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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7 비 카인드 리와인드 - 이 영화는 잭 블랙의 영화가 아닙니다!!!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7. 10:22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결국에는 밀리고 말았습니다. 일단 오늘은 이 리뷰를 하는데, 내일은 결국에는 뮤턴트 다크 에이지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이 개인적으로 절대 달가운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영화에 대한 생각이 정리가 되었던 것을 잊어버리게 마련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쩔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금 당장 이 영화를 다시 보러 영화관으로 다시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일단은 해야죠. 뭐, 이런 상황이 전에도 있었으니 그냥 한 번 해 볼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포스팅적인 문제가 상당하니 말입니다. 솔직히, 만약 다음주 목록을 미리 봤더라면 좀 나눠놨을 텐데 말이죠;;;(이번주는 볼게 없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이번 영화의 가장 큰 문제인 홍보 이야기 부터 먼저 해 보도록 하죠. 솔직히 홍보용 발언에는 어쩔 수 없이 가장 지명도가 높은 잭 블랙이 나온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적으로, 이 영화에서 잭 블랙이 해 나가는 일에는 분명 비중이 상당하죠. 두 주연중 하나이고, 그리고 모스 데프보다는 본인의 모습에 훨씬 충실하게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쉽게 말해, 그간 확립이 되어 있는, 한 일에 집중하고 엉뚱항 생각이지만 참신한 방식으로 나가는 약간 편집증적인 면도 있는 그런 사람으로 이 영화에도 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부분이 이 영화에서 잭 블랙의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그 매력만으로 유지가 되는 영화라면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게, 이 영화의 기본 스타일은 잭 블랙의 스타일이 아닌, 미셸 공드리라는 감독의 스타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겁니다.

일단 제가 본 미셸 공드리 영화는 수면의 과학과 이터널 선샤인정도 입니다. 봉준호와 레오 까락스가 참여한 도코 프로젝트는 보고 싶었으나 당시 제 상황으로 인해 놓치고 말았죠. 하지만 이 두 편으로도 이 영화의 과거에 관해 이야기하기는 충분합니다. 사실상 제가 이 영화에 관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잭 블랙보다는 미셸 공드리와의 관계가 더 큰 것도 있고 말입니다.

실제적으로 이 영화가 완전한 미셸 공드리의 영화라고 하기에는 솔직히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쩔 수 없이 잭 블랙과 모스 데프의 유머에 기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에서 공드리의 색이 완전히 바래버린 것인가, 그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좀 당황스러웠던 전작인 수면의 과학 보다는 좀 더 잘 맞는 방식을 찾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한번 그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죠.

미셸 공드리의 스타일은 대부분 꿈이나 머릿 속의 환상과 관련이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휴먼네이처라는 영화를 못 봐서 정확히는 확답을 못 내리겠지만, 그 이후로 찍은 영화인 이터널 선샤인은 어떤 사람의 기억과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죠. 이 영화에서 미셸 공드리는 자신의 재능이 극영화에도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 영화에서 공드리는 꿈과 현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의 경계라는 미묘한 선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해 내면서 영화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아픈 이별과 그 이별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은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에 공드리는 아날로그식 감성을 끌어들여서 특수효과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환상적인 화면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물론 배우인 짐 캐리의 열연도 상당히 괄목할만한 부분이었죠.

그리고 그 이후 작품인 수면의 과학이라는 영화에서는 말 그대로 환상과 현실을 구분을 못 하는 한 사람을 등장을 시킵니다. 이 영화에서 환상의 세계는 주인공을 끊임없이 현실 세계에서 빼 내오면서 동시에, 영화에 그의 순수함을 동시에 강조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특수 효과의 아날로그적인 부분이 극대화 되어 있죠. 쉽게 말해, 컴퓨터로 하는 효과보다는 말 그대로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소품을 가지고 만든 말 그대로 손으로 만든 효과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중요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미셸 공드리의 능력에 관한 의문이죠. 이 영화에서 공드리는 그동안의 시나리오 작가와 결별하고,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 전에는 카우프먼과 작업을 했었죠. 휴먼 네이쳐가 그랬고, 이터널 선샤인이 그랬습니다. 이 두영화는 말 그대로 호평을 들었습니다. 공드리의 영상은 이미 마돈나의 뮤직비디오로 검증이 된 상황이고, 극영화에서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관해 증명을 해 버린듯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카우프먼과 결별한 뒤 찍은 수면의 과학애서 터졌습니다. 수면의 과학은 과도한 효과와 함께,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로 공드리도 그 유명한 조엘 슈마허마냥, 시나리오에 휘둘리는 감독이 아니냐라는 의심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도쿄 프로젝트에서는 봉준호 감독한테 밀리고, 심지어는 레오 까락스한테도 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분의 의견에 따르면, 도쿄 옴니버스중 가장 형태적으로 심심하고, 가장 평범한 것이 바로 미셸 공드리가 감독한 부분이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저야 못 봐서 함부로 말 못하겠지만, 만약 그분이 그렇게 되었다고 하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에 공드리는 이 영화에서 자신의 스토리 텔링적 재능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안 그러면 말 그대로 영상만 좋은 감독에 머물러 버릴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비슷한 재능을 가직 영화계로 온 데이빗 핀쳐가 이룬 일들을 공드리도 의식은 하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데이빗 핀쳐는 갈 수록 거장으로 추앙받는 추세인데, 상대적으로 좀 더 거물이었던 시절이 있는 공드리로서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도 있겠죠. 게다가 핀쳐와는 달리, 첫 작품부터 상당히 좋은 환경에서 제작을 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데이빗 핀쳐와 에일리언3에 관한 이야기는 유명하죠.)

결국에 공드리가 이 영화에서 선택한 작전은, 바로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방식을 이 영화에서 투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공드리는 요즘 영화 치고는 컴퓨터 효과가 없다고 할 수 있는데, 실제적으로 이 영화에서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말 그대로 저예산으로 찍어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것도 대략 비슷하게 말이죠. 이 방식이 바로 공드리가 이해하는 영화의 방식이고, 바로 그 이야기를 공드리는 영화로 찍었던 겁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바로 그 방향으로 인해 그간의 공드리 영화중에서 가장 현실 반영이 많이 된 영화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상당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카우프먼과 같이 작업하던 시절에 다시금 도달했는가는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자,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대략 잭 블랙과 모스 데프가 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일지 짐작을 하실 겁니다. 그리고 예고편도 보셨을 겁니다. 예고편에서 저 두 사람을 말 그대로 다 멸망해 가는 비디오 테잎의 추억을 지닌 사내들이고, 그걸 공드리의 방식으로 재생해 내는 특별한 모습을 코믹하게 보여주는 역할입니다. 둘은 그러한 시나리오에 맞게, 그리고 그 이상으로 연기를 잘 해내고 있죠. 잭블랙은 앞서 설명랬던 대로, 말 그대로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스 데프도 영화를 잘 이해하고, 실제로 자신이 가진 캐릭터인, 진지한데 웃기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고 있죠. 이 영화에서 필요한 부분음 바로 그 부분에 좀 더 진중한 맛이 있으면서, 또 다른 꿈을 가진, 그리고 천방지축 친구를 가진 그런 캐릭터로 등장을 하고 있는데, 모스 데프는 바로 그 부분을 너무나도 멋지게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올 상반기 국내 영화중에서는 꽤 괜찮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다음주에는 상당히 많은 예술 영화들이 개봉을 하는데, 전 현재 지하철 역으로 5정거장 이상 벗어나기가 좀 힘든 상태인지라, 아무래도 이 영화가 그런대로 와이드로 개봉을 해 놔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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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