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장난에 관해서는 정말 잼병입니다. 아무래도 어딘가 맘 한 구석을 불편하게 하는 지점이 있긴 해서 말이죠. 그래도 일단 책에 대한 책이라고 하니 정말 궁금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이 서평으로 귀결되는 식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나름대로 이야기 할만한 지점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걸 들여다 보는 이유도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만큼 이유가 좀 달라지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피니와 퍼브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가 되고 있는 작품이죠. 상당히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고, 묘한 에피소드도 많은 편입니다만 이번에 정말 어울리는 대사가 하나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리뷰를 리뷰하는 사이트를 리뷰하는 사이트를 만들었다라는 말이죠. 소위 말 하는 힙한 커피숍의 허울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이야기였지만, 저 대사가 정말 재미있게 다가온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누구라도 더 나은 리뷰를 읽고 싶어하는 상황이니 말이죠.

 

 누구라도 뭔가를 설명하는 무언가를 읽고 싶어 합니다. 단순히 이야기를 늘어 놓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축약과 평가를 보고 싶어 하죠. 그런데, 이를 고르는 것도 일이 된 세상이 된 겁니다. 결국에는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그리고 평가에 대한 평가를 내린 사람들이 과연 무슨 배경을 가졌는지에 관해서 역시 궁금한 세상이 된 것이죠. 사싱상 정제에 정제를 더 거치는 상황이 된 것인데, 쓸데 없는 정보 부풀리기라는 말도 있지만, 말을 고르는 작업이라는 말도 하곤 합니다. 이에 관해서는 결국 무슨 이야기를 하건간에, 결국에는 본인 선택 여하에 달리게 된 상황이긴 합니다. 물론 이마저도 이제는 질문하는 기술로 다시 넘어가게 되겠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겠습니다.

 

 책을 이야기 하는 책은 정말 시장에 널리고 널렸습니다. 당장에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죠. 21세기 자본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피게티라는 학자가 쓴, 최근의 경제 시스템을 이야기 하는 책중 가장 중요한 책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그렇게 이해가 쉬운 책은 아닙니다. 이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만화로 읽는 21세기 자본 이라는 책도 있으며, 21세기 자본 바로 읽기 같은 책도 있습니다. 이런 해설서는 정말 세상에 널리고 널렸죠. 심지어 추리물로 넘어가게 되면 죽이는 책이라던가,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공략 같은 책들도 있죠.

 

 비단 이런 책들만이 아니라, 책이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 책을 어떻게 만드는가 하는 이야기도 하게 됩니다. 후자는 설명서라고 할 수 있긴 합니다만, 이 역시 큰 범주에서는 책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이렇게 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책도 있습니다. 헤이 온 와이 라는 거대 헌책방 동네를 다루는 경우도 있고, 리옹이라는 곳이 과거에 어떻게 책을 만드는 도시의 중심에 섰었는지에 관해서 역시 이야기 하는 책도 있습니다. 젠틀 매드니스 라는 책은 아예 책에 미쳐서는 정말 미친 듯이 모으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하는 책이 있죠.

 

 이런 수도 없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들 역시 흥미롭기도 하지만, 묘하게도 다시 책이라는 범주로 돌아오게 됩니다. 책에 관련된 뭔가를 설명하는 다른 무언가이긴 하지만, 동시에 책이 되는 것이죠. 순환 논리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죠. 이번 책은 그 순환 논리의 또 다른 단계같이 다가오는 책이기도 합니다. 약간 더 재미있게도, 이번에 다루는 이야기 역시 책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만, 단순히 서평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책에 대한 더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로 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책에서 각각의 글을 쓰는 사람들은 책에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단순히 책이 읽어야 하는 대상을 넘어, 직업 역할을 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죠. 단순하게 책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말 그대로 책을 분석하고, 자신의 삶을 책과 관련된 방식으로 영위하는 식으로 끌고 가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책을 설명하는 다른 책들은 어떻게 다가가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복합적인 시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한데, 단순하게 책에 대한 소회만 다루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책에 관해서 온갖 어려운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은 또 아니라는 겁니다. 뭘 읽고, 뭘 번역하고, 뭘 출판 하는가, 그리고 어떤 책을 어떤 방식으로 알려야 하는가 같은 데에 맞닿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각각의 시선에서 책이 어떻게 다가오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이 시선이 교차할만한 도서를 소개하는 식으로 책을 구성한 겁니다.

 

 단순한 시선도 아니고, 직업이 관계된 지점이 있는 만큼, 각각의 챕터를 맞은 저자들 각각의 특성이 상당히 많이 녹아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신의 시선 속에서 보이는 책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시선에 형성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해서 독자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점들에서 공유할만한 것들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역시 같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각각의 글에 특성이 있으면서도, 책에 대한 나름의 생각들이 담겨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앞서 말 한 전문적인 시선에 관한 지점은 왜 자신이 해당 탭처에서 그 이야기를 하는가에 대한 기초가 되기도 합니다. 앞서 말 한 책에 대한 시선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직업에 대한 지점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관해서 역시 같이 들여다보게 하는 지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각각의 시선은 결국 책의 여러 지점들을 이야기 하는 것이기도 하며, 책이 가진 에너지가 얼마나 다양하면서도 깊은지에 관해서 역시 이야기를 하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개인의 이야기가 같이 많이 들어가는 이유는 사실 매우 간단합니다. 너무 전문적인 시선만이 작용하게 되면 내용이 충분히 어려워질만한 지점들이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재미를 해당 지점에 관해서 최대한 강약을 조절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사실 이런 강약 조절에서 가장 쉽게 들어갈만한 것은 역시나 개인의 이야기이며, 이 책에서는 해당 지점을 정말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책에 대한 본인의 애정을 더 드러내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의 연결 되면서 앞서 말 한 다양성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며, 동시에 책의 세상이 얼마나 무시무시할정도로 다양한지 끊임없이 독자에게 다시 이야기 하려고 노력합니다. 단순하게 넓은 것이 아니라, 깊고 넓은, 그리고 탐색할만한 것들이라는 것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책에 등장한 모든 글들은 결국 해당 지점에 관해서 얼마나 독자들에게 좀 더 많은 것들을 전달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애정과 함께 말입니다.

 

 불행히도 챕터가 아주 고르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글에 대한 강약 조절이 안 되며, 앞뒤 챕터가 서로 다른 사람이 쓰더라도, 어느 정도 조절을 해야 하는 지점들이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잊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상황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특정한 팬들이 억지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떠먹이려 한다는 느낌처럼 다가오는 상황이 점점 더 많아지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런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각 챕터가 내세우는 책들이 실질적으로 책이 가져가는 글과 별 상관 없이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큰 틀에서는 어느 정도 연관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왜 그 책이 선택 되었는지에 관한 지점에 대한 설명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동시에 일부 글은 전혀 상관 없는 본인의 애정만 드러내기에, 재미는 있으나 그 게 뭔 관계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책에 대한 직업을 가진, 그러면서도 책에 대한 애정을 지닌 사람들이 쓴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들이 좋아하면서도, 관계된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전문성이 동시에 같이 이야기 되는, 그리고 다른 책과의 연결성을 가져가려고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애정과 전문성이 동시에 존재하게끔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죠. 불행히도, 감상적인 면이 너무 강한 관계로 그냥 시간 때우기 정도로만 만족스러운 책에 머무르고 말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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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