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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22 씬 시티 - 흑백, 그래픽노블, 제한된 컬러의 기묘한 조화
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22. 09:34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드디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말았습니다. 당시에 나이가 안 되어서 도저히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비운의 영화를 그나마 블루레이로나마 극장 상영으로 볼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이 작품 만큼은 한 번 극장에서 꼭 보고 싶었던 그런 작품이라서 말이죠. 결국에는 그 소원이 꽤 빠른 시일 내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 필름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좀 멀기는 하지만, 그래도 극장 상영이라는 데에 정말 기쁜 일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원작이 되는 만화책을 처음 봤을 때, 대체 이 작품이 무엇인가 하는 기묘한 물음을 가졌었습니다. 솔직히, 이 작품에 관해 처음 정보를 접했을 당시는, 이 작품이 뭔지도 몰랐던데다, 오히려 원작 만화에 끌리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 작품이 (적어도 제게) 재조명을 받은 것은 사실 300 덕분이었습니다. 300덕분에 프랭크 밀러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고, 이 사람이 만든 이 씬 시티라는 작품 역시 알게 된 것이죠.

사실 이런 면으로 접한 씬 시티는 상당히 묘한 작품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전에는 제가 일본 만화에 상당히 길이 들여져 있었기 때문에 이런 그림들이 굉장히 대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죠.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그림들은 흑백과 간간히 보이는 전혀 다른 색들이 일종의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바로 이런 면 덕에 이 작품에 빠져 들었기도 하고 말입니다. 실제로 저 외에도 이렇게 해서 빠져들기 시작한 분들이 꽤 있더군요.

그리고 영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영화에서 원작을 거의 그대로 영상화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 영화를 찍을 때에는 각색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특히나 이런 작품의 경우, 여러 에피소드가 옴니버스식으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로 엮어줘야 할 필요가 있죠. 보통은 이런 각색을 거쳐서 작품을 만들면서, 영화가 하나의 에피소드로 가면서 어느 정도 희석을 하는 방향으로 작품의 방향을 잡아가는 면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 면을 전혀 사용을 하지 않고, 오히려 독립된 에피소드를 그대로 끌고 가는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진정한 미덕은 결국에는 이런 면을 사용을 하면서, 과연 이런 것들을 얼마나 원작 만화에 연결을 하는가 하는 점 이었습니다. 실제로 원작 만화를 거의 그대로 영상화 하는 것이 이 영화의 지상 과제였던 상황인지라, 감독은 자신이 감독 조합을 탈퇴하면서까지 공동 감독으로 프랭크 밀러를 밀어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프랭크 밀러에게 독이 된 것이 분명합니다. 이 영화 이후에 단독 감독으로 도전했던 영화인 스피릿의 경우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자면, 이 영화는 결국에는 바로 이런 연결점으로 인해서 더 특이해 졌습니다. 뒤에 나온 300역시 만화책을 거의 그대로 영상화를 하면서 일종의 스타일 혁명을 불러 온 바 있습니다만, 그 이전에 씬 시티도 비슷한 시도이지만, 더 대담한 면을 드러낸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이미 스토리적으로 굉장히 대담한 시도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여럿 있었죠. 그중 하나가 바로 앞서 설명한 그래도 영상화를 하면서, 영화에서 만화책 화면을 그대로 옮겨온 그런 분위기라는 점 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바로 그 면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면모는 역시나 이 영화가 대단히 옴니버스적인 구성으로 해서 많은 캐릭터들을 포괄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른 감독들이었다면 설명을 한참 해야 하는 사람들에 관한 연결, 그리고 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굉장히 길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설명을 여럿으로 연결을 해야 한다면, 더더욱 캐릭터 설명에 시간을 할애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 영화에서 캐릭터를 한 영화에서 한 캐릭터 이상 소개를 잘 하지 않으며, 아무리 큰 영화라고 하더라도 캐릭터가 어느 정도는 경중을 가지고 소개가 된다고 생각을 했을 때, 이 작품은 대단히 많은 캐릭터가 소개가 되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는 바로 이 면들의 기묘한 연결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캐릭터는 비슷한 공간에서 겹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캐릭터들은 서로 그렇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각각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 캐릭터들에 관해서는 오히려 상당히 강렬하게 표현을 하는 편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바로 이런 면들을 대단히 잘 다루고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설명도 거의 완벽하게 되고 말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설명을 하는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설명 방식은 기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애매한 부분들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는 대단히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 캐릭터들은 인간적인 면이라고 보기에는 좀 묘하게 과장된 면들이 간간히 섞여서 보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 영화에서는 가끔 이 과장 덕분에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면들도 영화 내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런 면들이 오히려 괜찮아 보이는 것은 이 영화에서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화면이 굉장히 만화같기 때문입니다. 보통 흑백이라고 하면, 흑백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이 영화는 그런 화면이 아닌, 오히려 만화적이고 대단히 비쥬얼적으로 특이한 화면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바로 이런 면들이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대단히 매력적이 되었고 말입니다.

