 토요일에 천사와 악마를 볼 예정이죠. 아쉬운건, 이 작품은 일단 아이맥스에 올라갈 것 같지 않고, 터미네이터도 국내 아이맥스 목록에서 빠져 있다는 겁니다. 결국에는 뭐, 4K프로젝터가 달린 모 극장으로 가야 하는 겁니다.

어쨌거나 우는 소리는 그만 하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 관해서 가장 아쉽게 느끼는 것은 역시나 이 영화가 씨네큐브에서 단독으로 개봉한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이 영화가 해외에서 공개된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서 아무래도 국내에서도 볼 사람은 다 봤다 (어떤 방법으로든 말입니다.) 라는 분위기인지라, 아무래도 이 영화에 고나해서 많은 분들이 그냥 그렇게 느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지면 이 영화에 관해 그냥 아무것도 모르시던지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일단 감독이 시드니 루멧이라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현재 시드니 루멧의 나이는 84세입니다. 현재 현역으로 활동하는 감독 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죠. 심지어는 그렇게 영화를 열심히 찍어내는 우디 엘런이 이 사람보다 젊습니다. 게다가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상당히 눈에 띄는 영화들로 가득합니다. 일단 상당히 묘한 느낌의 영화인 12명의 성난 사람들부터, 애거서 크리스티의 동명의 유명한 원작을 가지고 있는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 알 파치노가 정직한 열혈 형사로 나오는 형사 서피코, 그리고 상당한 문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뜨거운 오후, 현재 미친듯이 평이 갈리고는 있지만 재미는 보장하는 글로리아까지, 말 그대로 상당한 영화들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 감독한 영화들 편수로 따지면 38편정도 되죠. 누구처럼 1년에 한편씩 뽑아내는 감독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에 걸맞게 상당히 많이 찍었고, 또 현재 거장으로 불리고 있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배우도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이미 카포티로 한 번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물론 당시에 이래저래 수상에 관한 이견이 좀 있기는 합니다만)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이 영화에서 형 역을 맡고, 동생으로 그동안 상당히 많은 영화에 출연해서 이미 연기적인 면에 있어서 말 그대로 지지를 얻었고, 이번에 연기의 방향이 처음으로 바뀌는 배우인 에단 호크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로 나오는 사람도 본 얼터메이텀에서 한 번 얼굴을 비췄고, 어느 멋진 순간이라는 영화에서도 한 번 나왔었던 알버트 피니입니다. 게다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부인 역으로 나오는 마리사 토메이까지 들면 말 그대로 하나의 연기파 배우 목록이 완성되는 수준입니다.

이러한 텃밭이 있는데, 이 영화는 의외로 그동안의 시드니 루멧의 영화와는 좀 방향이 다릅니다. 글로리아만큼 밖으로 벗어나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동안의 연출 방향과는 달리, 말 그대로 너무나도 차갑게 식은 인물상들 속에서 이야기를 진행을 시켜 나갑니다. 전작에 나오던 말 그대로 불타는듯한 인간군상들은 이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드리 루멧의 색이라던가, 아니면 재능이 영 죽어보인다던가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차가움 속에서 말 그대로 용솟음치는 에너지를 볼 수 있죠.

실제로 이 영화는 정말 무거운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시작을 합니다. 말 그대로 돈이 없는 자녀들이 돈이 그나마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부모를 터는 부분으로 시작을 하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심각하게 벌어지는 것은 결국에 상황이 무지막지하게 복잡하게 돌아간다는 겁니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말 그대로 돈때문에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겪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말 그대로 가족 사이의 문제가 되면서 동시에 외부 사람들까지 얽혀 들어가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 벌어지죠. 그 상황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말 그대로 거의 해부하듯 보여줍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쯤 되면 각각의 연기를 말 그대로 파헤쳐야 할 터인데, 솔직히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 이 영화에서는 연기력에 관해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들이 거의 다 나오니 말입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말 그대로 자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연기를 보여주고, 에단 호크도 이런 스타일의 연기를 처음 함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엄청난 소화력을 보여줍니다. 마리사 토메이야 말 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이러한 인물들의 연기를 말 그대로 삭막하디 삭막한, 그리고 거의 관음증적이라고 보여질 정도로 사람들을 파헤쳐가는 카메라를 통해 보여집니다. 이 작품에서는 카메라가 뭔가 현란한 느낌을 가지지는 않습니다만 오히려 그렇게 함으로 해서 말 그대로 이 영화가 보여줘야 하는 연기적인 부분을 말 그대로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상황으로 가는 겁니다. 실제로 이 작품에서는 말 그대로 그 두가지가 묘하게 뒤섞이는 느낌을 보여주죠.

결론적으로, 잘만든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딸랑 한 극장에서 한 관에서 개봉을 한다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픈 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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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