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너스 : 죄인들 - 미국 사회에 강림한 초자연적인 공포
솔직히 제목이 웃기긴 합니다. 사실상 죄인들 : 죄인들 이라고 써 놓은 상황이니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하는 영화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제목도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닌 케이스가 되어버렸습니다. 국내 배급사가 제목 관련해서는 괜히 영어 제목에 매달리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냥 심플하게 한글 제목으로 가는 것도 멋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좀 더 중의적인 면도 있어 보일 거라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라이언 쿠글러라는 감독에 관해서 정말 미묘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은 사실 바로 직전 작품때문입니다.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를 보면서,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 없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새로운 블랙 팬서의 영웅 서사는 괜찮았는데, 이야기가 너무 질질 끈다는 느낌을 줬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20분 이상은 편집만으로도 충분히 덜어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사실상 마블이 휘청거린다는 느낌을 주는 첫번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예 능력을 잃었다고 말 하기에는 그 전에 보여준 작품들이 다 괜찮았다는 점이 보이긴 합니다. 당장에 장편 상업 데뷔작이 사회 고발물인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 라는 작품이었으니 말이죠. 이 작품의 경우에는 개봉 못 할 거라고 생각하고 영화제에서 일부러 찾아본 작품이라는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작품이 가져가는 이야기는 사실상 인종 차별의 비극이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어떻게 찾아오는지에 관해서 너무 절실하게 보여줬었다는 점이죠. 그래서 더 강렬했고 말입니다.
그 다음 작품인 크리드는 록키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준비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록키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야기가 가져가는 매우 다양한 면들, 그리고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와 감독의 특성이 모두 결합되는 데에 성공한 것이죠. 단순히 복싱물이 아닌, 인생 드라마를 어떻게 강조하는가에 관해서 전작에 이어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겁니다. 이후에 나온 블랙 팬서는 사실상 마블의 관리 조직 하에서 만들어진 공산품 같은 느낌에, 감독만이 가져갈 수 있는 인종 이미지 특성을 살리는 쪽에 더 가까웠고 말입니다.
작품 리스트를 이야기 하면서 뭔가 감지한 분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작품에 한 배우가 있다는 것이죠. 이번 작품에도 출연한 마이클 B. 조던이죠. 이 배우에 관해서 약간 아쉬운 이야기부터 하나 하겠습니다. 이 배우는 판타스틱4 리메이크판에서 휴먼 토치 역할을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정말 쫄딱 망해버렸죠. 당시에 정말 어마어마하게 연기를 못했는데, 이게 뭔짓인가 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죠. 정말 다행인건, 눈에 직접적으로 띈 작품 이후에는 아직 이 작품 하나만 망했다는 겁니다.
앞서 말 했듯이, 라이언 쿠글러와는 오스카 그랜드의 어떤 하루, 크리드, 블랙 팬서,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까지 같이 작업 했습니다. 심지어 와칸다 포에버에서는 그 짧은 출연 분량 내에서 정말 어마어마한 연기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다는 겁니다. 사실 연기력 면에서는 그다지 깔 말이 없는게, 그놈의 판타스틱4를 뺀 모든 상업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화씨451 같은 메시지 강한 영화에서도 뭘 연기 해야 하는지 정말 잘 캐치 했고 말입니다.
