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영화리뷰2013. 5. 9. 14:13

(참고로 모든 오프닝은 당시에 쓴 겁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저번주에는 딱 한 편 봤습니다만, 이번주에는 두편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솔로이스트가 개봉하고 백야행이 개봉하기 때문이죠. 귀 없는 토끼도 확인 결과 이번주 개봉작이었다는.......사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도 보고 싶기는 했는데,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자금 사정땜시;;; 사실, 이번주와 다음주는 영화 보기 매우 힘든 주간이기는 합니다. 오늘 이미 블루레이가 원하던게 두장이 출시가 되었고, 금요일날 또 예정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다음주 화요일날은 정말 간만의 신품 DVD 지름신까지 오셨습니다.

어쨌든간에, 리뷰 시작하도록 하죠.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원작소설을 쓴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 탐정 갈릴레오도 읽었는데, 기본적인 추리 라인의 상궤에서는 좀 벗어난듯한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엘러리 퀸의 책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오밀조밀한 매력이 있는 책이기는 했습니다. 이 책, 백야행도 그랬고 말입니다.

사실, 백야행 소설도 솔직히 일반적인 추리라고 하기에는 감정선이 좀 많이 들어가 있는 편입니다. 과거에 뤼팽 시리즈가 약간 그런 스타일을 띄었고, 이후에도 사람의 감정이라는 곳을 찌르는 여러 추리소설이 있기는 했지만, 일본 추리소설은 유독 그런 부분이 부각이 되더군요. 이런 부분이 일본 추리소설의 특징이라고 전 생각을 하고 있고, 그래서 영상화 하기 좀 더 좋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의 문제는 영상화가 아니라, 과연 얼마나 축약을 하는가에 관한 문제가 걸리기 시작을 하는 것이겠죠.

아무래도 책 자체가 장편이기 시작하면 바로 이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이 와중에 성공한 영화는 정말 몇 편 안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기억에 장편의 각색에서 성공한 영화는 주로 원작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급의 엄청난 걸작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반지의 제왕처럼 작정하고 각색을 해야 성공을 하고 말입니다. 영화가 원작에서 어떤 방향으로 돌아야 할 것인가 하는 면에 있어너 뭘 등장 시켜야 하는가에 관해서는 원작에서의 관점이 아니라, 영화의 관점에서 따지고 봐야 한다고 피터 잭슨이 말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되는 문제는 헐리우드에서도 정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몇 안 되는 감독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하고 넘어간 케이스가 겨우 몇개밖에 안 될 정도죠. 이 영화의 감독인 박신우는 이런 면으로 보기에는 아무래도 영화적으로 위험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영화 자체에 맞게 이야기를 축약하는 데에는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원작 백야행은 국내에서는 3권으로 출시가 될 만큼 긴 소설입니다. 일본에서는 아예 드라마판으로 가야 했던 작품이죠. 대략 이런 스타일을 가진 작품이 제 기억에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실제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영화판의 원작은 동명의 영국 드라마였죠. 사실상, 당시에 이 작품은 잘 만들기는 했지만, 우겨 넣는게 워낙에 힘든지라 영화에서 긴장의 끈을 놓고 있으면 영화 내용 놓치게 된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 였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백야행의 영화는 그런 면은 없습니다. 오히려 적절하게 사건을 터치하고 넘어가면서, 영화화 하기에는 사족에 가까운 부분들을 과감하게 잘라냄으로서 감정선을 좀 더 직설적으로 잠아내는 데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으로 봐서는 이 영화가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이 영화가 거기서 좀 더 나가야 했었다는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전반부의 설명과 기반은 잘 잡혀 있습니다. 대단하다고 말을 해야 할 정도죠.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가 늘어지고, 한꺼번에 해결이 안 되기 시작하고, 감정이 늘어지면서 클라이맥스가 마구 늘어지는 스타일로 가 버립니다. 한마디로 감정선을 쓸데없이 질질 끌어 간다는 것이죠.

사실 이건 원작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소설들 특징이, 후반에 에필로그가 많다는 것인데, 이 영화도 이런 부분을 그대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완전히 끊어버려야 할 부분에서 애틋함을 더 집어 넣으려고 하다가, 영화 자체가 늘어져 버리고 만 겁니다. 솔직히, 게다가 이렇게 되어 있는데에서 호흡까지 뚝뚝 끊어지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웬만하면 이런 소리 안 하지만, 영화 막판에 가서 이쯤에서 끝나겠지 하는 부분이 한 네번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다마 영화를 살려내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특히나 놀라운 것은 한석규의 연기였습니다.

솔직히 이 영화에서 손예진의 연기는 그냥저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전보다는 낫다라고 할 수 있죠. 사실 고수와 손예진의 연기는, 솔직히 좀 별로 였습니다. 둘 다 연기가 매우 뻣뻣한 스타일에다가, 약간 얼굴로 밀어 붙인다는 느낌이 강한 배우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는 표정이라도 지으려고 하는 것이 그나마 눈에 띄더군요. 솔직히 손예진은 두 감정을 지닌 역할이라고 하기에는 연기적으로 너무 부족한 면이 많은 배우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그나마 노력을 하는 듯 보여서 다행입니다. 고수도 노력은 하더군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석규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사실 구타 유발자들에서 그가 보여줬던 폭발적인 에너지를 이 영화에서 본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아무래도 영화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는 영화이니 말이죠. 하지만 그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 보여줬던 그 연기의 연장선에다가, 좀더 현실감을 실은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가 극도로 긴장이 되어야 하는 순간에 적절하게 긴장을 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다행힌 노릇이기는 하죠. 하지만 정작 문제가 벌어지는 것은 이들의 대사입니다.

제 영화 인생중에서 이렇게 시적이고, 현실감 떨어지는 대사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 영화는 분명 19세임에도 불구하고 대사가 전혀 현실의 밑바닥에서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대사가 아닙니다. 마치 시집에 실려야 할 듯한 대사들이 주리줄줄 흘러 나옵니다. 그나마 한석규의 한 대사가 마음에 드는데, 이건 그래도 좀 현실적이였다는 특면이 눈에 띄여서 그렇습니다. 다른 대사들은 정말 아쉽기 그지없죠. 심지어는 고수의 대사는 얼마 되지도 않으면서, 심지어는 아예 현실성 결여입니다. 영화는 분명 허구입니다만, 영화 자체가 시집을 읽는 영상은 아니잖아요;;;

그나마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은 이 영화의 색감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색은, 사실 한국 영화의 그것에서 별반 벗어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마는, 그래도 인물들의 감정선에 따라서 움직이는 조명과 색은 정말 발군입니다. 흑백의 대비가 정말 인상적이죠. 심지어는 이런 색으로 인한 부분으로 인해서 영화가 스토리적으로 늘어지는 것도 정말 많이 잊을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단은 그냥 볼만한 영화입니다. 사실 원작의 방향으로 볼 때 이 정도 뽑아낸 것으로도 정말 잘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이번주에 솔로이스트가 버티고 있는 관계로 작품성에 관해서는 그렇게 후하게 점수를 주기는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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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