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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10 이끼 - 연기로 감출 수 없는 미묘한 각색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10. 10:59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이번주에도 한 편인줄 알았는데, 두 편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달콤한 악마의 유혹이라는 소품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들이 줄줄이 나오는 관계로 이 영화를 보러 갈 예정이죠. 아무래도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개봉관이 다 멀다는 문제와 이번주 금요일부터 줄줄이 영화제가 예매가 되어 있다는 문제만 제외하면, 아무래도 이번주쯤에 보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물론 뚜껑을 열어 봐야 하겠지만 말이죠. 정말 큰 문제는....개봉관이 없다는;;;

아무튼간에 리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강우석 감독은 참 괜찬은 감독이라고 평하면서도, 좀 아쉬운 감독이기도 합니다. 제 기억에 과거에 정말 나름대로 볼만한 작품은 많았지만, 정작 정말 작품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오히려 공공의 적 1편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실미도도 있었기는 하지만, 이 실미도라는 영화는 분명 국내에서 천만 관객 신화를 이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제게는 뭔가 상당히 부족한 영화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뭐랄까, 한국 사회의 아픈 면을 건드리고 있지만, 결국에는 팝콘 영화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나 할까요?

심지어는 이후에 나온 공공의 적2와 공공의 적 1-1강철중의 경우는 정말 그냥 그런, 말 그대로 그냥 볼만한 영화 선에서 멈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공의 적2의 경우는 사실 강제로 자리 잡고 봐도 한번에 끝까지 가 본 적이 없는 제게는 뭔가 안 맞는 영화이고, 공공의 적 1-1의 경우는 분명히 위트있는 대사는 돌아왔지만, 가장 먼저 나왔던 공공의 적 원래의 느낌과는 동떨어져 있는 면이 상항이 아쉬웠습니다.

심지어는 제가 가장 심하게 생각한느 한반도라는 영화 역시 정말 못 만든 영화였습니다. 그 당시 영화판에 불던 트랜드적인 기류가 드디어 팩션을 극장에서 제대로 대자본을 투입, 블록버스터로 뽑아내기 시작한 초기였습니다. 이 시류를 타고 강우석 감독 역시 비슷한 계통의 영화를 하나 뽑아내려는 생각에서 탄생한 영화가 바로 한반도라는 영화였습니다. 불행히도, 이 영화는 굉장히 거국적인 규모의 스토리와 호화출연진이 등장하고 나서도 그다지 재미를 못 본 케이스인데, (관객은 꽤 많이 들었습니다만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했죠.) 이 영화의 경우는 그런 면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우선적으로 영화가 밑도 끝도 없이 폼을 잡는 것도 그렇고, 심지어는 국제관계와 국민감정을 이용해서 영화를 만들려는 비열함이 존재하는 영화였습니다. 이런 모든 면들에 있어서 이 영화는 나름 영리한 작전을 펴기는 했지만, 영화 스토리를 끌어들이는 데에 있어서 조밀한 긴장감이란 부분 역시 놓치고 말았다는 엄청난 우를 범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강우석이 최근작이 다 실망스럽다고 해서 예전 작품 역시 도매급으로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그가 만든 공공의 적 1편은 졍말 멋진 영화였죠. 인간 말종이 형사스타일을 하고 있는데,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는 폭력과 불편함, 호쾌함, 스토리의 완급이 정말 너무나도 완벽하게 어우러진 영화였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어찌 보면 이미 투캅스에서 한 번 보여줫던 것일 수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투캅스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뒷골목 양아치와 형사가 결합한 형태를 동시에 보여줬습니다.

투캅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영화도 그 당시에는 웃으면서 보기에 그냥 딱 좋은 수준의 영화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영리한 영화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코미디라는 테마를 가지고 버디 무비를 만드는 재주는 국내에서는 절대 보기 힘든 재주이니 말입니다. 우직한 형사와 닳고 닳은 형사의 만남이라는 주제와 변주를 통해 두 편을 만든 감독 덕분에 정말 재미있는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3편은 예외입니다. 애초에 강우석이 만들지도 않았고 말입니다.)

