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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22 랭고 - 아동용 보다는 성인 취향의 웨스턴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22. 09:59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한 주에 세 편씩 몰리는 가운데, 상당히 재미있는 점은, 장르적으로 상당히 다양하다는 점 입니다. 솔직히, 한주에 세 편 보다 보면, 장르적으로 어느 정도 겹치게 마련인데, 이번주는 완전히 장르가 다 갈려버렸다는 점이죠. 하나는 스릴러고, 또 하나는 드라마에, 이번에는 코미디이니 말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다양한 쪽도 좋습니다만, 비슷한 영화가 줄줄이 개봉함으로 해서 그거 비교하는 맛도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 보면, 비슷한 스탈이 한 주에 개봉하는 것도 꽤 괜찮지 싶습니다.

어쨌든, 잡소리 그만하고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감독인 고어 버빈스키는 캐리비안의 해적 1, 2, 3으로 유명한 감독입니다. 뿐만 아니라 시각효과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감독이기도 하죠. 캐리비안의 해적에서는 (물론 3편의 경우는 내용이 굉장히 복잡해 지기는 했지만) 일단은 영화의 스토리와 액션의 경계를 잘 이해를 하는 감독이죠. 그 전에는 더 링의 헐리우드판을 만들기도 했고 말입니다. 정말 가장 묘한건, 그가 원래는 컴퓨터 특수효과 부서 출신이라는 겁니다.

보통 감독으로 데뷔하는 길은 굉장히 다양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일단 누군가의 조감독 출신으로 시작을 하거나, 아니면 작가 출신인 경우가 많죠. 유명한 배우가 감독으로 데뷔하는 경우도 간간히 있고 말입니다. 광고로 시작해서 극영화로 가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데이빗 핀쳐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죠.) 하지만 특수 효과 부서 출신으로 감독으로 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는 않죠.

물론 그도 그 전에 광고를 꽤 많이 찍었습니다. 일단 광고쪽 출신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의 경력상 아무래도 직접적으로 등장을 하는 쪽은 광고보다는 그가 시각효과쪽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아서 말이죠. (네이버 설명보다는 iMDB쪽을 참고한 설명입니다.) 아무튼간에 그는 결국에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하차를 했고, 이번에는 친정인 ILM으로 돌아와서 영화를 만든 셈이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애니메이션이죠.

생각해 보면 ILM은 선두주자이면서 동시에 후발주자라는 겁니다. ILM은 세계 최고의 시각 효과 전문 회사입니다. 지금은 디지털 도메인이나 웨타 디지털이 바짝 쫒아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쥬라기공원,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트랜스포머 시리즈같은 큰 시리즈들을 줄줄이 한 적이 있죠. (심지어는 블록버스터 시즌 영화의 4분의 3을 주무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극사실주의로 넘어가면서 시각효과 분야에서는 보이지 않는 혁명이 있었는데, 그 선봉에도 섰고 말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한 번도 애니메이션을 해 본적이 없다는 겁니다. 물론 대부분의 작품이 결국에는 일종의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기는 합니다만, 그들이 직접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손을 대 본적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죠. 디지털 애니에서 가장 큰 이름이라면, 아무래도 ILM과 이 작품을 배급을 한 파라마운트 보다는 (지금은 파라마운트가 드림웍스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좀 애매하기는 합니다만) 디즈니의 텃밭이죠. 정확히는 디즈니 산하의 픽사의 전문 분야이고, 20세기 폭스와 파트너심을 맺고 있는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구역이며, 드림웍스의 플레이그라운드이기도 합니다. 말을 상당히 돌려서 했습니다만, 결국 ILM은 후발주자라는 이야기죠.

물론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후발 주자라는 의미는 결국에는 이제야 시작한다는 의미 정도로만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이지, 제작 노하우가 크게 걸림돌로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다만 이런 애니메이션의 문제라고 한다면, 결국에는 스토리를 얼마나 소화를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 작품은 이 부분에 관해서 상당히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것이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보통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결국에는 대상이 아동용으로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마음을 채우는 그런 부분들도 반드시 만들어야 하죠. 애들보다는 어른들이 이 영화 좋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그 영화를 고르는 것이니 말입니다. 결국에는 두 취향을 다 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스토리와 곳곳에서 사용한 일부 소재들 외에는 오히려 상당히 성인적인 취향이 다분합니다.

이 영화의 방식은 이미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거의 다 보여줬습니다. 한 떠돌이가 허풍으로 한 마을의 강자가 되었다가, 결국에는 진정한 자신을 알게 된다는 방식의 이야기죠. 이런 것에 관해서는 이미 엄청나게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다룬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부분과 몇몇 유머들 외에는 상당히 성인적인 취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은 권력 구조라는 매우 어려운 테마입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 이미 다른 작품들도 다룬 바 있습니다만, 이 작품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합니다. 심지어는 권력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중에서 흔히 말하는 비싼 만남이라는 것, 특히나 영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그 부분을 이 작품에서는 전혀 가감 없이 차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이런 정서가 가득합니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는 웨스턴물 특유의 느낌까지 그대로 가져갑니다. 일단 모험물이라는 테마로 보여지기는 하는데, 기본적인 시각적인 비쥬얼은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세르지오 레오네가 보여주기 시작한 지저분한 스파게티 웨스턴의 비쥬얼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죠. 이 작품은 도처에 이런 비쥬얼들이 깔려 있습니다. 심지어는 두더쥐에 관해서 설명을 하면서, 아동은 살짝 받아 들이기 힘들 만한 부분들이 등장하기까지 하죠. 게다가 동물들이 보여주는 비쥬얼 역시 현실을 반영을 한 어딘가 좀 묘하게 거친 비쥬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완전한 성인물인 것도 아닙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동물인 만큼 굉장히 직설적인 유머를 사용하고, 그 유머 역시 이해하기 쉬운 코드로 되어 있습니다. 이 유머 코드들은 대부분이 굉장히 거칠기는 하지만, 그래도 작품에서 적당히 아동이 받아들일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죠. 물론 대부분의 경우가 슬랩스틱이며, 말 장난의 경우는 오히려 성인풍입니다. 심지어는 대사 역시 마찬가지죠.

