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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10 그린 존 - 액션을 관통하는 불편한 진실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10. 09:46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이번주도 영화가 세 편 입니다. 개인적으로 슬슬 경제 사정이 다시금 좋아지지 않은 관계로 이렇게 한 주에 막 쏟아지는 경우가 그다지 달갑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다음주는 하나고, 그 다음주에는 볼 영화가 아예 없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이죠. 솔직히, 리뷰 쓰는 재미도 있습니다만, 한 주에 영화가 몰린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고 해서 말이죠. 그렇다고 나중에 보는 건 또 성미에 안 맞고 말입니다.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폴 그린그래스와 맷 데이먼의 조합이라고 하면 사실, 영화가 걱정이 되는 부분은 없다고 해도 됩니다. 사실, 그다지 리뷰를 할 건덕지가 없어도 될 것이고 이야기를 해도 되죠. 하지만, 이 작품에 관해서 분명하게 이야기 해야 할 것은 이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의 이라크전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히려 이라크전입니다.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음모론에 관한 이야기죠. 오히려 이 영화는 그 음모론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 영화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이라크전을 일으킨 미국이, 과연 왜 이라크전을 일으켜야 했는지에 관해서는 이 작품에서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이 영화는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미 사회파 영화의 특징을 지니기 시작했기 때문에 만약 이 와중에 무슨 석유회사의 정부 유착이나 이런 것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말 그대로 이야기가 산으로 가 버릴 수도 있으며, 기본적으로 영화를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해 집니다.

물론 이 정도 되면 감독의 자질이 슬슬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행히도 이 영화의 감독인 폴 그린그래스는 이 영화의 감독인 동시에, 이미 두개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그를 신인으로 시작해서 바로 걸작으로 올려버린 블러디 선데이 입니다. 이 영화는 제가 영화를 보는 방식 마져도 완전히 바꿔버렸죠. 이후 뭔가 사람들의 시위나, 유혈 충돌이 나오는 영화는 바로 이 영화를 기준으로 항상 생각을 해 왔습니다.

이 영화 이외에도 정말 좋은 영화인 플라이트 93이라는 영화도 굉장히 괜찮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 역시 대단히 논쟁적인 영화인데, 바로 9월 11일 테러사건에서 발생했던 유나이티드 93의 추락사고 (이 비행기가 유일하게 공터에 추락한 그 비행기 입니다.)를 극화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 역시 대단히 멋진 영화입니다.

두 영화의 특징이라고 하면, 이 영화들은 사회적인 부분을 영상과 스토리, 그리고 연기가 모두 매우 현실적이게 비쳐진다는 겁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블러디 선데이는 영국에서 있었던 아일랜드 주빈들과 영국군의 유혈충돌을 그린 영화입니다. 대단히 처절하게 비치고 있으며, 대단히 사실적인 영화죠. 플라이트 93 역시, 이런 면을 높이기 위해서 흔히 아는 배우들이 아닌, 말 그대로 연기라곤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캐스팅 한 적도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대단히 사실감이 높으며, 바로 이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이슈는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이슈이지만, 이번에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결코 이렇게 쉽게 공감을 끌어 내기가 쉬운 내용이 아니라는 겁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가 미국에서는 재미를 별로 못 봤죠. 사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을 위해서 생화학무기가 있다는 것을 조작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설입니다.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당시에 매우 의심스러운 타이밍에 일련의 사건들이 줄줄이 발생이 되었다는 점이 바로 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911테러 음모론을 믿는 것은 아닙니다.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을 말하기는 아무래도 죽은 사람들을 애도하는데에도 모자라기 때문이죠.)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이 애매한 이슈를 매우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러니죠. 이 영화는 헐리우드에서 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미국 영화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중심으로 나오는 미국 사람이고 말입니다. (물론 감독인 폴 그린그래스는 영국 사람입니다.) 어찌 보면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조작극이라도 할 수 있는 애매한 구석을, 이 영화는 그 주제만 가지고, 주변에 음모를 다루지 않고, 이 음모만을 잘 요리를 해 냈다고 할 수 있죠. 문제는, 그렇잖아도 무거운 주제를 뽑아낼 수 있는 영화인데, 정말 현실적인 주제를 가지고, 너무 무겁게 뽑아 내고 있다는 겁니다. 이쯤에서 등장하는 것이 이 영화의 극적인 부분과, 액션적인 부분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폴 그린그래스는 이미 극 영화인 본 얼티메이텀과 본 슈프리머시를 이미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이 두 영화는 분명히 극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앞서 설명했었던 다큐멘터리에 사용했던 같은 기법을 영화 내내 사용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와는 전혀 다른 극영화라는 점이 있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때가 영화에서 갑작스럽게 사실주의가 상승하는 때 였다는 겁니다. 당시에 이미 더그 라이먼이 본 아이덴티티로 영화를 궤도에 올려 놓았으니, 그 위에서 좀 더 다양하고 사실적인 영상과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액션은 대단히 사실적입니다. 이는 영상적인 부분과 연결이 되는데, 그 이야기는 조금 나중에 하기로 하죠. 어쨌거나, 이 영화는 본 시리즈에서 나왔던 호쾌한 액션과 이전에 다큐멘터리에서 이미 보여줬던 액션적인 면모가 동시에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부분들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아드레날린의 극단을 추구를 하지만, 둘중에 어느 하나가 넘어가지 않게 완급 조절이 잘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부분들은 스토리를 박살을 낼 수도 있게 마련인데,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스토리의 미스테리를 잘 간직할 수 있을 만큼 액션과 스토리의 균형도 잘 맞습니다. 보통 이 정도 액션이 나오면 스토리는 그냥 말이 되는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대다수이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몰지 않습니다. 스토리와 액션의 비중도 잘 맞춰 주고 있는 것이죠.