헤일리 스타인펠드 역시 이 영화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주목하는 배우중 하나인데, 더 브레이브 라는 영화에서는 책임감 강한, 하지만 세상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어린 인물을 연기하는 데에 성공했고, 지랄발광 17세에서도 정말 좋은 연기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범블비 라는 영화에서 성장담에 대한 지점을 완벽하게 잡아냈으며, 이런 특성은 디즈니 플러스의 호크아이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외에 눈에 띄는 배우는 오마 벤슨 밀러와 잭 오코넬 입니다. 오마 벤슨 밀러는 고대 짤방중 하나로 유명하긴 하지만, 배우로서도 상당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뭔 이야기인지 궁금하시면 8마일과 볼러스를 찾아보시면 됩니다. 잭 오코넬의 경우에는 워낙에 다작하는 배우이다 보니 기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언브로큰에서 꽤 괜찮은 연기를 끌어낸 바 있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쌍둥이 형제인 스모크와 스택이라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1932년에 고향인 미시시피로 돌아왔고, 그 전에는 시카고에서 갱단 생활을 하다가 고향에서 술집인 주크 조인트를 운영하기로 합니다. 이들은 술집을 차리고 화려한 오프닝 파티를 기획하죠. 여기에 재미라는 인물의 노래로 분위기가 점점 더 달아오르는 와중에, 초대하지 않는 불청객이 등장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영화의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메시지가 담긴 영화를 좋아합니다. 보통 색이 명확해지는 특성을 가져가게 되고, 이야기 역시 다가가기 쉬운 목표를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메시지가 아무리 어려워도 명확한 경우에는 오히려 접근하기 쉬워지는 경우도 많은 편입니다. 실제로 많은 영화들이 해내는 부분들이기도 하죠. 이 지점에서 중요한건 감독의 능력입니다. 특히 장르를 기반으로 해서, 메시지가 강렬한 영화를 만든다는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리뷰를 쓰면서 메시지에 중점을 둔 영화들을 굉장히 많이 봤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좋지 않은 결과로 끝나고 말았죠. 제작자와 편집자, 그리고 배우진까지도 이야기가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라고 이해하면 벌어지는 일이 있는데, 결국에는 이야기가 재미 없어지고, 메시지만 남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그래도 됩니다. 애초에 무게가 메시지쪽으로 기우는 겨웅가 더 많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상업용 장편 극장 영화에서는 메시지가 제 역할을 하더라도, 이야기가 재미 없으면 재미 없다고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번 영화는 다행히도 메시지와 이야기의 극적 재미라는 균형을 잘 맞추는 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메시지가 상당히 강렬하고, 이에 관해서 상당히 진보한 면까지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메시지가 영화를 완전히 장악하고, 장르적인 재미를 완전히 잊어버린 것은 또 아닙니다. 영화가 줘야 하는, 특히나 공포에 대한 지점을 잘 집어냈기 때문이죠. 특히나 이야기에서 해당 지점을 꽤나 잘 짚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르성과 현실성 사이의 지점을 찾아냈다고 말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범죄를 벗어나, 뭔가 그래도 착실하게 살아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자신들이 잘 하는 것이 범죄였긴 하지만, 그 굴레를 벗어나서 인생의 안정을 찾으려 하는 모습으로 시작하고 있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단순히 본인들만이 그 인생의 안정과 행복을 원하는 것이 아님을 영화에서 계속해서 보여주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 형제가 있는 술집에 찾아오고, 이들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상당히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이야기 해야 할 것은, 특정 인종만의 이야기를 넘는 모습을 확연하게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피해자 흑인이라는 서사를 보여주는 데에 만족하지 않는 것이죠 근대 미국을 이루기 위해서 이민을 온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이들 각자가 가진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동시에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각자의 입장차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 영화의 초반 특성은 사회적인 메시지가 상당히 강하게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이야기 할 수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은 역시나 캐릭터들 입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들은 나름대로의 방향성이 상당히 강한 편이기 때문이죠. 우리하 흔히 이야기하는 인종적 대표 특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고, 이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보통은 이를 얄팍하게 해석하거나, 아니면 막무가내식으로 그냥 차별 금지 정도로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만, 이 영화는 캐릭터들의 입장차를 갖아의 입장을 이야기 하게 만듦으로 해서 영화에서 관객의 이해를 끌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관객들이 사회적인 지점에 관해서 자연스럽게 극의 이야기와 결합하게끔 만들어준 겁니다.