게다가 이 화면들 덕분에, 그리고 이 영화의 스토리의 특성 덕분에, 영화에서 오히려 씬 시티라는 도시가 대단히 부각이 되는 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노린 것은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 이 영화는 옴니버스로 구성이 된 만큼, 같은 공간, 그리고 그 공간에서 벌어지는 대단히 기묘하고, 대단히 잔인한하며, 대단히 영화적인 일들을 담아내는 바구니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바구니 역할을 하는 도시는 기본적으로 화면에서 계속해서 보여집니다.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도시의 간판이 보이며,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는 이 도시에 관해서 영화가 설명을 해 주는 동시에, 영화에서 이 도시에 관해서 영화가 대단히 매력적이게 보여지게 하는 역할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바로 이런 면들을 적당히 잘 연결을 함으로 해서 영화의 매력을 좀 더 배가시키는 힘을 지니기도 합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이 캐릭터들은 여기서 마무리가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캐릭터 자체로서도 상당히 매력적이죠. 물론 일일이 설명을 하기는 좀 애매하군요. 워낙에 많아서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각각의 캐릭터들은 각자의 성격과 에피소드의 힘을 동시에 잘 보여주는 그런 면들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이 영하에서는 바로 이런 연결을 가지고 작품을 구성을 하고 있는데,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각각의 독립된 에피소드들에서 그들의 모습은 기본적으로 각자가 신봉하는 것, 그리고 각자가 보여주려고 하는 영화 속의 씬 시티라는 도시의 구석의 한 부분과 대단히 닮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이 캐릭터들은 이 도시를 구성하는 또 다른 구성원이죠.

하지만, 이 캐릭터들의 하나같이 공통적인 특징은, 의외로 선을 추구하는 캐릭터라는 겁니다. 자신의 손에 피를 뭍히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목적이 있다면, 영화에서 그 목적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왜 살인은 저지르고, 그리고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관해서 영화가 대단히 잘 설명을 해 냅니다. 이들의 행동과 살인에는 항상 그 목적이 있으며, 그들이 그런 면들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영화에서 대단히 잘 표현을 해내고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조력자들이 붙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조력자들은 어찌 보면 이 도시에서 찌들기는 했지만,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또 다른 무언가를 구현을 하려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바로 이런 사람들이 조력자가 됩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이 조력자들은 오직 선만을 가지고 무장정 뛰어드는 사람들의 일종의 힘이 있는 방패막이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간간히 이 방패막이보다 더 큰 힘들이 이 사람들을 작살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묘한 캐릭터들은 악당입니다. 일종의 힘을 가지고 있는 그 사람들은 영화에서 그 힘을 마구 휘두르며, 그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상, 이들은 영화상에서 모든 것을 자신들의 힘으로 통제하며, 도시를 통제하는 그런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선이 아니죠. 이 영화에서 그들은 대단히 악랄하게 나오며, 그 악랄함은 솔직히 도를 좀 넘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만화적인 면을 다루는 영화이니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죠.

이 영화의 가장 큰 면은 이 두 면의 충돌입니다. 선과 악의 충돌이죠. 도시를 지배하는 악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선의 이야기 입니다. 상당히 애매한 관점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 둘의 충돌은 대단히 매력적이고, 또한 극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바로 이 면에 사람들이 열광을 했고, 저도 열광을 했던 것이죠.

뭐, 그렇습니다. 이런 영화는 영상 의존적인 면이 많습니다. 제가 아무리 손 아프게 줄줄이 써 내려 가 봐야 직접 보는 것 만큼 확실한 선택이 없다는 것이죠. 시간 나실때, 꼭 한 번 DVD나 블루레이로 구해 보시고, 영화의 화려한 영상과 멋진 사운드를 동시에 즐기시면서, 이 영화의 대단히 만화적인 면과 영화적인 면의 훌륭한 결합과 영화배우들의 대단히 오묘하지만 훌륭한 연기를 한 번 즐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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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