스토리는 그때문에 이 영화에서 액션이 없는 빈 공간을 매우 잘 채워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액션이 없는 빈 공간이 꽤 되는데, 이 공간도 급박하게 흘러가게 잘 주므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적절한 미스테리와 떡밥을 이용해서 이 영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대단히 잘 설정을 해 내고 있죠. 물론 영화가 짧고, 급박하게 퇴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설명이 조금 더 되어야 할 장면이 있다 생각이 되지만, 영화의 흐름과 파괴력을 위해서는 적절한 선택이라 보여집니다. 게다가 그 설명을 하기 시작하면 앞서 말 했듯, 이 영화가 이렇게 쉽게 끝나는 영화가 안 되었을 겁니다.

게다가이 영화에서 나오는 배우들은 결코 녹록한 배우들이 아닙니다. 일단 이 영화의 주인공인 맷 데이먼은 이번이 폴 그린그래스와 세번째 작업하는 것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캐릭터가 본과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본은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였다면, 이 영화에서의 맷 데이먼은 이라크에 떨어진 한명의 미군을 연기를 합니다. 뭔가 강한 힘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툴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죠. 오직 남들보다 뛰어난 머리가 있고, 미군으로서의 움직임이 어떤 것인지에 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처절하게 활동하는 군인 그 자체를 연기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사람이라면 그렉 키니어 입니다. 의외로 사람 냄새 나는 영화 내지는 코미디 영화에서만 나왔던 이 배우는 그린 존에서는 말 그대로 관료적인 느낌으로 똘똘 뭉친, 그리고 말 그대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 그 자체로 나옵니다. 이 영화에서 그의 역할은 사실 굉장히 지저분하기 그지없는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그 문제를 가지고 헛갈려 하고, 분노해야 할 정도로 연기를 해 냅니다. 대단히 능글맞고, 그리고 그때그때 필요한 일을 해 내는 정확함까지 보유해 내고 있죠.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브랜단 글리슨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는 CIA의 이라크 지국장으로 나오는데 (국장이라고 나오는데, 이건 오역입니다.) 사실 연기력에 비해서 출연 분량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그간 등장하는 흔히 말하는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전설적인 성질이 등장을 하지 않습니다. 브랜단 글리슨이 나오면 전 그런 부분들을 기대를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기대를 저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단히 만족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기는 합니다. 물론 캐릭터 마져도 매우 단편적이라는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러닝 타임과 영화적인 긴장감에 희생이 된 그런 배우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문제는 제이슨 아이삭스입니다. 이름이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이 배우는 최근에 피터 팬에서 후크 선장역을 맡았고, 그리고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루시우스 말포이 역을 맡고 있습니다. 약간 묘한 역으로 나오는 이 배우는, 이 영화에서는 말 그대로 국방부의 개이며, 임무를 위해서라면 아군이든 적군이든 가리지 않은 역으로 나옵니다. 대단히 거칠기도 하죠. 솔직히 의외의 면이면서, 동시에 얼굴을 알아보기도 정말 힘듭니다. 그 정도로 변신을 해 버리죠.

물론 이 영화에 홍일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비중이 정말 작죠. 에이미 라이언은 제가 아는 영화중에 꽤 많이 출연한 배우인데, 정말 다양한 역할을 소화 해 내는 배우입니다. 이 영화에서 역시 의외로 복합적인 역할을 맡습니다. 물론 설명은 많이 안 되는 캐릭터이기는 합니다만, 이 영화에서 이 캐릭터의 역할은 배경과는 관계 없는, 말 그대로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을 드러내는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에이미 라이언은 이런 캐릭터를 잘 소화를 해 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보여주는 것, 그러니까 배우들의 연기와 액션, 그리고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은 결국에는 이 영화의 영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당연하게도, 이 영화에서는 핸드헬드 기법이 상당히 많이 사용이 됩니다.

폴 그린그래스의 영화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그 동안 그의 영화에서는 거의 일관적으로 핸드헬드 기법이 사용이 된 것을 아실 겁니다. 여담이지만, 덕분에 DVD세계에서도 재생 퀄리티에서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기도 하죠. 이 영화는 바로 이런 영화에서 좀 더 많은 사실감과 리듬감을 주기 위해서 영화를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사실감 이외에도, 액션적인 면에서 좀 더 매력적인 화면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다만 몇몇 장면으로 봐서는 필름이 아니라 디지털 캠으로 찍은 듯 보입니다. 특히나 밤 장면을 말이죠.)

이쯤 되면, 이 영화가 대단히 매력적인 영화임을 아시게 될 겁니다. 다만 이 영화가 가벼운 영화는 절대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런 면을 감안을 좀 하셔야 겠죠. 덕분에 뒷부분이 아주 개운한 편도 아니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면을 잊고, 액션 자체로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P.S 이 영화 역시 번역이 홍주희 입니다만, 의외로 번역이 깔끔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영호에서 무기 이름이 줄줄이 안 나오기 때문에 그런 면이 있어 보입니다만, 그래도 장족의 발전이더군요. (물론 앞서 지적한 오역은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갑작스럽게 신분상승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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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