아무튼간에, 대략 강우석의 필모를 보면 정말 세가지로 분할해 볼 수 있습니다. 코미디와 형사물, 그리고 구국물 말입니다. 이 구국물 장르쪽은 본인이 찍은 것 하나와 본인이 제작파트로 한 영화가 있는데 그 영화가 신기전이죠. (제가 신기전에 관해 어떤 평가를 내리신지는 익히들 알고 계실 겁니다.)

아무튼, 이 감독이 이런 장르를 오감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것이 범죄 스릴러 장르입니다. 이 범죄스릴러 장르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인데, 국내에서는 정말 성공하기 힘든, 하지만 제대로 성공을 하면 말 그대로 대박이 터지는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간에, 강우석이 이 장르에 도전을 하면서, 맨바닥에 헤딩하는 방식을 선택하지는 않았습니다. 본인이 직접 원하는 부분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강우석 감독은 오히려 정말 간단하면서도, 상당히 위험한 방식을 취했는데, 바로 유명한 웹툰을 영화화 하는 상황을 벌인 겁니다.

기본적으로 웹툰의 영화화에서 국내에서 제대로 성공한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성공한 식객1편이나 타짜의 경우는 웹툰이 아니라 허영만원작의 그래픽 노블이죠. 실제로 제가 기억하는 거의 모든 웹툰 원작은 그다지 재미를 본 케이스가 없습니다. 다세포 소녀의 경우가 그러하고, 고소영이 나왔던 공포물인 아파트 역시 그다지 재미를 못 봤죠. 제가 기억하는 바로 연애소설이라는 작품 역시 그다지 재미를 못 봤습니다.

다만 이번 작품의 방향이 스릴러라는 점, 그리고 정말 많은 극찬을 준 충격의 작품인 이끼가 원작이라는 점이 바로 이 영화를 기대하게 되는 요인이었습니다. 전 이 작품의 긴장감이 너무 심해서 (당시에 고혈압을 겪었던 관계로) 7번에 끊어서 끝까지 겨우 다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점에 있어서 이 영화는 두가지 길을 택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 영화가 가지 않은 길로서, 이 영화가 원작에서 정수를 뽑아 완전히 그대로 화면화 한다는 쪽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주로 일본에서 쓰는 방식이죠. 주로 원작 팬이 정말 두터울 경우에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고, 그리고 이렇게 해도 수익이 날 것이라고 예상이 되는 경우에 쓰는 방법입니다. 물론 약간 특이한 케이스로 왓치맨, 300, 신씨티의 경우가 미국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만들었던 경우입니다. 물론 이 세 경우는 화면 톤까지 살리는 치밀함이 보이는 케이스였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원작이 방대하면 삐걱거리기 십상인 방식입니다. 왓치맨의 경우가 이런 고심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고, 그리고 성대하게 망한 작품이 20세기 소년이었죠. (물론 어디까지나 국내 이야기 입니다.) 사실상, 이 방식은 흥행에서 정말 위험한 상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택한 것은, 원작에서 일정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추려서 영화적으로 다시 재구성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실 웹툰은 끊어지는 것으로 인해 각 화마다 긴장감이 오르락 내리락 하기 때문에 그대로 영화화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상당량의 각색을 거쳐야 하는데, 결국에는 내용을 추리고, 영화화에 맞게 긴장감의 변화를 잘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정도 되면 잘못하면 원작의 느낌이 모두 휘발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휘발이 되는 상황은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만약 벌어지게 되면 원작팬은 등을 돌리게 되는 겁니다. (물론 대부분의 헐리웃에서 만든 슈퍼히어로 영화가 이 길을 걸었고, 영화 시장에서의 승리를 거머쥐었죠.) 사실상, 이끼도 이런 문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 몰리게 된 것이죠. 결국에는 원작의 가장 기본적인 설정 베이스 외에는 다 박살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박살내고서도 영화가 긴장감이 매우 엷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이 영화는 긴 원작을 가진 스릴러라고 해도 영화가 꽤 긴 편인데, 상영하는 내내 긴장감의 파도가 그다지 고르지 못합니다. 덕분에 긴장감이 엄청나게 희석이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사실 이 영화에서 긴장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은 오히려 그냥 충격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정말 다분합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그다지 바람직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 이런 부분들은 결국에는 영화가 웬지 모르게 힘이 빠진다는 느낌으로 직결이 됩니다. 이런 문제는 영화에 몰입감에 정말 큰 문제를 가져오는데, 이런 것들에 있어서 이 영화의 긴장감은 너무 편중적이고, 이 영화의 시간 전체로 보자면 너무 극히 일부라는 생각을 지우기가 힘듭니다. 사실상, 이렇게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든 작가의 문제도 있죠.

