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3.07.19 밀수 - 과장과 코미디를 가미한 하이스트 무비 1
횡설수설 영화리뷰2023. 7. 19. 06:15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관해서는 참 묘하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몇몇 감독은 재미있다고 생각 하면서도 기피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케이스거든요. 그래도 아아디어가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적어도 망한 이야기를 할 감독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다보니 일단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실 거대자본 한국 영화중에 가장 걱정되는건 이 작품이 아니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류승완 감독은 참 미묘하게 다가오는 감독중 하니입니다. 분명 실력이 있는 감독이자 제작자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걸 크게 느꼈던 작품이 저는 사실 주먹이 운다였습니다. 당시에 매우 강렬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영화의 아이디어 역시 생각 이상으로 상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저는 당시에 같이 개봉한 달콤한 인생쪽이 더 취향에 맞아서 아쉽게 생각함 면이 좀 있었죠. 이후에 나온 부당거래와 베를린 역시 상당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을 거뒀고 말입니다.

 

 다만, 취향에 항상 맞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는 베테랑 같은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이게 분명 재미는 있긴 한데 이상하게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더란 겁니다. 이런 특성은 아라한 장풍 대작전도 마찬가지였고, 짝패 역시 마찬가지여서 아무래도 그냥 쉽게 접근하기 힘들게 되는 면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문제로 인해서 한 번 보고 나면 그냥 거기에서 마무리 되는 감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시작한 것도 있습니다. 그 유명한 피도 눈물도 없이 역시 같은 느낌을 받았고 말입니다.

 

 심지어 이 상황에서 아예 저는 별로 였다고 생각하는 작품마저 몇 가지 나온 상황이기도 합니다. 대체 왜 만들었나 싶은 작품군인데, 하필 전부 최근작들입니다. 군함도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로, 어마어마하게 잔인하고 강렬하긴 한데, 그로 인해서 영화 자체가 버겁게 다가왔었습니다. 솔직히 보다가 나가고 싶을 정도였었죠. 모가디슈는 불편한 느낌은 좀 덜하긴 했습니다만, 이야기를 굳이 지금 하는 정도로까지 끌고 가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은 여전했습니다. 사실 베테랑때 이미 기미가 보인 부분이긴 했습니다만, 많이 심화되면서 아쉽게 다가와버린 것이죠.

 

 다만, 이번에는 노리는 바가 꽤 명확하다는 생각이 드는 캐스팅을 가져감으로 해서 적어도 아예 무거울 거라는 걱정은 덜어놓은 상황입니다. 특히나 김혜수와 염정아가 이름을 올려놓으면서 적어도 이 영화가 그냥 흘러가버리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솔직히 두 배우 모두 아주 이상한 영화가 없다고는 헐  수 없습니다만, 그 이상한 영화에서 마저도 본인들은 꽤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보니 오히려 배우에 관한 걱정은 완전히 털어버린 기묘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나오는 기묘한 믿음이 있는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당장에 국가부도의 날, 미옥, 차이나타운을 보고 있으면 적어도 김혜수라는 배우가 자기가 뭘 영화에서 보여줘야 하는지는 계속해서 집요하게 연구한다는 생각을 하기 땜누입니다. 세 편 모두 여러가지 이유로 이상하기 짝이 없는 영화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죠. 박자가 적당히 맞아주면 관상이나 도둑들, 이층의 악당 같은 영화가 나오는 상황이 되고, 박자가 안 맞아버리면 앞에 소개한 기괴하기 짝이 없는 영화들의 향연이 발생하는 것이죠.

 

 이런 경향은 염정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영화가 잘 만들려고 하면 카트 같은 영화나 범죄의 재구성 핱은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나옵니다. 아니면 장화, 홍련이라는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도 등장하기도 하죠. 역으로 배우가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케이스가 터지면 간첩이나 장산범, 뺑반 같은 작품이 터집니다. 심지어 외계+인 1부에서 보여준 천연덕스럽기 짝이 없는 연기는 무척 좋았으나, 오히려 영화 완성도가 희한한 경우도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사실 그래서 배우만 가지고 영화를 고르는게 정말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할 수도 있죠.

 

 박정민의 경우에도 참 묘하게 다가오긴 합니다. 연기를 참 잘 하는 배우이고, 도전정신 역시 매우 강한 면모를 많이 보여준 바 있습니다. 사바하 같은 영화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같은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정말 대단한 결과가 많이 나온 바 있죠. 사실 본인 연기만 따지면 어느 영화에 나와도 기본은 무조건 챙긴다고 봐야 하기도 합니다.하지만, 역시나 영화가 별로면 어쩌러 수 없다는 느낌이 드는게 타짜 : 원 아이드 잭 같은 영화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죠. 염력도 썩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작품인 상황이었고 말입니다.