다만, 해당 구성으로 인해서 초반 이야기가 어느 정도는 극적인 재미를 희생하고 있는 면이 있긴 합니다. 또한, 가르침에 대한 유혹을 완전히 벗어나는 데에는 살짝 아쉬운 면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이내 잊혀지게 됩니다. 영화에서 이런 특성들은 적극 활용되고 있고, 본격적인 영화의 극적인 면들이 등장하게 되면 이내 공포물의 제대로 된 특성이 제대로 우러나오고 있으니 말입니다. 사실 공포 영화에서 흔히 말 하는, 초반 빌드업에만 너무 신경쓰다 지루해지는 특성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도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영화에서 나름대로 방향을 잡은 셈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초자연적인 특성을 지닌 불청객은 이내 악당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영화에서 강렬한 공포를 끌어내기 시작합니다. 물론 영화를 많이 접한 관객이라면, 이미 다른 영화들에서 많이 써먹었던 공포 패턴이 어느 정도 이번 영화에서도 반복 되고 있다고 말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이야기의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불러 일으켜야 하는가에 관하여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장르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영화에서 악당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닙니다. 이 속에서 어마어마한 불안과 공포가 주인공들을 짓누르고, 이에 관해서 주인공과 같이 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에게도 금방 전염이 됩니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관객들이 현 상황에서 무엇을 더 강렬하게 느껴야 할 것인지 선택하게 됩니다. 단순히 공포가 상징하는 것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뭔가를 무섭게끔 만드는 데에 성공한 것이죠. 쉽게 말 해, 공포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기 보다는, 공포 그자체를 대상화 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겁니다.
여기에서 앞선 이야기와도 한 번 더 연결이 됩니다. 공포라는 지점에 관해서 역시 메시지를 가져가려고 노력하는 영화들이 있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공포가 공포로서, 그리고 대상으로 봐야 하는 존재로서 단순화 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다만, 그 단순화는 메시지의 매몰에 대한 대항일 뿐, 이야기에서 필요한 지점들을 확실히 보여주는 데에 상당히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재미는 결국 그만큼 악당이 주는 공포가 얼마나 큰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영화는 공포가 주는 타이밍을 꽤나 면밀하게 계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어느 순간에 어떤 이미지로 공포를 보여주는가에 관해서 꽤나 연구를 많이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그리고 이야기에서 공포가 주는 이미지에 관해서 이야기가 어떻게 이전에 기반을 만들어야 불안이 확대되고, 이를 공포라는 장르로 만들어내는지 역시 상당히 많이 고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지점들 덕분에 공포가 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야기의 메시지와 결합 되면서 영화의 강렬함을 만드는 데에도 성공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영화는 흐름을 대단히 효과적으로 통제한 편입니다. 물론 초반부에는 설명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보니, 그 설명에 관해서 너무 많이 건드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로 인한 아쉬움이 약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내 제 궤도에 오르게 되고, 이 상황부터는 영화가 온전한 흐름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단순하게 그냥 공포가 있다 무섭지 라고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야기의 곁가지를 적당히 통제 해가면서 온전한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죠.
이미지에 관한 지점 역시 상당히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좀 놀라운게, 공포영화에서 화면 구도를 어떻게 잡는가에 따라 영화가 달라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거의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화질에서 고해상도가 공포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해서 역시 상당히 연구를 많이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미술적인 면이 시대상을 만들어내고, 이를 단순화, 극화 작업을 거치면서 좀 더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접근하게끔 만들어주는 데에도 성공을 거뒀습니다.
보통 음악을 따로 이야기 하지는 않는데, 이 영화의 경우에는 음악 역시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술집이라는 배경을 이용하면서, 음악이 영화에서 주는 면들이 생기게끔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그냥 음악이 흘러나오는 술집이라는 느낌으로 시작하면서, 여기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유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음향이 주는 확장과 감정 고조의 효과를 좀 더 강하게 누리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통해 영화의 전반적인 체험이라는 것을 확고하게 만들어주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상당히 훌륭한 편입니다. 마이클 B.조던은 1인 2역을 하고 있는데, 이에 관해서 연구를 꽤 많이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성격 차이를 통해 영화의 감정을 고조시키기도 하고, 각자의 특성을 통해 사건 해결의 방향성을 만들어주는 데에도 성공하고 있죠. 여기에 각자의 이야기를 곁을여가면서 영화의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이런 특성은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여서, 단순히 도구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성격을 가진 하나의 캐릭터로 인식하게끔 만드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꽤나 강렬한 영화입니다. 보통 공포 영화에서 메시지에 대한 지점을 너무 강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영화가 망가지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것을 생각 해보면, 이번 영화만큼 규형을 잘 잡은 케이스도 드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그냥 장르적으로 즐기기에도 상당히 좋은 영화이지만, 동시에 메시지가 관객에게 전달하려 하는 지점들 역시 들여다보는 재미가 분명 있다고 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포 영화에 대한 극단적인 불호만 없다면 정말 좋게 다가올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