아무튼간에, 이 이상한 결합은 솔직히 호불호가 갈릴 만한 그런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좀 묘하기는 합니다만, 전 의외로 이런 비쥬얼이 굉장히 마음에 들더군요. 랭고라는 캐릭터는 통속적이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애니메이션적인 매력이 있다고 하기는 힘듭니다만, 오히려 실사 영화에서 봤을 때, 악당은 악당 다운 그런 거친 느낌이 굉장히 잘 살아 있는 그런 스타일을 유지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것은 스토리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기본적으로 유머 감닥은 아동용입니다만, 이 작품에서 나온느 대부분의 스토리는 어딘가 공각기동대 스타일의 냄새가 나는 그런 대사들이 곳곳에 존재하며, 우리가 흔히 서부 웨스턴 장르라고 하는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대사들이 영화 곳곳에 존재합니다. 사실상,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탈을 쓴 웨스턴물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하게 되는 겁니다.

덕분에 이 작품은 기묘한 매력을 가지게 됩니다. 어딘가 매우 받아들이기 힘든 그런 매력인데, 결국에는 작품을 끝까지 다 보게 만드는 그런 매력인 것이죠. 문제는, 이 매력을 좀 더 접근하게 힘들게 하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언캐니 벨리였습니다. 이는 인물에만 적용이 되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대부분의 생물에 적용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 바로 이 영화였습니다.

언캐니 밸리에 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사람들 디지털로 만들면 만들 수록 사람들이 친숙해 지다가, 어느 시점까지 오면 갑자기 사람들이 거부반응을 보이는 그 지점을 이야기 합니다. 이 문제가 그간 나왔던 폴라 익스프레스, 베오울프, 크리스마스 캐롤이 아무래도 저평가를 받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부분으로서, 이 부분을 지나가는 데에 세월이 꽤 걸렸죠. 그런데, 이 영화에서 동물들은 대사와 표정 말고는 꽤 사실적인데다, 사람과 비슷한 행동, 그리고 웨스턴 스타일의 지저분함이 가세함으로 해서 오히려 문제의 언캐니 밸리에 도달한 그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쯤에서 이 작품에서 이모션 캡쳐를 사용을 했는가 하는 문제가 등장을 합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 제가 아는 영화 커뮤니티는 의견이 분분하기는 합니다만, 제가 볼 때는 진짜 이모션 캡쳐를 사용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모션 캡쳐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배우들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잡아 내서 그걸 영상화 하는 것인데, 이 부분에 관해서 골룸이 꽤 많은 발전을 가져왔고, 킹콩, 폴라 익스프레스, 아바타까지 꽤 많은 영화들이 사용을 했습니다. 문제는, 이 기술에 관해서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가 하는 점이죠. 이 작품의 만드는 방식을 보면,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것을 가지고 녹음을 했기에 이모션 캡쳐다라고 되어 있지만 진짜 이모션 캡쳐는 아무래도 컴퓨터가 알아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쫄쫄이 입고 구슬 온 몸에 붙이고 나서 얼굴을 체크하는 카메라가 달려 있는 헬멧을 쓰고서 연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맞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방식이 발전을 했다고 하더라도, 아바타가 이미 이 기술을 사용한 관계로 이 기술이 최초 시도가 되었다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습니다. 만약 한 방안에서 연기를 하는 것으로 사운드를 잡아 낸 것이 최초라고 주장을 한다면, 이 부분 또한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에 자리를 내 줘야 하고 말입니다.

뭐, 좀 지루한 기술적인 이야기로 마지막을 장식을 했습니다. 더빙 이야기를 하려다가 말았는데,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무래도 우리말 더빙으로 본 분들은 문제의 이야기가 맞지 않을 수도 있어서 말이죠. 전 일단 조니 뎁의 더빙이 입혀진 자막판으로 봤는데, 일단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티모시 올리펀트의 특유의 목소리 느낌도 그렇고, 빌 나이의 목소리, 그리고 네드 비티 특유의 거칠면서도 풍부한 음색은 이 영화에서 굉장히 잘 어울리는 요소들이었다는 정도로 요약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영화 초반부에는 너무 뻔한 부부분이 많아서 오히려 좀 지겨운 느낌도 있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웨스턴 특유의 분위기를 굉장히 잘 사용을 하는 관계로, 그 부분에서 매력이 발생을 합니다. 물론 웨스턴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부분 역시 대단히 짜증나는 부분일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전반적으로 볼만은 하지만, 그래도 어딘가 아쉬운 구석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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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