원작의 팬이라면 생각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바로 영화 중반에 들어가면서 등장하는 웃음 유발 코드입니다. 원작에서도 나름대로 웃음 유발 코드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야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는 그 웃음 유발 코드가 너무 남발이 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중 하나라고 지적이 될 수있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스토리는 볼만합니다. 아무리 성긴 긴장감이고, 심지어는 긴장이라고 하는것 보다 충격이라고 하는 것이 훨씬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영화를 보는 시간에 있어서 적어도 나름대로의 긴장감으로 작용하는 것은 맞습니다. 덕분에 나르맫로 스릴러의 품격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말입니다. 영화가 나름대로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도 이 부분의 덕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각색에서 생기는 문제는 캐릭터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가장 요점적인 부분만 말하자면, 이 여와에서 캐릭터는 굉장히 특색이 강한데, 아무래도 영화화 하기에는 그 특색이 너무 강했는지는 몰라도, 몇몇 부분들이 사라지면서 동시에 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바로 이런 부분에서 간간히 놓치는 부분이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놓친 부분이 사실상 캐릭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설계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어중간한 각색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은 다 발생하지만, 이 외에도 문제가 또 있습니다. 이 영화가 너무 심할 정도로 설명적이라는 것이죠.

사실, 스릴러 영화는 어느 정소 설명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스릴러가 답이 없으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그 답으로 가는 지도가 있어야 하기도 합니다. 이 지도는 말 그대로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도 상당히 중요하게 사용이 되죠. 국내 영화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실수가 많은 편인데, 이걸 맞추기가 정말 힘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많은 영화가 반전을 노린답시고 이 해답으로 가는 길을 제대로 제시를 하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역으로 너무 설명적입니다. 조금만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을 전부 설명으로 처리를 해 버리니, 그냥 영화를 보고 앉아 있는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죠.

이런 것들에서 이 영화를 살려내는 것은 결국에는 배우인데 이마져도 굉장히 뭐라고 하기 힙듭니다.

이 영화에서 유해국 역을 맡은 박해일은 이 영화에서 뭐랄까 뭔가 매우 기묘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뭔가 뻣뻣하기는 한데, 눈은 살아있는 연기랄까요. 이는 정재영에게서도 독같이 느껴지는 부분인데, 이 영화에서 정재영의 노인 연기는 정말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눈은 정말 살아 있습니다.

사실상 이 영화에서 연기에서 가장 큰 충격을 주는 것은 오히려 유해진입니다. 이 영화에서 유해진은 조금 모자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모자란 것과 그리고 미친 것을 동시에 잘 겹치고 있습니다. 이 미친 것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그의 광기가 제대로 표출되고 있죠. 사실 그가 웃기는 역으로 나오고, 워낙에 웃기는 역으로 잘 나와서 솔직히 좀 이 영화에서도 그렇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고, 이 영화에서 그 부분을 어느 정도 이용을 하는 바람에, 그 예상이 맞는다 싶기도 했죠. 하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이 예상은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김상호 역시 이 영화에서 굉장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이 연기는 기본적으로 김준배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사이코에 스스로 그 것을 즐기는 살인과 범죄의 전형에, 그 속에 사이코 연기를 좀 더 넣는 스타일로 연기가 보여지는데, 이 영화에서 계속해서 기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만큼, 이 영화에서 정말 무서울 정도의 파괴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유해진만큼 전복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유선이나 유준상의 연기도 봐줄만 합니다 .우선 유선의 경우는 영화에 딱 필요한 만큼을 보여주고 있고, 유준상 역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죠.

아무튼간에, 전반적으로 그냥 저냥 볼만한 영화입니다. 사실, 지금 와이드로 개봉하고 있는 영화중에는 그래도 볼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영화 외에 차선책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 정작 이 영화는 좀 아쉬운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P.S 어제 잠 + 포도주 반병의 위력으로 글에 오타와 말이 안 되는 문장이 수두룩쩝쩝 입니다;;; 너그러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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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