 

 이 외에도 조인성과 김종수, 고민시가 출연하고 있습니다. 조인성 역시 참 묘한 케이스이긴 합니다. 솔직히 본인이 연기할 수 있는 폭에 관해서 고민도 많이 하고, 도전도 많이 하긴 하는데 정작 흥행이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별로거나, 아니면 작품과 괴리감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니 말이죠. 하지만 흥행을 잘 됐는데 평가는 멸로인 경우도 좀 있고 말입니다. 김종수는 워낙에 이런 저런 작품에 출연하면서 잔뼈가 굵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민시는 제가 할 말이 별로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번 영화는 군천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진행 됩니다. 이 곳에서는 해녀들이 나름대로의 사회를 꾸려가고 있었지만,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전부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을 찾던 중에 춘자라는 인물은 밀수를 위해 바닷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올리는 일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일을 해녀 리더인 진숙에게 알리게 되죠. 그리고 진숙은 결국 밀수 일을 진행 하게 됩니다. 결국에는 권 상사라는 인물까지 만나게 되면서 일이 점점 커지게 되죠. 하지만 이내 파열음이 발생하게 되고, 각각의 인물이 서로 다른 속내를 드러내며 서로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죠.

 

 영화는 시작부터 코너에 몰린 인생을 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먼저 보여줍니다. 자신이 알던 삶이 박살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바다를 통한 밀수를 하게 되는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밀수 작업에 엉켜 서로 원수가 된 사람들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각자가 가진 속내에 관해서 점점 더 뒤엉켜 들어가는 이야기를 하게 되죠. 이 와중에 밀수판에 얽힌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면서, 단순하게 보였던 관계가 점점 더 엉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말입니다.

 

 지금 이야기를 정리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 편입니다만, 영화는 생각 이상으로 얽히고 설킨 이야기 구성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그냥 밀수를 하는 사람들과 여기에 휩쓸려 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정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죠. 각각의 캐릭터들이 가져가는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전면에 드러나는 모습을 간간히 보여주고, 캐릭터의 구성 요소에서 성겪적인 부분 역시 꽤 많이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캐릭터의 이야기가 곧 영화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가져가고 있는 겁니다.

 

 영화의 초반은 결국 캐릭터의 기반 설명과 상황 설명이라는 것을 전제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두 주인공을 대립시키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한 캐릭터는 도망자로서의 면을 가져가면서 일정한 의심을 계속해서 받고 있는 인물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다른 한 캐릭터는 지방에서 대장이긴 하지만, 동시에 본인이 코너에 몰린 모습 역시 같이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약간 재미있는건, 누군가는 오해를 풀기 위해서 노력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믿음을 다시 찾는 상황이긴 하지만, 이게 단순하게 하나의 줄기만 가져가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이 상황에서 이야기는 또 다른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확장 해나갑니다. 밀수업의 대부라는 사람을 등장 시키면서, 이 인물이 가져가는 성격적인 특성과 함께, 이 인물이 왜 주인공 일행과 얽혀야 하는가를 같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단순히 과거에는 정말 별것 아닌 인물이지만, 시간이 지나서는 매우 다른 인물로 변모하면서 주인공 일행을 위협하는 인물이 되기도 하죠. 영화는 인물의 다층적인 면을 이야기 하면서, 왜 다층적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역시 진행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인물들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어느 정도는 이야기가 이유와 결과라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이라는 것에 관해서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 영화의 장점은 그 설명들을 장황하지 않게 잘 가져가면서, 동시에 캐릭터의 성격적 변화나 방향성을 다 분리해 설명하지 않는 식으로 영화를 구성 해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결국에는 각자가 얽혀드는 사건들입니다. 단순히 밀수 하나만 가지고 테마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들어가는 체포 작전이라던가 밀고, 그리고 필요에 의한 밀수 루트 탐색이라는 것들이 모두 엉켜들어가고 있는 것이죠. 서로간의 관계에 관해서 이야기의 핵심에 등장시키면서, 그 이야기들이 가져가는 지점들에 관해서 캐릭터들이 일정한 성격 방향을 가져가고 있는 겁니다. 이야기가 캐릭터들이 일으키는 것이지만, 이로 인한 반향 역시 캐릭터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사실 우리가 과거에 한탕 영화라고 하는, 범죄 영화에서 흔히 보는 플롯들이긴 합니다. 다만, 범죄 관련 영화 특성상 단순하게 이야기가 공식대로만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영화만의 캐릭터 특성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말 했듯이, 영화는 캐릭터들과 이야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데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좀 더 관객들이 쉽게 구도를 이해하고, 앞으로 나올 상황에 관해서 궁금해 할 수 있게 만들어냈습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서로 속고 속이는 관계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덕분에 감정적으로 좀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지점들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죠. 각자가 서로에게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없는 지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점에 관해서 이야기 서술 트릭을 사용하는 식으로 간 겁니다. 이야기에서 서술 트릭이 가져야만 하는 타이미이 조절에 관하여 신경을 쓴 흔적이 정말 많이 보이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덕분에 이 모든 것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각각 따로 가는 듯 하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모두 한 자리로 모이는 상황이 됩니다. 각자의 이야기가 뒤엉키는 과정에서 서로 연결되고, 서로를 설명해서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영화의 재미를 확실하게 가져가는 데에 성공한 것이죠. 마지막까지도 캐릭터의 방향성들을 잘 잡고 가고 있다는 점 덕분에 각각의 특색이 여전히 잘 정리되어 흘러가고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고 말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코미디는 매력적일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화의 배경을 따라가는 이야기 구성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긴 한데, 코미디 역시 그 시절 느낌을 들게 하는 지점들이 간간히 있기 때문입니다.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보여주는 코미디들은 거의 대부분이 영화에 들어갈 수 있는 과잉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지만, 정말 눈에 띄는 지점에서 갑자기 분위기 식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 겁니다. 다행히 문제를 일으키는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긴 하지만 말입니다.

 

 한 가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것은 영화에서 과장법을 정말 많이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아는 뻔한 것들을 희화화 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이 희화화가 어느 순간에 과장된 면을 드러내면서 영화가 그 과장을 본인들의 특성이라 주장하는 지점이죠. 해당 지점은 영화의 재미를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감독이 그렇게 의도를 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분위기 자체가 좀 묘하게 불편하다 싶을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이에 관해서 어느 정도 취향 문제가 반드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그래도 이 모든 상황에서 의외로 액션 스펙터클을 나름의 카드로 사용하고 있고, 이를 상당히 효과적으로 가져간다는 점 역시 영화에서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영화에서 세력 충돌을 다루는 지점에서는 액션의 흐름을 상당히 섬세하게 만지고 있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양아치와 진짜 싸움꾼의 싸움을 보여주는 듯 하면서도, 여기에 숫자 싸움이라는 것을 같이 넣으면서 영화에서 과거에 보여줬던 홍콩의 스타일리시 액션과 현대의 액션을 뒤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지점들 덕분에 영화 후반부의 강렬함이 좀 더 확대되는 상황이기도 하죠.

 

 위 내용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이 상당히 잘 조율된 편입니다. 영화 이야기가 상당히 복합적으로 흘러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을 잘 잡아내고 있으며, 영화에서 각각의 이야기가 일으킬 수 있는 흐름 단절 역시 잘 통제 해낸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한 편의 극영화로서 가져가야 하는 기본적인 흐름에 위에 말 한 모든 것들을 짜맞춰 넣었다는 점에서 좀 더 쉽게 다가오고 있기도 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좋은 편입니다. 김혜수가 가져가는 역할은 상당히 복합적인데다, 헛웃음까지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상당히 어려운 면을 보여주는데, 김혜수는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 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염정아 역시 우직하게 밀고 가는 캐릭터라는 면을 효과적으로가져갔고 말입니다. 고민시는 김혜수가 가져간 캐릭터를 좀 더 간단하게 편집해서 보여주는 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역시 효과적으로 가져갔죠. 김종수는 본인이 가져갔던 과거 캐릭터에서 비틀기를 살짝 이용해서 영화에 필요한 특성을 끌어내는 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인성은 좀 묘하게 멋있는 쪽으로 편집되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죠. 박정민은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편하게 구성할 수 있는 지점을 짚어내는 쪽으로 구성했습니다.

 

 꽤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거대한 스펙터클이 지배하는 강렬한 영화는 아닙니다만, 아기자기하면서도 꽤 머리 쓰는 흔적이 있는, 그러면서도 관객은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영화입니다. 과장과 코미디를 꽤나 강하게 쓰긴 합니다만, 아예 영화를 지배하게 두진 않는다는 점에서 적정선 역시 어느 정도 챙기면서도, 나름대로의 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게 만들었고 말입니다. 쉽게 말 해. 시간 보내는 데에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응형
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